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의 사다리 걷어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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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의 사다리 걷어차기
  • 법률저널
  • 승인 2012.10.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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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24일 국민대학교 캠퍼스를 방문,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펙 경쟁 때문에 힘들다’는 한 학생의 이야기에 “일자리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대학에 들어오면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면서 학점경쟁을 해야하고 학점만 갖고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으니 돈을 들여 ‘스펙’ 경쟁을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서 “일자리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일자리의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스펙에 따라) 사람의 수준이나 능력이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데도 서류 전형에서 비명문대나 지방대 출신들은 공평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는 (채용시) 학벌, 집안, 배경 등 일체의 차별적 요소를 다 가리고 오로지 면접이나 능력에 의해서만 선발되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제’를 주장한다”며 “똑같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능력에 따라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시 제도가 젊은이에게 꿈과 기회를 주고, 취업과는 다르게 사회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이제 2017년을 끝으로 사시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데 로스쿨 제도가 많은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참여정부 시기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계속 그걸 살리기 위해 사시 제도를 유지하는데 소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있고, 많은 서민들이나 가난한 젊은이들이 사시를 통해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사시제도 완전히 폐지하는데 찬성을 하시는지 로스쿨 정원의 10%~20%정도를 유지해서 사시 제도를 유지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견해를 듣고 싶다.”는 질문에 문 후보는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상 경과기간(2017년)이 지나면 로스쿨 쪽으로 법조 충원 창구를 일원화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사시제도가 법학을 통해서 판검사가 되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로스쿨의 장점은 다양한 전공을 거친 학생들이 로스쿨을 거쳐서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법조가 다양해지고 다원화 된 세계를 대변하고 판단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스쿨 제도의 단점으로는 “많은 학비들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난하거나 소외된 계층들은 쉽게 진입 할 수 없는 불공평한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로스쿨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계층들에게 학비의 부담 없이 충분히 입학 할 수 있는 문호를 열어두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3명의 주요 대선 후보 중 문재인 후보가 명확하게 ‘사법시험 존치’ 반대를 피력했다. 유력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사법시험 출신인 그가 사법시험 폐지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역시 사법시험이라는 사다리가 없었다면 과연 오늘 이 자리에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생각하니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있을까 싶다. 특히 그는 스펙에 따라 사람의 수준이나 능력이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데도 서류 전형에서 비명문대나 지방대 출신들은 공평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법조인 양성제도를 로스쿨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궤변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로스쿨 입학시 학벌, 집안, 배경 등 일체의 차별적 요소를 다 가리고 오로지 면접이나 능력에 의해서만 선발하는 ‘블라인드 입학제’라고 생각하는지 문 후보에게 묻고 싶다. 현재 로스쿨 입학은 한마디로 ‘고비용, 고스펙’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고, 입학자의 대부분이 수도권과 명문대 출신들인데도 여전히 로스쿨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은 그의 ‘공평한 기회’의 주장은 허구임이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로스쿨 면접 시 자교(自校) 또는 명문대 학부 졸업 여부, 사법시험 1차 합격여부 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마디로 문 후보는 로스쿨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지 못하는 있는 셈이다.

 
더욱이 로스쿨 정원의 10%~20%정도에서 사시 제도를 유지하자는데 그것마저 반대를 하는 것은 로스쿨에 가지 못하는 젊은이에게 꿈과 기회의 사다리는 빼앗는 처사다. 그가 로스쿨의 장점으로 든 ‘다양성’도 로스쿨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인식에 불과하다. 현재 로스쿨 입학생 2천명 중 절반 이상이 법학사다. 법학사가 아닌 경우 사법시험 등 법학 유경험자가 많다. 양 제도의 선발인원을 대비하면 로스쿨이 결코 다양하지 못하다. 설령, 법조계의 다양성이 문제라면 로스쿨과 사법시험 ‘투 트랙’으로 가는 게 더 옳은 길이다. 사시가 폐쇄적이고 문이 좁다는 생각도 소수 인원을 선발한 과거의 일이다. 현재 사법시험은 학력 제한이 없고 전공에 상관없이 칠 수 있는 시험인 반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입학자격을 주는 로스쿨하고 과연 무엇이 더 폐쇄적이고 개방적인가. 사법시험을 통해 선발인원을 늘리고, 법학과목 이수제를 폐지하면 다양성 확보와 아울러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그야말로 진정한 ‘기회의 균등’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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