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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준의 행정학-공공선택론(public choice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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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11  10: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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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준 한림법학원 


Ⅰ. 공공선택론(public choice theory) - 비시장적 의사결정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의 논의

 공공선택이론(public choice theory)은 '비시장(non-market)적 의사결정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라고 정의된다. 공공선택론은 합리적 선택이론이 가정하는 자기중심적 경제인을 공공부문의 비시장적 집단의사결정에 적용하여 경제학적으로 연구한다. 공공부문에서는 사유재가 가격기제에 의해 자유롭게 교환되고 분배되는 민간부문과의 시장과 달리 정부가 권위적이고 독점적으로 재화를 공급하여 왔다. 공공선택론은 시장 실패에 따른 정부개입을 당연시 하던 이러한 견해를 반대하고 오히려 정부실패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공공선택론은 이러한 공공부문에 경제학의 시장원리를 도입하여 재화의 공급과 분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관심을 갖는다. 공공선택론에서는 공무원을 더 이상 공익추구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현인으로 보지 않으며 정부가 제공하는 재화의 성격상 외부효과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사익추구의 부작용이나 외부효과를 방지하며 기관간의 협상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규정할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정부와 시민을 각각 공급자와 소비자로 보고 행정 내지 정치를 이들 간에 재화가 거래되는 장치로 이해한다. 1962년에 출간된 J. Buchanan and Tullock의 등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학자들은 버지니아지역의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Riker를 위시한 다른 학자들은 로체스터 대학에서, 그리고 V. Ostrom and E. Ostrom등은 블루밍턴의 인디애나 대학에서 각각 이 분야를 개척하여 왔기 때문에 이러한 학자군들은 버지니아 학파, 로체스터 학파, 블루밍턴 학파라고 불린다.
 특히 행정학 분야에서는 Ostrom이 행정학의 지적위기(intellectual crisis)1)를 내세우면서 민주행정을 위한 공공선택 패러다임을 주장하였다. 그는 전문적 능력을 가진 관료제가 상하관계 중심의 계층제 구조를 통하여 국가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윌슨적 행정관(Wilsonian perspective)을 비판하면서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전통적 관료제로서는 시민 ? 고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보았다.

 

Ⅱ. 주요특성

공공선택론의 가치기준은 시민적 선택의 존중이다. 시민 개개인을 이기적 존재로 파악하고 개인적 선택을 존중한다.
공공선택론에서는 정부를 공공재의 생산자라고 규정한다. 시민들은 공공재의 소비자라고 규정한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소비자인 시민 개개인의 편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행정서비스의 비전통적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비전통적 대안의 요체는 공공부문의 시장경제화이다. 공공선택론은 전통적 정부관료제를 비판하고 그것을 대체할 공공재 공급장치를 처방한다.

 

1. 가치기준

공공선택론의 핵심적 가치기준은 행정서비스에 관한 시민 개개인의 선호와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반되는 가치전제는 경쟁을 통한 행정의 대응성 제고 및 공공배분결정의 합리성 제고이다.

 

2. 방법론적 개체주의(方法論的 個體主義)

공공선택론은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 전제하고 방법론적개체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2)를 채택한다.
방법론적 개체주의 또는 개인주의란 개인을 분석의 기초단위로 삼는다는 뜻이다. 공공선택론에서는 정당, 지방정부, 국가 등을 분석의 기초단위로 채택하지 않고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개인의 입장을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공공선택론은 분석의 기초단위인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이기적 또는 자기 이익추구적이며, 합리적이고 효용의 극대화 전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가정한다. 자기이익추구적인 행동법칙이 민간부문에서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공공선택론의 입장이다.

 

3. 공공재에 관한 연구

정부는 여러 종류의 재화?용역을 공급하지만 그 주축을 이루는 것이 공공재(公共財: public goods and services)이다. 공공선택론은 공공재에 관심을 집중하고 그 생산?공급?소비에 관한 문제들을 연구한다. 공공재는 ?배제의 원칙?(exclusion principle)을 적용할 수 없는 재화 · 용역이다. 다시 말하면 공공재는 분할이 어렵기 때문에 누가 대가를 치르느냐에 관계없이 잠재적 고객들을 그 이익 향유권에서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공공재는 한 사람의 사용이 다른 사람의 사용을 가로막거나 감소시키지 않는 비경합적 소비(non-rival consumption)라는 특성도 지닌다.

 

4. 정책결정구조에 관한 연구

공공선택론은 서로 다른 조직구성 또는 정책결정구조가 공공재의 산출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평가한다. 공공선택론은 정책결정구조가 채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의사결정방식을 평가하여 시민들의 선호를 가장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 한다.

 

5. 합리적인 정책결정의 처방

공공선택론은 시민의 이익(복지)을 향상 시킬 가능한 최적의 자원배분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결정의 합리화를 처방한다. 가능한 최적의 자원배분결정이란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감소시키지 않고서는 어떤 사람도 그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도록 정책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즉 ?파레토 최적?의 정책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공공선택론의 합리화처방은 순수경제이론에 입각한 것이 아니다. 정책결정과정에 개입하는 정치적 요인을 중요시하는 정치경제학적 접근방법에 입각한 것이다.

 

6. 비관료제적 조직의 처방

공공선택론은 공공재 공급조직의 구성에 관해서도 원칙적으로 상황적응적 접근방법을 지지한다. 그러나 공공선택론자들은 전통적인 정부관료제의 구조와 과정에 관하여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공공선택론은 그 가치지향에 부합되는 체제로 분권화되고 협동화된 다원조직체를 선호한다.3) 이러한 체제는 준시장적 구조(quasi-market structures)를 통해서 작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준시장적 구조는 공공재의 공급에 민간과 정부의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다원적 공급체제와 소비자집단의 관계에 협상 ?계약 ? 공동생산 등 시장적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Ⅲ. 오스트롬(Vincent A. Ostrom)의 공공선택론 - 민주행정 패러다임

 

1. 오스트롬의 고전적 패러다임 비판

 오스트롬은 지난 날 중앙집권적 성격의 단일 관료제조직이 소규모 공동체의 고유한 선호를 무시하고, 너무 큰 영역에서 수많은 공공재의 공급활동에 종사해 왔음을 비판하였다. 어느 공동체의 이익과 긴밀히 관계되는 공공재는 그 공동체의 경계 내에 있는 조직에서 공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관할권의 영역과 공공재의 영역과의 균형은 공공재의 크기와 다양한 공공조직의 존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각 차원의 공공조직들은 상호 실질적인 자치권을 향유하고 공공재의 전달기능이 강조된다. 즉 일종의 자치적인 공기업과 유사하여 집단 구성원의 선호가 효과적으로 반영되는 조직을 의미한다.

 

2. 행정개혁 처방

공공선택론의 행정개혁처방은 전통적 관료제의 구조와 활동에 중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급진적인 것이다. 공공선택론은 공공부문 내의 활동을 조정하고 공공재 공급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유도하는 데 준시장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선택론의주요 개혁처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다조직적장치(多組織的 裝置)의 활용
조직설계의 획일주의를 타파하고 유기성과 상황적응성을 높여야 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효율화하려면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조직들이 공공재의 생산과 공급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공재 공급 ? 소비의 여건에 적합한 공급조직들을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써 다원조직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2) 비계서적 조정
다양한 공공재 공급조직들은 높은 자율성을 누려야 한다. 그들 사이의 조정은 이익의 상호적 교환 ? 협약 ? 사법적 및 준사법적 재결(裁決)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하여야 한다. 조정에서 계서적 권한의 행사는 제한되어야 한다. 모든 행정서비스를 조정하는 단일의 통합적 계서제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 관할중첩의 적용
공공재 공급조직의 관할중첩은 시민의 편익을 도모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대등한 수준의 관할중첩에 의하여 공공재 공급의 경쟁성을 높일 수도 있고 대·소(광·협)의 관할을 겹치게 하여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을 수도 있다.

 

4) 적정한 공급영역의 설정
공공재의 공급과 그에 대한 고객의 수요를 부합시킬 수 있도록 공급영역을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려면 선호가 동질적인 집단별로 공급영역을 설정해야 한다. 각 공급영역의 공공재 공급이 그 영역 밖의 시민에게 부담이나 구속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즉 부정적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 또는 외부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4)

 

5) 고객에 대한 의존도의 제고
공공재 공급조직의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 공급조직 하나 하나의 존속과 활동은 고객의 지지를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가에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의 수요에 대한 민감성 · 대응성을 높일 수 있다.

 

6) 준시장적 수단 활용
수익자부담세(user taxes), 수수료(user charges) 등을 늘려 공공재 공급의 소비자 부담원칙을 강화해야 한다. 수익자 부담원칙을 강화하면 시민들이 공공재 공급요구를 하는 데 신중해지고 공급수준을 보다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
바우처시스템(voucher system)을 활용하고 조직 간의 예산이관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공급조직 간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5) 용역계약제도를 활용하여 가장 효과적인 공공재공급을 실현해야 한다.6)

 

7) 시민공동체 구성 촉진
공공재의 공급과 소비에 관하여 자치적으로 활동할 시민공동체(citizen collectivities)의 구성을 허용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단체들을 통해 시민들은 자조적(自助的)으로 공공재를 생산·공급하고 공공재를 정부조직과 공동생산하거나 행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시민공동체의 공동사업에 드는 비용은 수익자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Ⅳ. 공공선택론에 관한 평가

 개인적 이해관계는 선험적 정당성을 갖는다. 이는 또한 공공의사결정의 결과가 민주적 혹은 능률적인지의 여부를 평가할 기준이 된다. 오스트롬은 개인적 선택비용을 감소시켜 줄 수도 있는 관료제적 조직 형태를 반대하지는 않으나 공공조직에 있어 관료제는 위협적인 것으로 경고한다. 대규모 관료제는 다양한 수요 및 욕구에 대한 반응에 둔감해지며 수혜자에게 높은 사회적 비용을 부과하며, 수요와 공급의 조절에 실패한다. 대규모 관료제는 공공재화를 부식시키고, 공공행정이 공공목적에 부합하지 못하고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하며, 개선을 위한 행동이 문제를 누그러뜨리기보다는 악화시키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게 한다. 만약 행정이 민주행정 패러다임을 채택하게 되는 경우에는 변화 때문에 야기되는 손실이 따르겠지만, 윌슨의 패러다임을 견지함으로써 잃는 손실보다는 휠씬 작으리라고 오스트롬은 주장한다. 따라서 과도기적인 혼란이 따르더라도 민주행정 패러다임의 채택을 과감히 채택할 것을 제안하였던 것이다.


 공공선택론은 기존의 행정과 행정이론에 내재된 결함을 극복해 보려는 하나의 반발적 접근방법이다. 공공선택론이 시민위주의 행정서비스 실현을 목표로 내세우고 여러 가지 개혁방안을 탐색한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공공선택론이 제시한 개혁원리들은 오늘날 행정개혁에서 널리 존중되고 있다. 즉, 행정서비스의 고객중심주의 또는 소비자중심주의, 정부조직의 관료제적 경직성 타파와 상황적응성 제고, 분권화와 자율성의 제고, 시민참여의 확대, 행정에 대한 시장성의 도입 등 공공선택론이 제안한 아이디어들은 행정개혁의 처방에서 자주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선택론의 기본적 가정과 방법론은 여러 가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음의 비판점을 통해 공공선택론의 심도 깊은 이해와 고찰을 해야 할 것이며 이론적 논의로서 내포된 설명의 틀을 정확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인간을 이기적인 합리적 존재로 가정한 것은 지나친 단순화이다.


둘째, 정부의 산출과 그에 대한 비용부담은 대부분의 경우 분리될 수밖에 없고, 정부활동의 성과를 시장적 가치로 측정할 수 있는 경우는 오히려 예외적인데, 공공재공급의 분석에 자유시장논리를 직접 도입하려는 방법론에도 문제가 있다.


셋째, 공공선택론의 실천적 처방들은 급진적이어서 현실적합성이 낮다. 기존의 정부조직 구성원리와 심한 마찰을 빚기 때문에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넷째, 공공선택론의 처방들은 행정에 대한 시민참여의 수준이 높은 문화를 전제한다. 고른 시민참여의 문화가 성숙되지 못한 곳에서는 공공선택론의 현실적합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각주)-----------------
 Vincent Ostrom, The Intellectual Crisis in American Public Administration, 2nd edition
 방법론적 개체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사회가 단지 각 개인들로 이루어진 구성물에 불과하며, 사회현상들은 개인들의 행위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개별적인 행위의 합으로 사회 전체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구성의 법칙을 제시한다.↔방법론적 총제주의(methodological holism)는 개인들에 우선하는 초인적(超人的)인 실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여 개인들의 행동은 전체적인 경향으로부터 도출된다는 것이다.
 다원조직제(多元組織制: multi-organizational arrangements)는 상황의 요청에 따라 조직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제도이다.
 여기서 외부비용(external costs)이란 개인들이 자기의 선호에서 벗어나는 공공기관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부담하게 되는 비용을 말한다.
 바우처시스템(구매권제도)은 일정한 양의 바우처를 분배받은 시민들이 그것으로 원하는 공공재를 골라 구입하게 하는 제도이다. 바우처는 정부가 제공하고자 하는 재화 ·용역에 대한 지불인증권이다 이것을 받는 사람의 구매력은 정부정책으로 정한다. 바우처시스템은 공공서비스의 효율성·형평성 제고, 공공서비스의 수요·공급 조절, 소비자 선택권에 의한 공급자의 감시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정광호, ??바우처 분석: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행정논총」, 45권 1호(2007. 3), 63~65면.
 미국에서 실험한 이른바 레이크우드 플랜(Lakewood Plan)은 용역계약에 의한 행정서비스의 예로 자주 인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롱비치시에 인접해 있는 레이크우드의 주민들은 롱비치시의 관할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따로 단체를 조직하여 약간의 직원을 고용하였으며, 주민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주변의 정부조직들이나 민간업체로부터 구매하였다. 행정서비스를 구매할 때에는 공급단체들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였다. 그리하여 레이크우드는 미국에서 최초로 탄생한 ?계약에 의한 시정부?(contract city)가 된 것이다. Howard E. McCurdy, public Administration: A Synthesis(Cummings, 1977), pp.172~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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