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국도 일본 로스쿨출신 닮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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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도 일본 로스쿨출신 닮을라.
  • 법률저널
  • 승인 2012.07.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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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최근 일본 로스쿨과 변호사시험 현황을 파악하다가 우연히 놀라운 자료를 하나 확보했다. 일본의 일부 뜻있는 변호사로 결성된 법조인구문제전국회의라는 곳에서 지난 4월중순부터 5월초까지 일변변호사연합 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로스쿨 및 신사법시험에 대한 인식 설명조사였다.


일변연 회원 약 3만명 중 11%에 해당하는 3,215명의 응한 설문조사에서 구사법시험 출신변호사와 로스쿨출신(신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 모두 이해타산에 따라 현 법조인력양성 시스템을 평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로스쿨 체제에 대한 기본시각, 로스쿨 폐지 구체제 부활, 로스쿨출신만 사법시험 응시자격 부여 등 양립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양 제도 출신자들의 시각차이가 극명한 차이를 보였고 향후 보완하면 개선될 소지가 보이는 설문에 대해서는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모두가 사람이다 보니 이해득실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설문결과였다. 이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 기자를 놀라게 했다. 일본 신사법시험의 합격률은 응시자 대비 48.3%에서 출발해 매년 하락하면서 지난해에는 23.5%에까지 급락했다. “이같은 합격률이 너무 낮으므로 합격률을 높여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 3,169명 중 67%(2,115명)가 반대를 한 반면 찬성은 14%(430명)에 불과했다. 전체 설문참가자 3,215명 중 865명(27%)이 로스쿨출신 변호사였다. 본 해당질문에 반대표를 던진 로스쿨 출신은 441명으로 무려 51%에 해당했다.


풀이하자면, 제도야 어떻게 되었든 결국은 ‘나도 이젠 변호사가 되었으니 내 밥그릇만은 내가 챙기겠다’는 해석이다. 매년 짙어지는 취업난 속에서 이들의 이같은 속내를 나무랄 수야 없는 법이다. 팔은 안으로 굽고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을 들 듯, 로스쿨은 법조인 증원을 전제로 출발했다는 점을 망각한 채, 이들도 이미 기성법조의 구태에 젖어 밥그릇 챙기기 전쟁에 나섰다는 느낌이다.


불과 18개월 전인 2010년 12월 6일, 전국 1, 2기 로스쿨 재학생 3천여명은 과천 정부종합청사 대운동장에 결집,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일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그 결과 수일 후 법무부는 ‘총 정원(2,000명) 대비 합격률 75% 이상’을 결정했고 올초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정원 대비 73%라는 합격률을 얻었다.


당시 이들의 구호는 기자의 눈과 귀에 아직도 생생하다. “로스쿨 취지 지켜내어 사법개혁 앞당기자” “변호사 수급은 시장에서 결정하게 하자” “우리는 국민을 위한 변호사가 되겠습니다” “83개 시·군은 아직도 무변촌” 등등, 대다수 구호가 변호사 대량 배출을 전제로 하는 것들이었다.


일본 로스쿨출신 신규법조인은 지난 5년간 11,000여명이 배출됐고 한국은 이제 갓 1,451명을 배출했다. 벌써부터 이들로부터 변호사 감원이라는 주장이 솔솔 흘러나오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닮고 싶은 것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고 닮지 말아야 할 것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벌써부터 걱정되는 대목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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