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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합격률 5%와 87% 시험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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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합격률 5%와 87% 시험의 차이
  • 법률저널
  • 승인 2013.01.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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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응시자 대비 평균 5%만이 합격하는 사법시험과 87%가 합격하는 변호사시험간의 확연한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오던 차에 금번 제2회 변호사시험 취재를 통해 확연한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두 시험 응시생간의 시험을 대하는 근원적 인식의 차이였다. 매년 고사장을 취재하다 보면 사법시험 응시생들은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지만 합격하기 위해 도전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인식이다. 2만여명이 응시해 1천명만 합격하는 선발시험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도 이전에는 합격률이 2~3%에 불과했을 때 합격한, 제법 자리를 잡은 기성법조인들의 사법시험에 대한 인식은 ‘바늘구멍’으로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반면 변호사시험 고사장의 분위기는 제법 다르다는 점이다. 금번 변호사시험 고사장에서 만난 응시생들은 시험이 작년보다 한층 어려웠다며 아우성이 컸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느긋함이 묻어났다. 아무리 어려워도 불합격자보다는 합격자가 훨씬 많다는 안도감 때문으로 보였다.


특히 지난해 1회 시험장 분위기와도 달랐다. 지난해의 경우 응시생들은 ‘75% 합격률’을 과연 법무부가 담보해 줄지에 확신을 갖지 못한, 막연함이 있었다. 하지만 금번 2회시험 응시생들은 1회시험의 합격률을 직접 목도했기에 막연함은 곧 확실로 변해 있었다는 점이다.


고사장에서 만난, 수회의 사법시험을 경험했다는 한 응시생은 “오늘 시험을 망쳤다고 내일 시험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수험생의 자세”라며 “죽기 살기로 시험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법시험처럼 누가 붙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떨어지느냐의 문제”라며 “이 점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 양자 모두 법조인으로 가는 시험이지만 이런 점에서의 차이는 분명해 보였다. 한 두 문제 차이로 떨어지든, 수십 개 차이로 떨어지든, 황금같은 청년기의 1년을 다시 도전해야 하는 사법시험 고사장에서의 조바심을 변호사시험장에서는 크게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양쪽 모두 주어진 현실에서 법서에 파묻혀 법조인이 되기 위한 열정과 노력은 분명 비슷한데 이 점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는 것은 결국 양 제도간의 근본적 태생을 달리하기 때문일 터.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예비시험’ 또는 ‘사시 존치’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법서에 묻혀 있을 것이며 로스쿨생들은 나름 합격률이 보장되는 로스쿨 제도와 변호사시험의 우위론을 주장하면서 법서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시니컬하고 아이러니컬한 법학도들의 상반된 현실이다. 국민들에게 둘 중 어느 제도가 좋은지 선택해 보라면 국민들은 어느 쪽 손을 들지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닌, 어느 쪽이 효율적인지 대해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은데 정답은 없는 듯하다. 혹자는 흑묘백묘(黑猫白猫)가 옳다고, 또 혹자는 흑묘는 흑묘고 백묘는 백묘라고 할 것이다.


여하튼, 4월이면 이번 제2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발표되지만 2월 23일 제1차시험을 시작으로 금년도 제55회 사법시험은 대장정에 오른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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