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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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탐방기
  • 김현
  • 승인 2011.09.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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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필자는 가나안농군학교를 창시한 김용기선생을 기념하여 설립한 봉사단체인 일가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다. 일가재단은 매년 공익봉사를 많이 한 사람에게 일가상을 수여하며 특히 최근에는 진취적이고 모범적인 청년봉사자에게 청년일가상을 수여하여 격려하고 있다. 필자는 7월 중순에 몽골에서 봉사하고 있는 제1회 일가청년상 수상자 조현주 지구촌나눔운동 몽골사업소장을 격려차 방문하였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버스로 두 시간 걸리는 자르갈란트(행복의 땅) 소재 조소장의 농장을 방문하였다. 높은 산들로 아늑하게 둘러싸인 15,000평의 농장에는 아담한 본부 건물과 큼직한 손님용 게르 캠프(이동 가옥)가 두 개 있었다.  몽골인들은 육류를 주식으로 하여 채소를 거의 먹지 않으므로 수명이 짧은 편이다. 이것의 폐해를 인식하게 되어 최근 도시 지역에서부터 채소를 먹기 시작했다. 조선교사는 이에 착안하여 한국식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고추, 호박 등 채소경작에 성공하여 인근 마을에 전파시켰다. 또 그가 운영하는 가축은행은 주민이 가축을 매입하여 번식시켜 재산을 증식시킬 수 있도록 18개월 상환 조건으로 소액융자를 해주고, 주민문화센터에서 주민을 교육시키며, 지역사회에 기여할 지도자 양성, 식수개발, 소득향상을 위한 시범마을 운영, 보건 위생 수준 향상 등의 일을 하고 있었다. 강사와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그에게 공감이 갔다.


조소장과 함께 인근 마을 주민을 방문하여 그들의 게르 캠프에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마유주(말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음료)와 새큼한 초이바 과자를 맛보았다. 낮에는 매우 덥기 때문에 땅을 파서 만든 작은 토굴 속에 개를 쉬게 한다. 가축이 먹을 풀이 떨어지면 게르 캠프를 철수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데 불과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니 그 신속성이 놀랍다. 조소장은 뜻한 바 있어 젊은 시절에 방글라데시에 건너가 3년, 그 후 몽골에서 10년 동안 봉사하면서 몽골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등 현지화에 성공한 해외봉사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그가 좀더 큰 일에 쓰여지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울란바토르의 이태준 기념공원이 인상깊었다.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한 이태준선생은 마지막 몽고 황제의 어의였으며 의료봉사와 항일투쟁을 하다가 1920년대 말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깝게 순국하였는데 지금도 몽골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기념공원이 잘 관리되고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울란바토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꽤 높은 산에는 전승기념탑이 세워져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대항하여 싸운 몽골 장병들, 그리고 몽골을 적극 지원했던 구 소련군에 감사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아름다운 휴양지 테렐지 지역에는 푸른 강과 대초원이 기암괴석 절벽을 병풍삼아 펼쳐져 있었다. 몽골의 초원은 참으로 아름다워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다양한 들꽃과 에델바이스가 수없이 피어 있었다. 대초원 속에서의 승마체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걸으므로 다소 답답하였으나 일단 속보를 시작하니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 않고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고삐를 당겨 말의 속도를 늦추려니 매우 분주하여 땀이 났다. 

 
몽골 사람들은 몽골어를 사용하지만 글자는 러시아문자를 사용하고 있어서 문맹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아마도 몽골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1920년대에 건국했을 때 러시아가 도와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몽골과 우리나라는 같은 우랄알타이 어족으로서 서로 통하므로 몽골인들은 한글을 쉽게 깨친다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 문자 대신 한글을 사용하면 훨씬 도움이 될텐데 하고 생각해 보았다. 몽골의 인구는 300만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면적은 한반도의 일곱 배나 되는 큰 나라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몽골은 경제, 법률, 문화 여러 분야에 걸쳐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인데, 조현주소장과 같이 일선에서 활약하는 개척자들의 활약상을 보니 매우 흐뭇하였고 훌륭한 인재를 발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의 강인한 개척정신이 몽골에까지 뿌리내린 것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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