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검찰비리, 고시생들도 술렁인다.
상태바
[기자의 눈] 검찰비리, 고시생들도 술렁인다.
  • 법률저널
  • 승인 2012.11.16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진 기자

 

사법시험 준비 등 각종 고시생들이 밀집한 신림동 고시촌에 식사를 하다 우연찮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검찰비리에 대한 고시생들의 담소를 듣게 됐다. 4명의 고시생이 나누는 내용은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과 유진기업 등으로부터 불법자금 8억여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모 부장검사에 대한 최근 검·경 수사권 충돌과 검찰의 수사가로채기였다.


요지는 “어떻게 검사가 저런 돈을 받을 수 있냐” “당초 사건 수사과정에서 경찰만 뇌물수수로 기소됐고 검사는 제외됐는데 이에 단단히 화가 난 경찰 측에서 대응에 나선 결과다” “검찰의 사건가로채기는 옆구리 터진 김밥을 누군가 봉합하려니 김밥 스스로 봉합하려는 꼴” 등과 같은 비판 일색이었다.


검·경간의 수사권 가부를 떠나 이번 사건에서 검찰에 대한 고시생들의 시선이 결코 달갑지가 않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이면 자주 나누는 핫이슈가 되고 말았다. 미래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고시생들에게, 특히 검사가 되고자 청춘을 담보로 법서에 매달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실망이 커도 한창 큰 셈이다.


자유와 정의를 상징하는 검찰의 심벌은 곧게 뻗쳐 오른 5개의 대나무인 것으로 기자는 알고 있다. 대나무가 올곧음의 상징이라고는 하지만 기자뿐만 아니라 국민 다수가 바라보는 현재의 검찰은 휘어지고 쪼개져 갈퀴에나 써먹을 법한 대나무로 전락한 모습니다.


사리사욕에 능숙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엎드리는, 그들만의 대쪽같은 근성만이 살아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수사권발동과 관련해 경찰을 간호사로, 검찰을 의사로 희화한 것은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을 앞에다 두고 어디서 저런 오만한 권위의식이 생겼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의사와 간호사는 협력관계로서 각각의 특성을 살려 국민들에게 봉사하라며 만든 자격제도다. 검찰과 경찰 또한 상호협력관계로서 사회치안과 사법정의를 세우라는 국민적 합의물인 것이다. 정의를 흐르는 강물처럼 이끄는데 최첨병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검찰이자 경찰이다. 국민과의 사회적 계약이며 이를 위해 막대한 권한을 위임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자신들의 권위와 제식구 감싸기에 이용하느라 급급한 형국처럼 보이는 것을 왜일까.


검찰청법 제4조에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재판 집행 지휘·감독 등의 업무와 함께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모습대로라면 국민의 어느 누가 범죄수사에 응할 것이며 수사 및 재판 지휘·감독에 따르겠는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인식이 있기는 한지, 주어진 권한을 절대적인 권한으로 오판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머지않아 검사가 될 전국의 법학도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사건을 수습하느라 특임검사까지 임명한 것을 통해 검찰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결코 안 된다. 법과대학, 로스쿨, 사법연수원에서부터 법조인의 자세와 정의개념, 공익을 철저히 심어주어야 하고 현재 법무연수원에서 교육 중인 로스쿨출신 검사들에게도 공직관념에 심혈을 기우려 주길 당부한다.


대쪽같은, 그래서 무엇을 하든 국민이 신뢰하는 검찰로 거듭나고 전국의 숱한 법학도들이 서로 검사가 되고자하는 그런, 검찰상을 차제에 재정립하길 거듭 당부한다.

desk@lec.co.kr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