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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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단상
  • 법률저널
  • 승인 2012.12.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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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 / 변호사 / 시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75.8%의 비교적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보수세력을 상징하는 그녀가 당선된 현실 앞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 상징되는 진보세력은 아마 할 말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녀의 대통령 당선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며 화해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선거기간 동안 내세운 공약만 당선 후 제대로 실천되더라도 대한민국은 새로운 파라다이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선거유세 기간 중 가장 듣기 거북했던 말이 “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라는 말이었지만, 지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녀의 그 말을 믿고 싶고, 그 말이 그 말 그대로 실현되기를 믿고 싶다.


그녀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순간 AFP 통신은 “한국, 독재자의 딸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즈(NYT)도 “독재자의 딸 한국 대선승리”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대선승리를 보도하였다. 영국 BBC도 같은 내용을 보도하였고, 독일 DPA 통신도 “독재자의 딸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였고, 중국 신화통신도 “독재자의 딸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그녀가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첫 단추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요 외신에서 평가하는 바와 같이 ‘독재자였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산업화를 통해 세계적 빈국에서 오늘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초석을 다진 공에 더불어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하고 장기 집권을 위해 무리하게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권력자로서의 과가 있음을 모두 인정할 때 그녀의 대통령으로서의 통치철학이 제대로 정립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역사가 Edward. H. 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정의했다. 그렇다, 역사는 과거의 현재와의 대화일 뿐만 아니라, 미래와의 대화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순간 “국민에 대한 빚쟁이”가 되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독재자의 딸로 칭호되던 그녀를 다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선출한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면서 아버지의 빚을 철저히 갚고, 미완성된 민주주의의 결실을 맺어야겠다.”는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100명의 국민 중 51명 남짓만이 자신을 지지했음을 겸허히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 등에게 표를 던진 48명 남짓의 국민의 마음도 아울러 헤아려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내내 100% 통합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지한 51명 남짓보다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48명 남짓의 반대자들을 먼저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자들이 새누리당에 대해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싫어함 중의 하나가 바로 새누리당이 부정부패에 너무 물들어 있고, 국가권력을 지나치게 사유화하고 있어 국민들이 보기에 공평함이 없어 보이는 점 때문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너무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들 하지만,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 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줄 것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다신의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논공행상식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또 다른 파멸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제도가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이는 사람일 수밖에 없고, 까닭에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주변에 공적 마인드를 갖춘, 멸사봉공의 정신을 가진 올곧은 사람이 넘쳐나기를 바라고 그들이 공직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인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을 읍참마속하는 심정으로 능력과 자질에 따라 국가 임무를 맡길 자와 맡기지 않을 자를 구별하는 혜안을 갖기 바라고, 능력이 있는 자라면 반대세력일망정 포용하는 용단을 내려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영국 총리를 네 번이나 역임하며 중국과의 아편전쟁을 승리로 이끈 노련한 정치가 W. E. 글래드스턴은 “국가의 불의는 국가를 몰락으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라고 설파했다. 국가의 불의는 절대지배자에 대한 지나친 충성자에 의해 이루어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가까운 선례로 이명박 정권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불법사찰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박근혜 후보가 가장 받들어 모실 자도 충성자이겠지만, 가장 경계해야 할 자도 충성자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충성자의 외곧음 모심은 당장은 덕이 될 것 같지만 결국은 더 큰 해악이 될 뿐임을 역사는 우리에게 반복하여 가르쳐주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을 이루는데 진력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자신을 반대한 48%의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민해야 할 것이다. “빵이 먼저인가? 아니면 자유가 먼저인가?”라는 두 명제 중 어느 쪽에 우선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정책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패트릭 헨리는 1775년 3월 23일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의 세인트존 교회에서 개최된 버지니아 식민지협의회장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저 유명한 연설을 통해 민병대를 규합할 수 있었고, 이들의 피 흘리는 투쟁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미국의 독립을 이끌어내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근목피의, 보릿고개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빵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진력하였다면, 박근혜 당선자는 이제 세계 경제 8대국 진입을 바라보고 있는 2013년 대한민국 국민이 그 어느 때보다 “자유”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패트릭 헨리가 230여년 전에 했던 저 말 “자유”의 소중함을 현실로 실천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


박근혜 당선자가 짝퉁 보수가 아닌 진정한 보수를 실현하는 첫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60평생 살면서 가장 의아스러운 것은 “왜 더불어 함께 살아가지 못할까?”라는 점이다. 세상 전체로 보면 부족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모든 인류가 쓸 용역과 재화는 언제나 넘쳐난다. 다시 말해 절대물량은 항시 넘쳐나는데도 어느 한쪽으로의 편중현상 때문에 항시 부족하고, 그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바보는 아닐까? 어찌 보면 인류 역사는 이 단순한 셈법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모아져 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망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고 더 많이 가지고 싶은 탐욕이 자리잡고 있기에 이 단순한 셈법은 항시 자연으로 흐르지 못하고 장애물을 만나 방향이 바뀌고 부의 편중, 권력의 편중, 능력의 편중현상이 나타나 사회적 불안요소로 작동하는 바람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까닭에 대통령은 이러한 “단순한 셈법”을 푸는 능력자여야 한다고 본다. 한쪽으로 치중하여 흐르는 편중현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능력, 그 능력을 가진 자가 지도자가 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까닭에 나폴레옹의 “모든 제국은 소화불량으로 죽는다.”는 말을 박근혜 당선자가 명심했으면 한다. 모든 영역에서 소화불량, 병목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소통의 마음문을 열어야 할 것이고, 막힌 곳을 공정과 올바름으로 풀어나가는 지혜와 혜안을 갖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애민애국”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나는 박근혜 당선자가 자신의 이춘성 비서관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그 따뜻한 마음을 모든 국민에 대하여 가져주기를 바란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이 추운 겨울에 땔 것 걱정하고 김장 걱정하는 서민의 마음을, 새 학기가 되면 등록금 걱정하고 몸이 아프면 병원비 걱정하는 가난한 국민의 고뇌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눈물을 흘리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이 가진 자는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까닭에 가지지 못한 자, 그것 하나 없어 죽음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를 보듬어 안아 주는 따뜻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마음 한 번 먹어버리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무슨 욕심이 더 있어야겠는가? 그냥 정말 좋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부강케 하고 국민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어야겠다는 그 마음, 그 충심 하나면 족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박근혜 당선자는 청와대에 대통령으로 입성하는 첫날 대성통곡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3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청와대 주인이 되어 금의환향하면서 얼마나 마음속에 만감이 교차하지 않겠는가? 실컷 울고, 그 다음 실컷 웃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열어줄 것을 당부한다. 진정한 보수는 언제나 진정한 진보와 일치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는 동전의 양면처럼 대한민국헌법 제1가치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자에게 한 마디만 더 하려 한다. 나는 당신이 스스로 종북주의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북한과의 대결구도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선책을 내어 놓아, 튼튼한 안보 위에 남북상생, 협력의 방안을 모색하여 대한민국에 더 이상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는 초석을 다지고, 남북 간의 갈등으로 낭비되는 국가자원을 최소화하여 세계5대강국의 하나가 되는 밑그림을 그려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남북통일을 이뤄 강력한 한민족 국가를 이루었으면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종북주의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는 통일한국을 꿈꿔본다. 당신의 첫 단추가 무엇이 될지 기대한다.


국민을 신나게 하고, 웃게 하고, 국민 모두를 위한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모두들 자랑스러워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국민의 뜻, 그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한다. 아인슈타인은 내가 보는 바와 같은 세계에서 “국가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 사람이 국가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라고 설파했다. 국민을 진정 사랑하며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어 2018년 2월 25일, 국민의 아쉬움 속에서 청와대를 물러나는 “아주 예쁜 할머니”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당신을 차기 대통령으로 뽑은 시대정신 앞에 존경심을 보낸다. 그리고 대선 패배에 깨끗이 승복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도 존경심을 보낸다. 서로 여야가 되어,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주기를 당부한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의 사랑스러운 구성원들이 아닌가? 대한민국은 영원할 것이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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