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변호사시험 대학별 합격률 공개의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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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호사시험 대학별 합격률 공개의 득실
  • 법률저널
  • 승인 2012.03.2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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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3월 23일 오후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부터 전국 25개 로스쿨은 한바탕 소란이 피워졌고 일부 로스쿨은 현재 진행형이다. 자교 출신자들의 합격률을 파악하는 전쟁이 펼쳐진 셈이다.


일부 대학은 응시자들의 응시번호 정보를 갖고 있던 터라 정확하게 합격자 인원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절대 다수 로스쿨은 자교 출신자들과 합격자 명단을 대조하느라 경황이 없었고 동명이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은 아직 마무리 하지 못한 대학들도 있기 때문이다.


3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제자들의 합격여부는 애써 키운 자식마냥 부모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일부 대학은 100% 합격률을 확인하고 환호를 치며 보도자료 작성에 여념이 없었을 것이지만 또 일부 대학은 평균치를 밑도는 저조한 성과에, 언론을 피하느라 식을 땀을 흘려야 했을 것이다.


기자에게도 타 로스쿨의 합격률 현황을 묻는 대학 관계자, 교수들이 있었는가 하면 취재에 애써 거부하는 대학도 있었다. 합격률 공개여부의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가 알고 싶다는 유혹에서는 모두가 자유스러울 수는 없는 듯 했다. 근저에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대학의 자존심과 위상을 매김질할 매우 중요한 잣대로서 또 향후 신입생 선발에서도 우수인재 확보에서의 우열을 가릴 표점이 된다는 것이다. 로스쿨 진학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도 어느 대학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기준이 된다는 측면도 있다.


법무부는 서열화 방지를 통한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대학별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내렸다. 합격률 공개여부에 따른 득실을 기자로서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일단 가부를 내려놓기로 한다.


다만 합격률 공개할 경우, 각 대학간의 치열한 경쟁은 전향적 발전을 이끌 수 있고 로스쿨 지원자로서는 로스쿨선택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됨으로써 긍정적 측면을 갖는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은 각 대학별 합격률을 세밀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측면이 있어 보인다. 반면 아직 걸음마 과정에서 자칫 대학간 치열한 경쟁은 주입식 중심의 수험교육으로 전락해 기존 법학교육 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분명해 보인다.


어느 것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지, 법무부와 로스쿨 그리고 유관기관들이 심도있는 고민을 일단 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한번 방침은 끝까지 간다는 것보다 때론 유연함이 실(失)보다 득(得)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로써는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학점의 전국 공통화 등 어느 하나라도 경쟁이라는 요소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내부적 경쟁에만 의지하는 것은 자칫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되기 때문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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