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거짓말이, 밝은 빛 앞에 드러나는 안철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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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거짓말이, 밝은 빛 앞에 드러나는 안철수 현상
  • 법률저널
  • 승인 2012.07.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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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내비게이션을 차에 달고 운전한 지가 벌써 4년이 되었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후 낯선 초행길이 전혀 두렵지 않다. 길치인 내가 내이게이션 하나에 내 운명을 맡기고 밤이고 낮이고 낯선 곳을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 인생의 길잡이가 얼마나 중요한가? 어려서부터 북두칠성과 북극성에 관심이 많았다. 생일이 칠석날이다 보니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북두칠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기 때문인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매일 밤 북두칠성을 찾아 국자모양의 별모양을 손가락으로 그려보며 저 별은 나의 별이야 라고 속으로 읊조리고는 하였다. 오늘날이야 공해로 찌든 도시의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별을 환호하며 바라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말았지만, 어렸을 때 시골 에서 바라보는 밤하늘 별들은 언제나 반짝였고, 또 반짝였다.


밤하늘을 올려다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밤하늘은 결코 어둡지 않다. 난 밤하늘을 볼 때마다 언제나 “참으로 투명한 거울”이 저기 있구나 하는 감동을 느끼고는 한다. 진짜 밤하늘은 투명하다. 안철수 교수의 “안철수 생각”이라는 책과 SBS방송의 “힐링 캠프” 출연 이후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가 힐링 캠프에서 한 말 중 압권은 “우리 사회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렸어요.”라는 아주 간단한 말이 아닐까? 상식 있는 대부분의 문화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이명박 정권 하의 사회상황을 그냥 한 마디로 요약해 버렸다. 너무 쉬운 말이다. 그러면서도 가슴을 치는 말이다. 그러니 참으로 어려운 말이고, 힘든 말이고, 힘 있는 말이다. 가슴 따뜻한 말이다. 저 말은 어느 몽둥이보다 무서운 말이고, 어떤 도깨비 방망이보다 놀라운 말이다. 두 번째 압권은 “진보냐 보수냐?” 라고 묻는 질문에 “굳이 말한다면 나는 상식파”라는 말일 것이다. 대한민국 힘의 구조는 보수는 힘으로 진보를 누르는 것이었고, 진보는 이에 반항하며 살아남겠다며 보수의 기존 구조를 깨뜨려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만”을 일삼아 왔다. 보수의 어떤 점이 옳고, 진보의 어떤 점이 나쁘며, 보수의 어떤 점이 문제이고, 진보의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무의미해져버린 채 그냥 나는 진보다, 나는 보수다라는 색깔론에 파묻혀 허구한 날 진보는 보수를, 보수는 진보를 물고 늘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온 한국사회구조 속에서 진보와 보수를 한 방에 날려버린 말이 “나는 상식파”라는 안철수 교수의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이 사회를 공산화되는 것을 막고, 부자나라로 만들 때까지(?) 허리띠 좀 더 졸라매고를 외치는 보수의 가치도 나름대로 옳고, 아직 청산되지 않은 친일매국의 잔재를 끊고, 북한을 계속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국제사회로 끌고 나와 평화통일을 모색해 민족의 화해를 도모하고, 이제는 조금 부자나라 근처에 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좀 나누어 가지는 복지문화국가를 지향하자는 진보의 가치도 나름대로 옳다. 어느 쪽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다 나라 잘 살자고 하는 것이고, 국민들을 위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 양자의 주체 세력들 사이에 “상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 급등에 가장 긴장하는 쪽은 아무래도 대세론으로까지 고착화되어 가던 박근혜 캠프가 아닐까 싶다. 아직 대선출마를 공식발표도 하지 않은 안철수 교수를 향해 감놔라 배놔라를 서서히 시작하고, 조선, 중앙, 동아로 상징되는 우편향 언론들이 안철수 때리기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어둠 속에서 거짓을 논하던 이들이 밤하늘에 뜬 별 하나의 그 약한 별빛”에서 “새벽의 여명”을 보기 시작했구나 하는 시인적 감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니 “어둠 속에서 활개 치던 거짓과 변명의 주체들이 발가벗겨지는 공포심”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안철수 교수의 책과 강연 등을 통해 그에게서 오는 느낌은 “아, 저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로구나.”하는 것이고, “구태여 에둘러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로구나.”하는 작은 감동이다. 그동안 기성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행태, 다시 말해 입을 열었다 하면 거짓말, 눈을 깜박였다 하면 변명, 눈을 감았다 하면 이권챙기기, 귀를 막았다 하면 협작이 그에게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 이 사실이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그가 일생 동안 살아온 삶의 족적이 “선한 빛”으로 살아왔기에 그냥 선한 모습을 보이는구나, 그러니 생각이 선하고, 행동이 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선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작은 이권에 집착하며, 부정과 불의에 손을 담그고, 아니 아예 똥물에 몸을 담구고 살아온 이명박 정권의 몇몇 측근들에 비해 그의 깨끗함이 유독 돋보이는 까닭이 안철수 현상의 본질인 것이다.


밤하늘에 별 하나만 떠도 어둠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도 촛불 하나 켜지면 어둠은 도망간다. “침묵이 말 한 마디”로 사라지듯, “어둠은 작은 빛 하나”로 사라지는 것이다. 필자가 작은 빛 하나라고 표현했지만, 어찌 빛을 숫자로 셀 수 있겠는가? 그냥 빛은 작든 크든 빛일 뿐이고, 빛이 있으면 어둠은 아무리 크다고 한들 혼비백산 물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군사독재시절부터, 유신독재시절부터, 이러저러한 자리에 앉아,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며 때가 묻을 대로 묻은 이들은 “안철수 교수의 환한 웃음” 앞에 어디로 숨어야 할지를 모르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그들이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안철수 교수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으면 놓을수록, 안철수 교수를 비판하면 할수록, 안철수 교수를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방하면 할수록 안철수 교수는 “귀여운 아기 공룡 둘리”처럼 밝게 보이게 되고, 그렇게 몸부림치는 그들은 밝은 세상에서 도망갈 곳을 잃어버린 채 십리 밖, 천리 밖 사람들의 눈에도 훤히 보이는 시대에 뒤떨어져 생존을 몸부림치는 공룡 티란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모습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투시현상을 보게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어설픈 학자적 양심이나 지식 또는 이상적 감상주의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 얼핏 타당할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보자. 저 말이 여태까지 상식이 결여된 세상에서 비상식을 상식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상식을 주장하는 이들을 괴롭히고 거리로 내몬 악자들이 사용해 온 “세뇌적 헛말”이었음을 우리는 이제 서서히 깨닫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 안철수 교수의 “나는 상식파”라는 한 마디 말이 모든 국민들에게 모든 문제는 상식으로 돌아가면 다 해결되는구나 하는 아주 “소박한 진실”을 다시 한 번 새벽별처럼 일깨워줘 버린 것이다. 앞으로 안철수 교수가 대선출마를 선언할지 안 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오늘 현재 언론기관이 발표하는 지지율을 보면 대세론의 선두주자 박근혜 의원을 앞서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 같으면 대통령 후보 1위 지지율이라면 깨춤을 출 것이다. “아니, 이렇게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라면서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아직은 국민의 뜻을 모르겠다며 웃는 얼굴로 아주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안철수 교수는 참으로 무서운 사람”이다. “무서울 정도의 자제력과 인내력 그리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관통하려는 통찰력”을 보이고 있는 그를 향해 “우유부단하다, 무임승차하려 한다, 경험이 부족하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허언을 일삼는 소위 “여태까지의 전문가”들이 순식간에 아주 초라한 초보들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시인적 상상력에 의한 이면 들여다보기”를 하다 보니, 자꾸 그렇게 대비가 되는 것이다. 아, 자칭타칭 정치 구단, 언론 구단, 뭐든지 구단, 안 되면 야구 구단, 축구 구단, 배구 구단, 그런 것마저 안 되는 이들은 아주 작은 공 탁구 구단 하다가 마지막에 거짓말 구단이라도 구단이었던 이들이 초라한 10급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마 이렇게 십급(강하게 발음하지 말라)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진 이들이 대대적 연합전선을 펴고 안철수 교수를 협공할 것이다. 그러더라도 아마 모르긴 해도 안철수 교수는 나는 “안 철수!”라고 자기 이름을 붙잡고 갈 것이다. 나는 안철수야, 나는 안 철수야, 나는 절대로 철수 안 해 라고 말하면서 자기 이름을 부정하면서 자기 이름 안철수를 지킬 것이다. 안철수 뒤에 수많은 상식파 국민들이 “상식회복운동”에 속속 참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인척 및 측근비리에 대해 며칠 전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라고 국민 앞에 사과하였다. 이 대통령은 ‘死而後已’라고 제갈공명이 후주 유선에게 출사표를 던지며 죽을 때까지 일하겠다는 말을 대국민사과문의 키워드로 삼았다. 그러면서 여러 범죄사실과 연관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김병화 대법관후보, 인권을 신장시킨 것이 아니라 인권을 탄압한 것으로 밝혀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단행하려고 한다. 사과는 “말로 사과해”라고 하면 사과가 되는 것인가? 말로 사과한다 하면서 행동으로 전혀 사과하지 않으니, 그러니 “상식파”가 힘을 얻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이 결여된 사람들의 상식이 결여된 결과를 상식이라고 우기는 상식”이 이제는 “그건 비상식이야!”하며 그냥 그것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거야.”라는 진짜 상식적인 사람의 말에 많은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비상식은 비상 시에 먹는 먹을거리가 아니지 않는가? 아무 때나 먹어치우면 배탈 밖에 더 나겠는가?


비상식이 상식처럼 통용되던 대한민국, 거대한 공룡의 모습조차 게눈처럼 감출 수 있었던 부정과 부패의 어두운 공간이 이제 한 줄기 빛으로 서서히 밝아져오고 있다. 이제 쿠데타를 최선의 선택에 의한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아, 말장난 그만 하라는 “喝할”의 외침을 듣게 될 것이다. 이제 좀 거짓말 그만하고, 말했으면 말한 대로 좀 행동하고, 행동했으면 행동한 대로 좀 책임지고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여튼 빛 속에서 티란노사우루스 렉스의 거대한 몸통이 다 드러나 보이니 거짓말이 통용되지 않은 세상이 올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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