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타산지석의 일본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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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타산지석의 일본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 방식
  • 법률저널
  • 승인 2012.09.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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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좋은 것은 받아들이되 좋지 않은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지혜로운 삶이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난 11일 일본 법무부성은 금년도(평성 24년)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날 법무성 홈페이지에 등재된 합격자 관련 각종 통계가 눈에 돋보였다.


출원자수, 수험예정자수, 수험상황, 단답식시험, 합격자발표 일정, 종합평가, 합격자수험번호, 법과대학원(로스쿨)별 자료, 합격증서교부 등 7개 코너를 통해 다양한 통계를 게시하고 있다. 수험상황부터 최종합격자까지 시험과 관련한 정보가 없을 게 없을 만큼 세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종합평가 코너에는 합격결정 방법, 합격자의 선백과목별 현황, 최고점, 최저점, 평균점, 연령, 성비, 응시횟수별 현황, 합격자의 기수·미수별 통계, 각 과목별 과락현황, 응시생들의 점수대별 현황 등 금년도 시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마치 만물상처럼 진열하고 있다.


특히 전국 74개 로스쿨 출신 응시자들의 출원자, 수험예정자, 수험자, 단답식 합격자, 최종 합격자 현황, 기수·미수 현황, 수료연도별 현황 등 지극정성으로 꼼꼼하게 정보들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같은 통계 게시는 비단 금년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그러해 왔고 2006년 첫 (신)사법시험부터는 더 많은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매년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연령별·성별, 학력·법학전공별, 1차시험 면제여부 등에 대한 현황을 공개해 왔다. 2005년부터는 합격자들의 출신대학별 현황도 공개해 왔다. 이 역시 일본의 통계에 비하면 매우 빈약하기 그지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년 첫 치러진 제1회 변호사시험에 대한 통계는 빈약함을 넘어 초라할 정도다. 달랑 한 지면에 합격자 현황이라며 성별과 법학·비법학 전공 현황이 고작이다. 사법시험 통계에서 후퇴를 해도 너무 후퇴를 한 셈이다. 통계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시험 주무부서로서 법무부가 움츠려도 너무 움츠렸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시험과는 달리 절대 다수가 합격하는 시험에서 각 로스쿨별 지원자, 합격자는 물론이고 각 과목별 성적현황 등 정작 수험생이나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속빈 강정과도 같은 행정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로스쿨 도입 초기로서 제도의 안착을 위해 대학간의 서열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는 짐작되지만 무엇이 진정한 제도 정착의 시발점인지를 고려한다면 일본처럼 적나라하게 공개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답가안 발표, 이의제기 제도 등 대한민국 수험행정에서 선두적 역할을 이끌며 수험생 편의에 최일선에 있던 법무부가 언제가부터, 특히 금년 제1회 변호사시험부터 골방에 들어앉은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못내 아쉬움이 든다.


성적비공개를 법령으로 규정한 탓도 있지만 오죽 했으면 일부 로스쿨 출신들이 헌법소원까지 청구했을까 싶다. ‘로스쿨 안착’의 문제는 응시생들의 실력을 숨긴다거나 로스쿨별 합격률을 가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트인 곳에 햇볕이 들어오듯, 모든 정보를 공개할 때, 그때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며 로스쿨제도의 안착도 자연스레 이뤄진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desk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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