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의사·기자·연구원에서 로스쿨출신 검사로
상태바
[인터뷰] 의사·기자·연구원에서 로스쿨출신 검사로
  • 법률저널
  • 승인 2012.03.30 0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심 잃지 않는, 전문분야 검사 되겠다”

 

법무부는 4월 1일자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42명을 신규 검사로 임용했다.


로스쿨 출신 지원자 중 학업성취도와 전문성 등을 검증하는 서류전형을 거쳐 검사로서의 자질, 청렴성, 인권의식, 국가관 등을 심층적으로 검증하는 5단계 역량평가 등 까다로운 선발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의약, 회계·세무, 특허, 전산, 경찰, 기자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경력을 갖춘 이들이 대거 선발됐다.


다양성을 갖춘 신규 법조인을 양성하여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제고한다는 로스쿨 제도 취지와 이들을 통해 검찰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검찰 조직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겠다는 법무부의 야심찬 목표가 어우러진 셈이다.


법률저널이 로스쿨 출신 신규 임용 42명 중 특이 경력자 3인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보안기술 연구원 출신의 김상천 검사(35, 34, 강원대 로스쿨 졸), 법조 기자 출신 김석순 검사(34, 중앙대 로스쿨 졸), 의사 출신의 이선미 검사(여, 27, 이화여대 로스쿨 졸).

김상천 검사(이하 상)는 “사이버 보안 문제가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전반에 많은 파급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법학을 공부해 새로운 전문 분야를 개척해 보고 싶었다”며 “한 사람 한 사람 대할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검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법조 기자로 일하면서 법률가가 공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친 김석순 검사(이하 석)는 신뢰받는, 우직한 검사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자신만의 특성화를 개척하고 싶어 로스쿨에 진학했다는 이선미 검사(이하 이)는 “사소한 실수 하나가 개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따뜻한 애정으로 다가가는 검사가 되겠다”는 각오를 새겼다.


이들의 키워드는 전문경력, 공익, 사회기여, 초심 등으로 요약된다. 왜 잘나가던 길을 잠시 접고 로스쿨에 입성했는지, 또 검사가 되고자 했는지…, 향후 각오와 포부를 들어본다. 이하는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

상 = 저는 어렸을 때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연세대학교에서 학부를 거쳐 석사과정에서 컴퓨터 보안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이어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사이버 보안 부서에서 연구원으로 5년 넘게 재직하다가 강원대학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지난 2월 졸업하였습니다.

석 =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를 졸업하고 YTN에서 4년 3개월간 기자로 근무하였습니다. 기자 재직 당시 법조팀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출입하였습니다. 2009년 1기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올해 2월 졸업하였습니다.

이 = 경기과학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4년간 의원에서 진료를 보았고 2009년 이화여대 로스쿨에 입학해 이번 1기로 졸업하였습니다.

 

☞ 법조인이 되고자 했던 계기와 로스쿨 진학 이유는.

상 = 연구소에 다니던 중 존경하던 선배가 늦은 나이임에도 가족들과 함께 유학길에 나서는 것을 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당시 사이버 보안 문제가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많은 파급을 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법학을 공부해 새로운 전문 분야를 개척해 보고자 로스쿨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석 = 법조 기자로 일하면서 이 사회에서 법률가가 공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자와 법률가는 모두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매력을 느껴 법률가의 길을 걷고자 로스쿨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이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시절 선배이신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님의 강연을 듣고서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길을 용기 있게 택하신 모습이 인상에 깊게 남았고 나만의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판사가 되신 노태헌 선배님이 계신데, 선배님의 강의를 듣고 의사로서 로스쿨을 지원하여 의료법을 전공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특별히 검사가 되고자 했던 이유는.

상 = 검찰실무, 검찰심화실무수습에서 만난 여러 검사 교수님들이 열정과 사명감으로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검사의 길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또 사이버 보안 기술을 연구하던 경력을 살려 사이버 범죄의 전문가가 되어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어 검찰에 지원하였습니다.

석 = 로펌, 법원, 검찰 등 법률가로서 진출할 수 있는 여러 직역에서 실무실습을 하였습니다. 특히 검찰에서는 심화실무수습을 하였습니다. 여러 직역 중 가장 제게 잘 맞고 공익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곳은 검찰이라 생각되어 검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 실무실습을 경험하면서 검찰 실무가 적성에 맞았고, 사회적으로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게 되겠지만, 검사의 직무를 통해 사회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10년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실무실습을 하였는데 당시 의대 시절 테니스 동아리 선배이기도 하신 송한섭 검사님으로부터 의사 출신 검사로서의 길에 대한 조언을 듣고는 더욱 간절히 검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 검사 지원 및 합격 과정은.

상 = 저는 검사 선발과정을 준비하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검찰에 관한 관심을 좀 더 구체화해 여러 가지 상황과 사안에 대해 자문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그것이 실제 평가 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선발과정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짧게라도 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후 답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선발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춘천에서 다녔는데 기차를 타고 가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석 = 검찰실무 1, 2를 수강하면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뒤이어 검찰심화실무수습 과정에 지원하여 3주동안 다양한 평가를 거쳤습니다. 심화실무수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어 검사 임용에 지원하였습니다. 법무연수원에서 실시한 기록작성 시험에 이어 면접, 발표, 토론 등 역량 평가를 거쳤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직관, 국가관 등을 평가하는 최종 면접을 거쳐 예비합격 통보를 받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이 = 지도교수님의 격려로 용기를 내서 지원을 하였습니다. 실무기록, 직무역량, 발표·표현역량, 토론·설득역량, 조직역량 등 5단계 역량평가를 거치는 동안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 로스쿨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상 = 우선 가족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힘들었습니다. 결혼을 미루며 기다리고 있는 여자친구를 볼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초조해지기도 했습니다. 모두 저를 믿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끔 이런 생각들에 괴로웠습니다. 학업 면에서는 이전에 법학을 공부해 본 적이 없어 첫 학기가 다소 혼란스러웠습니다. 방학이 되어서야 조금 안정이 되고 모자란 공부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석 =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습니다. 또한 학부 졸업 뒤 공부를 손에서 놓은 지 오래여서 공부에 적합하게 몸과 마음을 만들어가는 것도 적지 않은 노력이 요구되었습니다. 2~3학년 때는 체력이 중요한 시기인데 때때로 체력이 고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로스쿨이 도입된 후 첫 세대라서 여러 가지로 예측가능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혼란을 겪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 법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는 등 힘들었지만 주변 동기들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기 중 연속된 과제와 시험, 방학 중 4번의 실무실습, 교외 대회, 변호사시험 준비 등으로 3년을 바쁘게 보냈습니다. 저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였기 때문에 무엇보다 체력을 관리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 1년간 어떤 각오로 교육에 임할 것인지.

상 = 언제나 열심히 공부하며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검사생활의 이정표를 만드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뛰어난 동기들에게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석 =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로서 반드시 익혀야 할 직무 능력을 충실히 배양하여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동기들과도 서로 돕고 인화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이 = 검사는 사회악이나 부패를 먼저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향후 어떤 검사가 되고 싶은지.

상 = 요즘 교수님들을 만나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십니다. 다 마음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지만, 그 중 따뜻한 검사가 되라는 말과 초심을 잊지 말라는 말이 가슴에 가장 다가왔습니다. 법도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에 한 사람 한 사람 대할 때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지금의 설렘과 다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석 = 신뢰받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엄정한 수사와 법 집행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상급자와 동료, 후배 법조인으로부터 믿을 수 있다고 평가받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전문지식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을 기르고 싶습니다. 또 우직한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일희일비하거나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검사가 되고 싶습니다.

이 = 검사에게는 단지 수십 건의 기록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는 평생 한번 경험해 볼까말까하는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일 수 있겠죠. 검사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개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사건관계인을 따뜻한 애정으로 대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검사 지원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상 = 먼저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심화실무수습이나 선발 과정에서 너무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 자칫 위축될 수도 있는 데 자만은 하지 말되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또 지금 가지고 있는 검찰에 관한 관심을 조금 더 구체화하는 노력을 해 보면서 스스로 검찰과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석 = 일단 형법, 형사소송법 등 형사법 과목을 미리 수강하여 공부하시기를 권합니다. 형사법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실무 과목은 반드시 들으시기를 권합니다. 검찰실무 과목이나 심화실무수습에서는 항상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검사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 돌이켜 보건대 로스쿨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칠 때에는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 길을 선택한 것이 잘한 것인가 생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몸과 마음을 고되게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맹자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기타 전하고픈 내용이 있다면.

상 = 좋은 분들을 만나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도해주셨던 김석환, 안병하, 여치헌 교수님, 검사의 길로 이끌어 주셨던 우남준, 배창대 교수님, 김윤정 검사님, 같이 공부했던 동기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님, 누님, 김미정씨 사랑합니다.

석 = 로스쿨을 졸업한 전문영역을 가진 법조인들에 대해 사회의 관심이 크다고 느꼈는데 그 중 한 명으로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훌륭한 검사의 덕목과 자세를 습관처럼 배이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