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법조인의 활동 무대는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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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법조인의 활동 무대는 세계다
  • 법률저널
  • 승인 2012.01.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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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이 사법연수원 수료식이 열렸다. 지난 2년 간의 힘든 연수과정을 잘 견디고 이제 법조인으로서 당당한 첫발을 내딛게 된 수료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사법시험 준비도 그렇지만 일명 '마두고등학교'라 불릴 정도로 사법연수원 생활이 더 어렵다는 신고(辛苦)의 과정을 이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축하와 격려는 당연하다. 지난 2년간의 연수원생활이 유익하고 보람찬 시간이기도 했겠지만 동시에 커다란 도전과 시련의 시기였을 것이다. 사법시험을 목표로 법전과 씨름 한 지 몇 해만에 법조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모두 마치고 고된 땀방울과 진한 추억이 녹아 있는 사법연수원을 떠나 이제 법조인으로서의 첫걸음 내딛게 되었으니 가슴 뿌듯함을 느낄 터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수료식 분위기가 전례없이 무거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16일 기준으로 전체 수료생 1030명 중 군입대를 제외한 취업대상인원(854명) 대비 절반이 넘은 60%(505명)에 가까운 수료생들이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연수원을 나섰다는 점이다. 수료식에 빈자리가 유독 많았던 점도 가슴 아픈 일이다. 사법연수원은 취업박람회 개최, 진로정보센터의 활성화,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취업지도 등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지만 법률시장 침체의 늪이 깊어진데다 로스쿨 졸업한 법조인까지 대량으로 배출되면서 미취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연수원을 나서는 그 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시행되었고, 곧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는 등 우리 법조계가 겪고 있는 대내외적인 급격한 변화는 새로이 법조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수료 시점을 기준으로 '취업한파'라고 언론들이 호들갑을 떨지만 상반기쯤이면 거의 대부분이 취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률가들이 제공하여야 할 서비스의 영역은 송무 분야에 국한된 아니라 활동영역은 무한히 열려있어 기회도 그만큼 많다. 일부에선 법조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심지어 법조인의 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급격하게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걸맞지 않은 과거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연수원을 수료하면 모두 판사·검사·변호사라는 '법조 삼륜'의 한 축이 되어 송무에 전념하였던 단순한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법조인들의 손길이 필요한 분야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고, 그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서야 법조인들이 좁은 송무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사내변호사 뿐만 아니라 준법지원인 제도와 같이 기업 분야에서 법조인의 활약이 기대되는 새로운 무대가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법조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활약하는 분야는 그다지 넓지 않은 실정이다. 과거의 틀과 인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고로 접근하면 그만큼 발굴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일, 국제기구로 진출하여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일, 사회단체난 NGO에서 소외된 이웃을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일 등은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법조인의 역할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의 향상에 걸맞게 국제기구에 더욱 활발히 진출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글로벌 법률시장에서도 법조인의 역할도 자못 크다 할 것이다.

이제 법조인들의 활동 무대는 세계 전역이고, 경쟁 상대는 세계 각국의 법률가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사법연수원 성적우수자들이 법원으로 집중하는 것은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법관이 되고 검사가 되는 일도 보람된 일 수 있지만 변호사가 되어 더 큰 세상으로 커다란 날개를 펴는 것도 개인뿐만 아니라 국익을 위해 더 나은 길이 아닌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해 낭패감을 느낀다면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외부의 자극과 경쟁이 없는 사회는 퇴보하거나 도태된다는 역사적 교육을 깊이 되새기길 바란다. 발상을 바꾼 사람들에게 고난은 항상 축복의 다른 이름이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넓고 긴 안목을 가지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법조의 새 영역을 열어나가길 바란다. 위기는 곧 기회이며,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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