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변호사도 싸이처럼 강제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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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호사도 싸이처럼 강제출국?
  • 법률저널
  • 승인 2012.10.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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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최근 가수 박재상 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다. 늘 2류가수로 자칭해왔듯 그의 예명 ‘싸이’ 역시 ‘싸이코’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동안 만들고 불러온 노래는 숱하게 많지만 ‘강남스타일’로 일거에 탑가수 대열에 오른 그는, 가수데뷔 16년만에 뜨는 신인가수 대열에 올랐다며 농을 하지만 될성부른 싹이 잎을 피웠다고 평가하는 가요계의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급기야 그를 추종하는 숱한 팬들은 그를 ‘강제출국’까지 시켜 회자되고 있다. 그에 대한 강제출국은 법무부가 불법외국인 거주자에 내리는 것과 같은 행정명령이 아니라 재능을 국내에서만 썩히기 아까우니 해외로 나가 끼를 발산하고 국위를 선양하라는 뜻이다. 유쾌통쾌한 발상이 아닐 수 없고 그 역시 달갑게 받아들이며 각국을 누비고 있는 모습이다.


싸이를 향한 강제출국 못지않게 세계 각국과 겨루어도 경쟁력이 있는 사회 전 분야의 전문인력들도 국내에서의 안일무사, 호의호식의 안분지족을 버리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강제출국 시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최근 기자의 뇌를 스치곤 하지만 이미 법조계에도 싸이바람이 부는 듯하다.


재야 법조계의 수장인 대한변호사협회 신영무 협회장도 지난 8월 20일, 법의지배를위한변호사대회 기념행사에서 국내 법조계에 현안을 두고 롤모델로 싸이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 변호사들도 싸이처럼 해야 한다”며 “변호사 1만여명 중 2천여명이 유학 경험이 있고 1천명 이상이 미국 변호사 자격이 있는 나라는 한국 외에 세계에 없다. 국내 로펌이 영·미 로펌의 국내 진출을 두려워하기보다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


법조계 취재를 하다보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잘나가는 변호사는 정말 잘 나간다”는 것. 국내외, 해외각국을 종회무진 누비며 최고의 대우를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들이다. 법조계의 싸이들이 이미 존재하고 또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과 한국의 로스쿨 출범 배경에는 미국 변호사들의 활동상이 롤모델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정론이다. 60~90년대 일본과 한국이 자동차 등을 숱하게 수출을 늘려도 미국의 한 변호사가 다국적 기업의 M&A를 성사시킨 것만도 못하다는 반성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닮아도 너무 닮은 법률체계와 법조문화를 갖춘 일본도 최근에는 급증하는 변호사 문제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로펌 업계는 대형화를 통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대한민국 법조계 역시 빠른 판단과 분석으로 이에 대처하는 분위기지만 명시적인 두각은 없어 보인다.


흔히들 기득권 변호사들은 이미 벌만큼 벌었고 아쉬울 것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갈 길이 창창한 청년변호사들의 입지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이들에게만 법조계의 싸이로서, 달콤한 안분지족의 국내 법조시장을 떠나 강제출국을 명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싶다. 기성법조인들의 노하우와 노련함의 전수가 곁들어져야만 젊은 변호사들의 강제출국도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한창 뜨고 있는 가수 싸이의 인기가 법조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현 법학도, 예비법조인들도 시야를 넓혀 준비를 할 것이며 기성, 청년 변호사 할 것 없이 모두가 합심하여 세계를 누비는 자발적 ‘강제출국’의 분위기를 진지하게 마련해 봤으면 한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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