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풍운지회'의 임진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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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풍운지회'의 임진년이 되길
  • 법률저널
  • 승인 2011.12.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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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해를 돌아보니 진짜 힘들고 다사다난했다. 1월 21일 새벽 해군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특수전여단(UDT/SEAL) 요원들을 투입했다. 이른바 '아덴만의 여명'작전. 총격전 끝에 장병들은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체포했으며 선원 21명을 구출했다.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는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일부 저축은행 임직원은 영업정지 전에 예금을 불법인출한 탓에 국민적 분노를 촉발했다. 검찰이 기소한 저축은행 관련자는 총 139명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감독을 제대로 못 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전·현직 간부들이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강원도 평창이 세 번째 도전 끝에 겨울올림픽을 품었다. 7월 7일 0시 18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 123차 IOC 총회에서 자크 로게 위원장이 "평창!"을 외쳤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한국은 프랑스·이탈리아·독일·일본에 이어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 세계육상선수권,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를 모두 개최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됐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를 두고 정치권이 벌인 복지논쟁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선택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었지만 우리 사회 전반이 복지 확대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기성 정치권을 강타했다. 정치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를 검토하면서 격랑에 휩싸였다. 그는 단숨에 여론조사 1위에 올라섰고, 박원순 현 시장에게 '양보'한 후에는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양국 정부 간 FTA 체결 이후 4년 5개월 만인 지난 11월 22일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린 가운데 한나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미국과 FTA를 체결한 첫 아시아 국가가 됐다.


2011년 끝자락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을 불과 14일 앞둔 12월 17일 69세를 일기로 급사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 달리는 열차 안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김일성 주석 사후 1998년 국방위원장으로 김정일 시대를 연 지 13년 만에, 1974년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김 위원장의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다. 북한은 그의 3남 김정은(29)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 '혁명 위업의 계승자'로 추켜세우며 3대 세습 왕조 출범을 공식화했다.


다사다난했던 만큼 수험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로스쿨 직격탄 맞은 고시촌 한숨만 커지고 있다. 2009년 로스쿨 체제로 접어들면서 고시생 이탈로 특수가 사라져 고시생을 상대로 특수를 누리던 이 일대 PC방, 만화방, 비디오방 등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이고, 식당과 서점 등도 속속 문을 닫는 등 지역 상권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968년부터 올해까지 44년간 총 45회에 걸쳐 치러진 외무고시가 2013년도 제47회 시험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2014년 '국립외교원'이 외교관을 배출하는 시대가 열린다. 외교부에서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파문이 그동안 각 부처별로 채용해 왔던 5급 특채 시험이 행정안전부과 주관하는 '일괄채용방식'으로 개선됐다.


사법연수생들이 종전과 달리 사법연수원 수료 즉시 법관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개정된 법원조직법에 대해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12월 6일 제출했다. 개정된 법원조직법에 따라 2013년 2월 수료하는 사법연수생 42기생들은 수료 후 곧바로 법관에 임용될 수 없는 첫 연수원 기수가 됐다. 청구인들은 연수생의 법관 임용에 대한 정당한 신뢰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세기가 넘도록 지탱해온 '선발에 의한 법조인 양성'이 '양성에 의한 법조인 배출'이라는 모토로 로스쿨이 탄생했지만 로스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점증하고 있다. 게다가 로스쿨이 자칫 법학의 위기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법과대학과 사법시험 존치의 불가피성이 힘을 얻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신묘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임진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새해에는 총선과 대선 및 한반도 주변정세의 격변 또한 예고되어 대한민국의 국운과 미래가 점쳐지는 한해이기도 하다. 사법시험 존속 여부도 가늠할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새해에는 풍운지회(風雲之會)의 때를 만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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