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재경 수석 합격기-“스스로에 대한 지속적인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상태바
행정고시 재경 수석 합격기-“스스로에 대한 지속적인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 법률저널
  • 승인 2011.11.25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혁 제55회 행시 재경 수석 합격 / 서울대 경제학부 4년

Ⅰ. 들어가며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는 않지만, 수기를 쓰기 위해 마음을 정리하다보니 지난 수년간의 일들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 동안 저의 삶은 어떠한 형태로든 ‘행정고시’라는 꿈 속에서 진행되어온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아픔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지만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나가며 스스로를 다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수기를 쓴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힘들거나 막막할 때마다 먼저 합격하신 선배님들의 수기를 읽으며 공부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를 다잡곤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수기를 읽어주실 생각을 하면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부족하나마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써보고자 합니다.

Ⅱ. 수험생활

저는 원래 2005년 가을부터 고시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2006년과 2007년의 시험에서 불합격하고 2008년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이후 복무를 마치고 2010년 5월에 전역하여 다시 행정고시에 도전하였습니다. 따라서 입대 전과 후로 나누어서 수험생활을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 입대 전(2005년 가을~2007년 겨울)

제가 경제학부에 진학한 것은 경제학에 비교적 흥미가 있고 적성이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학년 때부터 철학학회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스스로의 삶과 진로 문제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였는데, 2학년 때 경제학부 진학 이후 주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직자의 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뜨거운 가슴과 열정이 완연한 확신으로까지 자리 잡지는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고시공부를 해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학원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처음 들은 강의는 김정일 선생님의 행정법 기본강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05년 2학기 때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 강의나 강의 테이프를 이용하여 사회과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때 행정법, 경제학, 행정학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만, 학과 공부와 병행하다보니 각 강의를 충분히 예습 복습하지 못하고 진도를 따라가기에만 급급했습니다. 통계학과 재정학의 경우 학교 수업을 통해서 공부하였고, 이때 학원 강의를 듣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재정학과 통계학도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2006년 1학기에도 학교를 다니면서 앞서 공부한 부분을 추가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역시나 학과와 고시공부를 병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1차 시험에 합격하였지만 사실상 공부의 수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기 때문에 2차 준비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2006년 2학기부터 1년 간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고시공부에 돌입했습니다. 녹두에 독서실을 잡고 학원 강의를 수강하며 스터디를 조직하였습니다. 학원의 경우, 1순환을 전과목 따라가면서 그 내용을 이해하고자 노력했고 처음으로 모의고사에도 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스터디는 사회과학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던 선배들과 함께 다섯 명이서 구성을 하였는데, 이 분들 중 두 명이 2007년에 합격하였습니다. 2순환은 수강하지 않고 그 기간 동안 스터디원들과 함께 꾸준히 2차 과목 문제를 풀면서 PSAT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확실히 이 기간 동안에 가장 실력이 많이 는 것 같고, 나름대로는 자신감도 생겨서 2007년 2차를 겨냥하고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 결과, 운 좋게도 2007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 1차 시험에 모두 합격하였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3순환을 수강하면서 답안작성을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때부터 저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도 여전히 실력이 매우 부족하였기 때문에 3순환을 수강하는 것은 상당히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스스로는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모범답안과 스스로의 답안의 엄청난 격차를 보면서 많은 좌절감과 회의감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 시작하면서 공직 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생겨났습니다. 군대 간 친구들은 하나둘씩 제대하기 시작하고, 또 몇몇 친구들은 취직 준비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해왔는데 나만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시험에서 정체되어 있다는 압박감이 생겼습니다. 주변사람들의 ‘왜 사서 고생하느냐’라는 말이 진지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심리적으로 약해지자 공부에 충분히 집중할 수 없었고, 이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2차 시험의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결국 이처럼 약해진 상태에서 공부를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2008년 봄 군 입대의 길을 택하였습니다.

이 시기를 돌이켜보면, 어쩌면 제가 너무 조급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에도 분명 단기간에 합격한 분들이 있었고, 저와 같이 공부하던 분들 중에도 저보다 훨씬 앞서가는 분들이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충분한 공부 시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을 잃어간 것이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은 듯합니다.


또한, 행정고시에 대한 충분한 확신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고시공부를 시작한 것도 하나의 문제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충분히 고민을 해보고 선택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면서 끝까지 스스로를 괴롭힌 생각은 ‘왜 수많은 직업 중에서 이 직업인가’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대해서는 군 생활을 하면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시금 스스로에 대해 깊이 성찰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2. 군대 시절(2008년 3월~2010년 5월)

저는 송탄에 있는 공군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였습니다. 처음 이병, 일병 때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지만, 상병이 되고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다시금 놓고 있던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취직하거나 취직 준비를 시작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점부터 진로고민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저를 놓아주지 않은 것은 공직에 대한 미련이었습니다. 끝까지 덤벼보지 않고 제풀에 지쳐서 포기한 데 대한 자괴감도 한 몫 했겠지만, 생각을 거듭할수록 제가 고시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공직자의 모습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제각기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지만, 한번 뿐인 삶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공익’을 위해 살아가는 공직자의 삶이 여전히 매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당시 틈틈이 일기를 썼었는데 그 한 구절을 가져와 봅니다.


“그간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다. 고시는 이미 사라져버린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고시도, 다시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대안이 아닐까?’라고 생각한 그 순간..나는 이미 내가 다시 고시를 시작해야할 수많은 이유를 발견하고 알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뛰고 있다..”

결국 다시금 고시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하고 병장 때부터는 주말을 이용해서 예전에 쌓아두었던 자료들을 조금씩 공부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많은 시간을 공부할 수는 없었지만 공부했던 내용을 조금이라도 상기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3. 제대 후(2010년 5월~2011년 11월)

제대 후 한동안 지인들을 만난 후 본격적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여동생이 노량진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혼자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외로움을 덜어주고자 노량진으로 독서실을 잡았습니다. 그곳에서 먼저 그간 쌓아두었던 자료들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복습했습니다. 잊어버린 부분도 많았지만 기본서부터 충실하게 읽으면서 시작하니 차차 실력을 회복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험관련 자료는 가끔씩 신림동에 들러 한꺼번에 구매하였고, 강의는 인터넷을 통해 지난해 행정학 3순환을 수강했습니다. 이렇게 혼자서 공부를 하다가 동생의 시험이 끝나고부터는 학교 중앙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남은 수험생활 내내 그곳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중앙도서관으로 옮긴 후부터 2차를 준비하기 위한 스터디를 구성했습니다. 친구와 후배들을 합쳐 4명이 스터디를 구성하여 주중 매일 모여 모의고사 문제를 함께 풀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0년 2학기 당시 학교에 복학을 하였기 때문에 학과와 병행하느라 역시 힘든 점이 많았지만, 수업이 끝나고 중앙도서관으로 돌아와 공부 및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1차 스터디는 2학기가 끝나고 12월경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역시 매일아침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를 풀고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공부 방법과 관련하여서는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1차 시험을 치르고 나서도 2차 스터디를 계속하였습니다. 방식은 동일하게 매일 모의고사를 풀고 피드백하고 난 후, 개인적으로 질문사항이 있으면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각자의 3순환 학원 강의 수강 스케줄을 피해서 때로는 오전에, 때로는 오후나 저녁에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3순환은 행정법만 수강했기 때문에 주로 스터디에 가장 많은 집중력을 할애하였습니다.

제대 후부터 2차 시험을 치른 2011년 7월까지가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열심히 공부해본 기간인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중앙도서관에 도착하여 밤 11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계속하였고, 일요일 하루는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집중력을 가장 중시해서 무리하게 시간을 늘리기 보다는 정해진 공부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Ⅲ. 공부 방법

제가 고시공부를 하면서, 또 많은 선배님들의 수기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고시 공부의 방법은 정말 다양하고, 그 중 반드시 어떤 방법이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저의 공부 방법 역시도 그 중 하나일 뿐이므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PSAT

PSAT의 경우 정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군 입대 전 입법고시 1차 합격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스터디를 구성하여 처음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 상당 회차에서 커트라인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PSAT의 난이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시간 내에 문제를 모두 푸는 것은 저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문제만 확실히 풀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사고의 오류를 바로잡는데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PSAT는 논리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토론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원 강의 수강보다는 스터디원들과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서 논리적 오류를 바로잡는 것을 중시했습니다. 매일 아침 지난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를 풀고,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 문제를 분석하였습니다. 틀린 문제의 경우 왜 틀렸는지, 우리가 골랐던 답안은 왜 정답이 될 수 없는지를 이해가 될 때까지 토론하였고, 특히 기출문제의 경우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언어논리의 경우, 제가 느끼기에는 최근 경향상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입법고시는 많은 양의 지문을 속독하고 그 핵심을 파악해내는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행정고시는 지문에 녹아있는 논리를 철저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행정고시 언어논리에 보다 집중하여 철저한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책은 박영사에서 출간된 W.C.Salmon의 <논리학>입니다. 사실 논리학과 관련하여 시중에 많은 책이 나와 있고, 제가 다른 책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저는 이 책으로 논리학의 기초를 다졌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자료해석의 경우에는 이론적 바탕과 효과적인 접근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신헌 선생님의 기본서를 숙독하였습니다. 그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숙달하고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이를 적용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상황판단의 경우, 어떠한 방법이 효과적인지 사실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매 해 출제되는 유형의 비중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 듯하여 황영진 외 저 <독학 PSAT상황판단>을 보며 기초를 다진 후에는 기출문제들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나름의 접근방법을 만들어보려고 고심했습니다.
 
시험보기 1주일을 앞두고는 컨디션 조절이 단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루에 한 과목만 기출문제를 풀고 남은 시간동안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했습니다. 특히 2010년 기출문제는 그때까지 풀지 않고 남겨두었다가 실전 감각을 키우는데 활용했습니다.

2. 2차 과목

(1) 경제학

1)전반적 공부 방법

학원 강의는 입대 전에 황종휴 선생님의 1순환, 김진욱 선생님의 3순환을 듣고 제대 후에는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제대 후 김진욱 선생님의 <미시경제학의 Zip>과 <거시경제학의 Zip>을 단권화 교재로 삼고 기본서의 추가적 내용이나 모의고사의 내용 중 필요하다 싶은 부분을 끼워넣었습니다. 제가 본 교재는 미시경제학은 이준구 교수님과 이영환 교수님의 교과서, 거시경제학은 정운찬 김영식 교수님, 이우헌 교수님의 교과서입니다.


 먼저 미시경제학의 경우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한 후부터는 교과서 보다는 <미시경제학의 Zip>을 반복해서 보면서 답안 작성의 틀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각 목차와 관련해 의의-수식-그래프-함의의 틀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약간의 추가적인 설명 및 주의사항만 덧붙여 나갔습니다. 또한 미시경제학의 경우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중에 있는 모의고사를 거의 다 풀어보려고 하였고 이에 더하여 황종휴 선생님의 <미시경제학 Practice Book>도 풀어보았습니다. 이 중 틀리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스터디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거시경제학의 경우에는 한 교과서를 확실하게 선택하고 그 논리를 완전히 체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제가 주 교재로 선택한 정운찬 저를 스스로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고, 첨부된 연습문제도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사실 다른 교과서를 보는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만, 다른 체계를 택하기보다는 한 체계로 확실히 밀고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우헌 교수님의 책은 내용적으로 덧붙여지는 부분을 중심으로 발췌독 하였고, 답안 작성용 체계를 세우는 것은 <거시경제학의 Zip>에 전적으로 의존하였습니다. 다만, 각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새로운 논점들을 덧붙이고, 추가적인 설명을 보완하여 거의 개인 서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단권화하였습니다.
 
2)답안 작성

답안과 관련하여서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의의-수식-그래프-함의의 틀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제의 유형이 워낙 다양하고 풀이 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되도록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앞선 선배님들이 강조하시듯이 그래프를 잘 설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각 곡선이 왜 이동하는지, 각 교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그래프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의에서는 문제와 현실경제를 연계시키기 위해서 신문 기사 등을 공부했습니다만, 실전에서는 문제가 묻는 것에 답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에 많은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2)행정법

1) 전반적 공부 방법

학원강의로 입대 전에 김정일 강사님의 기본강의와 1순환 강의를 들었고, 제대 후에는 김기홍 선생님의 3순환 강의를 실강으로 들었습니다.


제 공부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교과서를 선택하여 그 논리의 흐름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드려 노력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주위의 친구들이 ‘너 때문에 홍정선 교수님 부자되겠다’고 놀릴 정도로 공부기간 동안 홍정선 교수님의 05년, 06년, 08년, 10년, 11년판을 구매하여 읽었습니다. 교과서의 선택에는 개인적인 선호가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저의 경우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체계와 군더더기 없는 설명이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끝까지 이 책만을 밀고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홍정선 저를 중심으로 강의하시는 김기홍 선생님의 3순환 강의를 따라가게 되었고, 여기서도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순환 정리집의 컴팩트함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판례문구의 제시, 강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질문을 해결해주시는 것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저도 행정법에 있어 다양한 시각을 접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사례집만큼은 김연태 사례집을 보았습니다. 이 책 역시도 비록 직접 실제 답안에 활용하기에는 조금 긴 감이 있지만 행정법 사례풀이의 논리를 익히는데는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홍정선 저의 체계를 잃지 않기 위해 두 분의 학설이 충돌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홍정선 저의 내용을 끼워 넣었습니다.


막판에는 내용 측면에서는 그동안 단권화해둔 김기홍 선생님의 3순환 강의교재만을 완벽하게 암기하려고 생각하였고, 대신 다른 선생님들의 모의고사를 충분히 풀어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스터디원들 모두가 다른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문제를 푼 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이 정말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2)답안 작성

행정법 답안 작성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존재하므로 저도 어떤 방법이 실제로 가장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론을 충실하게 쓰는 것을, 어떤 분은 판례를 충실하게 쓰는 것을, 어떤 분은 자신의 의견을 충실하게 쓰는 것을 강조하신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시간과 지면이 제약되어 있다면 판례를 충실하게 쓰는 것을 가장 중시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떠한 선생님의 수업을 듣던 간에 막판에는 실전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도 쓸 수 있도록 내용을 숙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듣기로 신림동에서 강의하시는 선생님들이 대부분 충분히 정립된 답안작성 체계와 틀을 갖고 계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선택한 선생님의 체계를 철저하게 암기하고, 다양한 사례문제를 통해 이를 적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입대 전에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져서 다른 책을 다양하게 공부하려 하였는데, 오히려 방대한 행정법의 세계 속에서 길을 잃고 체계를 잡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3)행정학

1) 전반적 공부 방법

제 주위의 많은 분들이 갖고 계시는 공통된 의견과 같이, 행정학은 저에게도 체계를 세우기가 참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특히 입대 전에는 행정학 때문에 종종 전의를 상실할 만큼 행정학을 지루하고 어려운 과목으로 느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교수님들께서 신림동에서 강의를 하시면서 이러한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박경효 교수님의 2순환과 3순환을 들었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재로는 유민봉 교수님의 <한국행정학>, 정정길 교수님의 <행정학의 새로운 이해>를 읽었고, 박경효 교수님의 <재미있는 행정학>을 통해 행정학 체계를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저의 개인 서브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각 논제에 대해 줄글로 정리한 서브를 만들기보다는 각 논제의 핵심 키워드, 핵심 이론, 사례 등을 정리한 컴팩트한 서브를 만들고, 그 내용을 위 교과서들과 연계시키면서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의의는 타 과목에 비해서 직관적으로 암기하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플래시 카드를 별도로 만들어서 암기했습니다.


막판에는 각 선생님들의 모의고사를 풀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는데, 개인적으로는 송윤현 교수님의 모의고사를 통해 문제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2)답안 작성

행정학의 경우 답안 작성이 정말로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무엇을 얼마냐 알고 있느냐’ 못지않게 ‘문제가 묻고 있는 것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스터디를 통해 각자 문제를 풀어보고 그 접근 방식을 비교해봄으로써 해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 스터디의 행정학 피드백의 특징은 내용적인 측면을 지적하고 보충하려하기보다 글이 논리적으로 문제의 물음에 답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었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려서 답안의 양이 줄어들더라도 문제를 충분히 파악하고 논점을 일탈하지 않는데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4)재정학

1) 전반적 공부 방법


재정학은 입대 전에 김진욱 선생님의 1순환, 3순환 강의를 들었고, 제대 이후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교과서는 이준구 교수님 책을 중심으로 하여 임봉욱 교수님 책을 발췌독 하였고 단권화는 김진욱 선생님 3순환 자료를 중심으로 하였습니다. 다만 이준구 교수님의 각 챕터별 핵심 내용을 A4용지 두 장 정도 분량으로 손으로 정리하여 단권화 자료에 끼워 넣음으로써 막판에는 교과서를 다시 볼 일이 없이 서브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에 더해 임봉욱 교수님의 신판 교과서에 나온 새로운 논점들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읽은 후에 최대한 짧게 정리하여 단권화 자료에 첨부하였습니다. 또한 건강보험, EITC 등 최근 큰 이슈가 된 논제들은 개인적으로도 인터넷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조사하여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항목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재정학 역시도 스터디를 통한 토론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모의고사 수가 적은 재정학의 특성 상 시중에 있는 모든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들어간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풀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답안 작성의 질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2) 답안 작성

재정학 답안 작성의 경우 전반적인 내용은 경제학과 동일하기 때문에 반복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다만, 재정학의 경우 특징적인 것은 경제학에 비해 함의와 실증연구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여 주요 수치 및 최근 관련 뉴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실증연구의 경우 작은 노트에 실전에서 그대로 쓸 분량만큼만 직접 정리하여 시험 직전까지 집중적으로 암기하였습니다.

(5) 통계학

1) 전반적 공부 방법


통계학은 많은 분들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하시는 것처럼 위험성이 높아서 끝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저의 경우 실제로 지난 기출문제들 중에서 매우 어려웠거나 예상 범위 밖에서 출제된 문제는 상당 시간을 고민해도 손도 대지 못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통계학 선택자들이 고민하는 바와 같이 경제학에서 국제경제학 분야도 출제 가능하다보니 국제경제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경제학을 선택한 친구들의 이야기에 비해 범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문제를 제대로 풀 경우 고득점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통계학의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이번 시험에서 통계학의 고득점이 좋은 성적을 받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통계학 공부는 학교에서 경제통계학과 계량경제학 과목을 수강하고, 기본서로 김우철 외 저 <현대통계학>과 송문섭 외 저 <수리통계학>을 보았고 대부분의 내용은 <고고씽 통계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고시공부를 시작하던 당시에는 <고고씽 통계학>과 같이 집약된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통계학 공부를 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정말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특히 문제편의 각 문제들은 모두 이해하고자 노력하였고, 답안 연습도 이 책의 체계를 따라 공부했습니다. <현대통계학>과 <수리통계학>의 내용들은 충분히 이해하였다는 생각이 들면 <고고씽 통계학>의 이론편에 단권화시켰습니다. 다만, <수리통계학>의 내용 중 너무 어렵거나 범위를 벗어난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제외하였습니다.

2) 답안 작성

통계학의 장점 중 하나가 답안 작성에 지나치게 구애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수학 문제를 풀듯이 정밀한 풀이과정과 논리 흐름을 보여주면 충분하고 반드시 맞는 답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실전에서도 다른 과목과 달리 2시간 중 1시간을 온전히 문제 풀이에 투자하였고, 남은 1시간 동안 풀이과정을 그대로 적는다는 기분으로 서술하였습니다.

Ⅳ. 나가며

수기를 쓰고 나서 다시금 읽어보니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제넘은 말을 많이 한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다만, 저를 비롯해 제 주변의 많은 수험생들이 끊임없는 고민과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말이지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이 길을 읽으신 수험생 분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 역시도 이런 글을 쓴 것에 부끄럽지 않게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에 임하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공부기간 동안, 아니 평생에 걸쳐 저를 응원해주시고 저의 힘이 되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 과분한 영광을 받게 된 것은 그분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밤낮으로 저를 걱정하시고 끝없는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 동생, 여자 친구에게 먼저 감사드립니다. 저를 믿고 항상 응원해 주시는 친척분들, 은사님들, 동네 소꿉친구들, 중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들, 도모지 사람들, 동문회 사람들, 자랑스런 31전대원들과 공부하는 동안 고락을 함께한 합격 3인방, 1차 고시모지 스터디, 2차 손이호화 스터디, 3차 전원합격 스터디원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