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법조인들이여,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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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법조인들이여, 지금이 기회다.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2.04.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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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변호사
 
필자는 머리가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낡은 책장 구석에서 삼국지를 꺼내서 며칠 동안 읽곤 한다. 10살 때쯤인가 당시 유행하던 무협지같이 조악하게 세로로 편집된 5권짜리 삼국지를 읽기 시작해서 월탄 박종화 선생의 삼국지와 중국 진유동의 만화 삼국지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몇 가지 종류의 삼국지를 10번 넘게 읽었고,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 이후로는 계속 같은 책을 4-5번째 읽고 있었으니 나름 삼국지 매니아라고 자부하고 있다.


필자가 삼국지를 즐겨 읽는 가장 큰 이유는, 1,800여 년이라는 시차와 중국이라는 장소적 배경의 차이 및 수많은 허구들이 가미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록 황실의 핏줄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빈한한 집안에서 태어나 특별한 재주나 배경도 없는 유비가 저잣거리에서 만난 관우, 장비와 평생 뜻을 같이 하면서, 여포, 원소, 조조와 같이 앞서 성공한 이의 무시를 받으면서도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자룡, 제갈공명 등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황제가 되는 과정이나, 내시의 양아들로 시작한 조조가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자신보다 강했던 이들을 하나씩 쓰러뜨리고 천하를 제패하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일화들이 매번 읽을 때마다 가슴 박찬 감동을 느끼게 하고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삼국지의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해석이나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지 아니면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지를 놓고 벌여 왔던 해묵은 논쟁을 떠나, 후한 말이라는 극도의 혼란스럽고 기존 권력이 무너져 가는 어려운 시기였기에 삼국지의 영웅들이 나올 수 있었고 그 들이 그렇게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 같다. 또 하나 논란의 여지가 없는 점은 어떤 유형의 인물이든 순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형세를 잘 판단하며 좋은 인재를 아끼고 대의명분에 맞게 꾸준히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지 않고 갑자기 시대의 힘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처한 현실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하필 이런 때에 태어났을까 하는 불평을 하곤 한다. 법률시장만 보더라도 변호사들은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수임 경쟁과 고객들의 요구에 점점 지쳐가고, 갑자기 변호사가 엄청나게 양산되어 사상 유래 없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데다가, 법률시장은 개방되어 외국 대형로펌들에게 국내 시장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위로는 외척과 환관들이 부정부패를 일삼고 아래로는 황건적들이 전국을 휩쓸어 기존 한나라의 권위와 통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고, 뚜렷한 강자가 없이 군웅들이 제 각기 잘났다고 서로 싸우거나 이합집산하는 후한 말의 복잡하고 암담한 상황과 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4년 전에 모 법률신문의 기고문에서,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주장한 4대 우상론(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및 극장의 우상)에 빗대어 400년이 지난 우리 법조계에도 규모의 우상, 전관의 우상, 수임료의 우상, 경력의 우상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의뢰인들이 이러한 우상론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사건을 분석하여 담당변호사의 능력과 열정을 검증해서 의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법무법인 입장에서도 글로벌한 전문성을 키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다소 과격한 예측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법률시장을 보면 이러한 예측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거의 그대로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앞으로의 법조계는 불과 10년 후만 해도 분명히 엄청나게 변할 것이 분명하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떻게 하면 흥하고 어떻게 하면 쇠퇴할 지는 의외로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시기는 위기가 아니고 기회라고 보아야 한다. 이제 막 법조인을 시작하는 후배 법조인들은 너무 절망하거나 불평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기존 시장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빨리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고 법률시장이 개방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이 좋은 변호사가 훨씬 더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 수요는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예비 법조인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분석해서 좋은 뜻을 세우고 좋은 동료를 만나 10년만 자신의 전문성과 글로벌 능력을 함양하는데 투자하면,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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