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시·행시 2차 과문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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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시·행시 2차 과문에 집중할 때다
  • 법률저널
  • 승인 2012.04.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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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사법시험 제1차시험 합격자 발표로 고시촌은 합격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1차 응시자가 로스쿨 도입 이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도 합격자 발표까지 대기기간이 무려 60여일에 달했으니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선발인원 변수가 커 당락을 점치기 어려운 점수대의 수험생들은 합격을 학수고대하면서도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하루라도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속이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심정이었다.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 많은 수험생들은 만족할만한 정도는 아니라하더라도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합격자 수가 결정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법무부도 2차 시험에서의 실질적인 경쟁을 통한 우수한 법조인 선발을 위해 예년도 수준의 합격률과 경쟁률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선발인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발인원에 대해 우리는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올해 1,001명의 합격자 수는 본지가 예측한 1,010명과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었지만 2차 경쟁률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응시자 대비 2차시험의 경쟁률이 2010년에는 5.13대 1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4.69대 1로 떨어졌다. 또한 올해도 2,263명의 응시대상자 중 응시율 95%를 가정하더라도 경쟁률은 4.3대 1에 그친다. 이같은 경쟁률은 사법시험이 법무부로 이관된 이후 역대 최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합격자 수가 줄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2차의 경쟁률이 예년에 비해 더 높아져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의 이같은 기조는 아마도 2014년도부터 폐지 시점까지 최종선발인원을 대폭 감축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행정고시에서는 지난해 사법시험처럼 1차 합격자 수가 예상보다 줄면서 수험생들의 집단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행시 수험생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행안부는 1차 합격자 수 결정에 대해 선발예정인원의 '10배수 범위'에서 시험성적·2차시험 응시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수험생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쉽게 탈락한 일부 수험생들은 행정심판 등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문제 제기는 당연 옳아 보인다. 특히 일반행정이나 재경직의 응시자 경우 합격선이 한 구간 더 낮추더라도 '10배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음에도 이번 합격선 결정에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이번 1차 합격자 수를 놓고 행정심판 등 소송으로 비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차년도에는 좀더 신중하고 예측이 가능한 선에서 합격자 수가 결정되도록 하는데서 그쳐야지 그것을 넘어서면 '도견상부'(道見桑婦·일시적인 이익을 구하려다가 결국에는 기존에 갖고 있던 것까지 모두 잃게 된다는 뜻)가 되기 십상이다. 공무원임용시험령에 '10배수 범위'라는 것은 2차 시험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한 점과 실제 일반행정과 재경직은 선발예정인원의 각각 8.49배수와 9.24배수로 '10배수 범위'라는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결과가 뻔한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정신적·시간적 손실을 수험생이 고스란히 떠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당락 여부를 떠나 분명한 것은 이제 1차시험이 끝났다는 사실이고, 수험생 모두 1차이든 2차이든 하나의 매듭을 뒤로하고 다시 각자의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소수점 차로 탈락해 또다시 1차시험 준비에 앉아야 하는 수험생들은 괴롭거나 선뜻 결과에 승복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시험에서 탈락한 원인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합격의 조건들을 가슴에 새겨 새로운 시험의 출발점에 서야 한다. 이번 결과를 저마다 아전인수식으로나 미온적인 태도에서 과감히 벗어나 냉정한 시선으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 합격한 수험생들도 합격의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다. 합격을 확신하고 차근히 계획에 따라 2차 준비를 한 수험생들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합격생들은 그동안 책을 제대로 잡지 못했을 터다. 그러나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차 시험에서의 성패가 좌우되는 만큼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알맞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첫 2차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동차합격도 꼭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1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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