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리포트]연수원, 성적부담 분위기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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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리포트]연수원, 성적부담 분위기 팽배
  • 법률저널
  • 승인 2003.03.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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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수원 입학이 끝나자마자 연수생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사진을 입학식때 모습.


2차 시험 발표 직전에는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 누구나 꼴찌로라도 붙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런 말들을 하지요. 그러나 사람이 간사해서 그런지, 막상 시험에 붙으면 그런 심정들은 없어지고, 기왕이면 사시 성적이 좋았으면 좋겠다. 연수원에서 성적을 잘 받으면 좋겠다. 이런 욕심들이 바로 생겨나지요.

그래서인지 연수원에 입소한 사람들은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연수원생들이 갖는 공통적인 고민거리로 3가지를 들 수 있는데, ①성적 ②진로 ③인간관계입니다.) 오늘 이 지면을 빌어 연수원 성적과 이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장차 여러분들도 연수원생이 되실 터이니, 알아두시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판·검사의 임용기준

2년차 시보교육을 마치고 지원을 하게 되는데, 법원의 경우 사시 성적과 연수원 성적을 4:6의 비율로, 검찰의 경우엔 이와는 다소 다르게 2년차 마지막 시험에 2배 가중치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의 경우 임관시의 나이로 36세의 제한이 있습니다. (검찰소개 시간에 강의하시던 검사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이렇게 보면 사시 성적이 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만, 연수원 성적에서 워낙 격차가 벌어지기에 실질적으로 연수원에서의 성적이 임관에 결정적입니다.


-변호사의 경우

대형 로펌은 지원자의 성적을 많이 따집니다. 영어를 능숙하게 잘 하면 크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름난 대형 로펌의 경우 판검사 임용할 수 있는 성적이 아니면 들어가기가 매우 힘듭니다. 요즘은 기업변호사로 나가는 추세도 있습니다만, 삼성화재의 경우 연수원 수료자의 지원서에 연수원에서의 등수와 평점을 기재토록 하고 있더군요. 난 변호사할 것이니 연수원에 들어가기만 하면 펑펑 놀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위험합니다. 개업변호사의 숫자가 3년 이내에 1만명을 돌파하게 됩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바로 개업하는 변호사는 혹심한 불황 속에서 사무실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자신의 전문분야를 개척한 변호사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개척 분야가 아직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관련 분야 공부를 열심히 해 둔 변호사라면 혼자 개업해서도 정말 훌륭한 업적을 이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연수원 내에서의 성적지도

각 반에는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를 지도해 주시는 3분의 교수님이 배정됩니다. 이 세 가지 주요과목은 배정된 교수님에게서만 듣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교수님들이 수업을 하시기 이전에 미리 수업과 관련된 협의를 하시는데, 미리 가르칠 것과 생략할 것, 강조할 것들을 구분하여 미리 정해 두십니다. 수강하는 연수생간의 평등을 위한 조치라고 하시더군요. 연수원 내에서의 교육은 하나라도 더 가르쳐서 능력있는 법조인이 되도록 하기보다는 연수생간의 등수를 책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점도 없지 않습니다만,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은 정말 열과 성을 다하여 가르쳐 주신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의의 질이 보장되는 건 물론입니다. 각 과목은 10단계 평가과목과 5단계 평가과목 그리고 가부만을 평가하는 과목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연수원에서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원칙이기에 다소 살벌한 평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재작년 연수원 시험과정에서 순직한 모 연수원생 사건 이후로 살벌한 성적 경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있었는데요. 이에 따라 1년차에서의 평가는 민,형,검 주요과목에 있어서 1학기 25퍼센트 2학기 65퍼센트 교수평가 1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평가하기로 하였습니다. 1학기 때부터 과도한 성적 경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긴 하지만, 이걸로 성적 경쟁이 완화될지는 의문입니다.


-마치며

연수원에 이런 농담이 있더군요. “연수원에서의 행복은 성적순이다.”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지난주 연수원에서 특강을 하신 김용준 전재판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제가 들었던 말씀을 전해드리고 이만 줄이려 합니다.

“당장 성적 같은 것이 자네들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겠지만, 큰 인생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 오히려 견문을 넓혀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나이 60-70먹는 거 금방이더군. 나 아직 그리 고루하지 않아.”

/김주완 전문기자·제44회사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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