[기자의 눈] 로스쿨 입학과 새 학기에 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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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 입학과 새 학기에 임하는 자세
  • 법률저널
  • 승인 2013.02.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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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2월 마지막 주를 시작으로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2013학년도 입학식이 진행 중이다. 2009년 3월 개원 이래 5년째를 맞아, 5기 입학생 2천여명이 3월부터 3년과정의 법학(무)석사과정을 밟게 된다.


로스쿨 출범 당시의 청사진과 달리, 아직도 로스쿨 내부는 삐걱거림과 좌표상실의 불안함이 여전해 보인다. 물론 출범 초년보다는 한층 안정된 모습이지만 구조적으로나 운영력 등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닌 듯하다. 학사운영 과정의 실험과정이 상존하고 제도적 미비점에 따른 좌충우돌 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교수법의 불변과 이에 대한 안이함도 상존하고 있다. 진척이 없는 이같은 요지부동은 신규 진입과 퇴출이 없는, 25개 로스쿨만에 의한 독과점적 지위에 따른 것이 가장 큰 원인인 싶다.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기자가 취재 중에 느끼는 가장 큰 잡음은 교수와 학생간의 불협화음이라는 판단이다. 학생들은 “교수님들은 칼자루만 휘 두른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교수들은 “모든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일침을 놓기 때문이다. 2009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특히 학사관리강화 이후 더욱 대치 상황인 듯하다. 이제 4년이 지난만큼 변화에 대한 각오와 제도 안착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다.


이는 비단 로스쿨측과 소속 교원·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주체인 학생들의 인식도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륙법계 체제의 탈피가 불가능한 이상, 3년 과정은 너무나 짧다. 따라서 법학실력 향상에 대한 몫은 고스란히 학생들이 짊어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교수법이 아무리 좋고 가르치는 이들의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대충 공부해서는 기본 7법에 대한 기초이론 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외, 한두 개의 전문분야 특화 및 실무능력까지 갖추려면 하루 3~4시간의 취침도 아까울 판이다. 학생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혹자는 지적할 진 몰라도, 이같은 목표달성은 로스쿨 설립 취지상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표점이자 당면과제라는 이유에서다.


흔히들, 서구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은 고등학교까지는 느슨하지만 대학과정은 정반대라고 한다. 일단 대학에 진학하면 대충해서는 결코 졸업을 시키지 않는, 대학시스템과 교수에 대한 신뢰가 이루어낸 역사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버대의 공부벌레들’과 같은 인식이 우리에게 잔존하고, 이것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큰 것으로 안다.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한 학기 수백만원짜리 놀이터(?)로 전락하는 우리의 현실과 달라도 너무 다른 측면이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로스쿨 재학생들은 “학부과정의 느슨함은 상상할 수 없다”며 혹독한 과정에 대해 한결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나태는 곧 나락으로 떨어지는 구조가 현재 로스쿨 내부에서는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다행히 1기 출신들의 취업은 성공적인 듯하다. 곧 사회로 진출하는 2기에 이어, 해를 거듭할수록 로스쿨 출신자들의 취업난은 누적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부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닌, 학생 스스로에게 있다는 판단이 든다. 사회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을 키우는 것. 그것이 최고의 해답이기 때문이다. 로스쿨 5기 입학생과 3, 4기생들은 신학기에 즈음해, 마라톤을 위한 신발끈을 다시 한 번 추스르길 당부한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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