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대학로펌이 설립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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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학로펌이 설립된다면.
  • 법률저널
  • 승인 2012.08.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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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지난 24, 25일 양일간 중앙대 체육관에서 로스쿨협의회 주최로 진행된 로스쿨 공동입학설명회에서 지방 모 로스쿨원장과 로스쿨의 주요현안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변호사시험 성적공개, 변호사출신 실무교수의 겸직제한과 대학로펌의 설립과 활성화, 특성화 교육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평소 품고 있던 생각들을 논할 수 있었다.


일부 로스쿨 수험생들이 25개 대학 모든 부스를 찾아다니며 상담을 받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고 “각 로스쿨의 특성화가 뚜렷하고 비전이 명료하면 굳이 여러 로스쿨을 기웃거릴 이유는 없을 것”이라는 기자의 말에 원장은 일응 수긍을 하면서도 “그러려면 대학로펌이 설립되고 이에 따른 실무교수의 겸직제한도 해제되어야 한다”고 회답했다.


다소 이해할 수 없어 갸우뚱거리는 기자에게 원장은 “현 상태로라면 제대로 된 실무교육도, 특성화도 어렵다”며 “아무리 잘나가던 변호사라도 일단 교단에 수년간 머무르면 실무감각을 잃어버린다”는 요지였다.


실무교수들이 감각을 유지하고 참된 실무를 가르치려면 대학병원처럼 대학에 로펌을 설립하여 교수들은 교수대로, 학생들을 학생대로 직접거인 소송 등을 통해 현장감 있는 교육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 심도있는 특성화 교육 역시 실무를 접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는 것이다.


“다 좋은데, 과연 재야법조단체에서 이를 허용하려고 하겠나”라는 질문에 원장은 “이를 반대하면 근시안적 자세”라며 반론을 폈다. 원장 역시 변호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매년 수천명씩 신규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법무법인도 우후죽순으로 설립되는 마당에 25개 로펌이 설립된다고 무슨 대수가 되겠나”라며 “대학로펌은 근본적으로 비영리 공익로펌일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엄청 많은 재원이 투자될 것이고 특히 이론교수들과의 합의도 필수적이지 않나”라는 질문에 “예를들어 노동공익소송에서 노동법 이론교수가 함께 참여해 이론을 구성한다면 더욱 금상첨화”라고 일축했다.


원장의 판단으로는 대학로펌은 잉태의 산실인 인큐베이터와 같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쏟아지는 신규변호사의 고용에도 상당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로펌당 20~30명의 채용이 가능할 것이고 또 이들의 노하우는 곧 재학생들의 산 교육을 위한 또 다른 스승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원장은 “아무 개선도 없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느 실무교수들이 교단에 계속 남을 것이냐”라며 당신도 법조인으로서, 교수로서도 인생의 발전이 없다는 말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1시간가량의 담소를 통해 말로만 듣던 대학 로펌의 필요성을 대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지만 속으로는 ‘대학로펌 설립, 그것, 그렇게는 쉽지가 않을텐데…’라는 확신이 사라지지 않았다. 로스쿨 출범 전후로, 4년이 흐른 지금도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가시질 않는 마당에 과연 대학로펌 설립이 가당치나 할까 라는 회의적인 의문 때문이었다.

 

그러나 혹 모를 일이다. 반세기 이상을 지탱해오던 사법시험이, 그렇게 논란이 뜨겁던  로스쿨이, 하루아침에 폐지되고 탄생된 관례를 보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나 싶어 은근히 관심이 가시질 않는 것은 왜일까.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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