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선 한림법학원
예전에 어떤 꼬마가 제게 곧 사게 될 컴퓨터에 대해서 자랑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세상에서 제일루 좋은 컴퓨터를 살꺼예요.”하고 말이지요. 그 얼굴에는 자부심과 기대, 그리고 행복함이 가득했었지요. 하긴, 초등학생에게 ‘컴퓨터’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컴퓨터와는 또 다른 의미이니 말이지요. 그 행복해하던 얼굴이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세상에서 제일루”
사실, 이 말보다 더 근사한 말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 말 속에는 설레임과 자부심이 숨겨져 있으니까요. 돌아보면 저도 어린 시절에는 늘 제일 좋은 것을 갖고 싶어 했었네요. 하지만 우리네 사는 것이,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제일 좋은 것이란 없다는 것. 제일 좋은 것이란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요.
얼마 전에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시험이란 것이 늘 그렇듯, 뜻을 이루신 분도, 그렇지 못하신 분들도 계셨겠지요. 들리는 이야기로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할 듯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계신 것으로 같습니다. 이제 사법시험의 경우에는 점차 좁은 문이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예요. 하지만, 뜻을 이루셨든 재도전을 하시게 되시든 다른 선택을 하셔야 하든, 우리 모두는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출발 앞에서 저는 이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바로 ‘세상에서 제일루’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가치는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구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야박한 말을 하기도 하는 것이 세상인심이기도 하지만, 그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세상의 진리이기도 합니다. 인생이란 ‘점’의 문제만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선’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어떤 ‘결과’ 자체만으로 인생이 평가될 수만은 없는 법입니다. 사람의 삶이란, 인생이란 계속 이어지고 있고, 그렇게 계속 나아가기 마련이니까요. 단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출발점에서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 인생 속에서 가장 귀한 의미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새로운 인생에서 가장 자기 자신답게, ‘세상에서 제일루’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들로 순간순간의 삶을 채워나가셨으면 좋겠네요. 어떤 결과를 얻어야만 비로소 행복해지는 것이 행복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행복이란, 지금 행복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순간순간 행복해야 진짜 행복한 것이니까요. 새로운 기회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사실의 설레임과, 고단할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날들 속에서 느끼는 희열과 기쁨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니까요. 그리고 그 행복은 가장 자기 자신다울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이기에,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진실할 때라면 누구든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한 법이지요.
어떤 상황에서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지라도, 절대 두려워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이상의 아름다운 가치를 갖고 계시니 말이예요.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의 열정과 그 순수한 마음을 기억하실 수 있다면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분명 훗날 자랑스런 긍지가 되시리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어떤 결과를 통해서만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닌, 살아 숨쉬는 그 모든 순간순간 행복한 진짜 행복을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찬찬히 생각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꾸려나간다면 그야말로 ‘세상에서 제일루’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전도 결과도 모두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에 불과합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은 결국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방편에 다름없지요. 그 모든 것은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일 뿐, 우리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여러분. 바로 여러분 자체일 뿐이니까요. 최선을 다한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과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으신 분들이니까요.
세상에서 제일루 자랑스러운 사람, 바로 여러분들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