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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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이 되는 길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1.08.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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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섭 유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법조인이 되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매년 수많은 수험생이 도전하지만 선택된 소수만이 합격의 관문을 통과합니다. 왜 이렇게 수많은 젊은 학생들이 법조인이 되려고 청춘을 바치는 것일까요? 법조인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사명을 가진 법률전문직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 공동체를 지켜내는 숭고한 책임이자 특권입니다. 그래서 법조인은 자신의 평생을 바칠만한 긍정적 가치를 가진 직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에 법조인이 되는 길은 사법시험 외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두 갈래 길이 되었습니다. 내년 초에는 로스쿨 1기생이 변호사시험을 마치고, 드디어 사회에 진출합니다. 사법연수생 역시 2017년까지 꾸준히 배출됩니다. 길은 둘이지만, 금세 법조계라는 바다에서 모두 만나게 됩니다.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출신 두 영역의 법조인들은, 앞으로 사회 각 부문에서 선의(善意) 경쟁의 관계로 돌입할 것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것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지혜를 발휘하여 서로 화합하고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봅니다.


법조계 영역이 예전에 비해 크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바다가 넓어지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새로 배출되는 젊은 법조인 여러분은 서초동 법조타운에만 몰려들던 기성 법조의 모습을 답습해서는 안됩니다. 무엇보다도 민간기업, 경제 분야에 진출이 크게 확대되어야 합니다. 문화예술, 과학기술 분야에 조예 깊은 법조인도 크게 늘어야 합니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도 양심적인 새 세대 지도자 그룹으로 발돋움해야 합니다. 풀뿌리 읍·면·동에 무변촌을 일소해야 하고,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해외 부문 진출도 가속화하여야 합니다.


과거 법조계는 획일적 단일문화가 주류였습니다. 1등 문화가 오래 지배해 왔습니다. 특히 법원, 검찰에 임관할 적에는 성적순 서열이 평생을 따라다니다시피 했습니다. 재야법조도 그에 못지않게 학연·지연·혈연이 강조되고, 소수 출신은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하지만 로스쿨 문화는 그런 획일적 문화가 아닙니다. 창의성과 다양성이 강조되며, 각 대학별 특성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입니다. 사법연수원 역시 20세기 산업사회를 지켜온 법조전통의 맥을 이어나가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과감히 단일문화를 탈피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격변 가운데 한결같이 지켜야할 법조인의 덕목(德目)은 무엇일까요? 저는 “진실과 정성”을 꼽고 싶습니다. 법조인은 실체적 진실을 다루는 직업입니다.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면, 법률과 판례를 아무리 들어대어도 막연한 법리공방에 그쳐 모래 위에 쌓은 성(城)이 되고 맙니다. 사소한 사건이라도 진실 발견에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끈기가 있어야, 어려운 현안사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끈기와 정성이 함께 해야 새로운 법률이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일반 사회에서는 법조인 하면 노블리스 오블리제, 법조윤리, 도덕성과 같은 단어를 많이 떠올립니다. 그만큼 국민의 기대가 큰 직업이 법조인입니다. 이런 고도의 윤리성 못지않게 여러분께 실존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바로 “창조력”입니다. 새 시대는 창조의 시대입니다. 법률문화 역시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사회는 지금, 창조력 있는 법조인이 많이 배출되어 활약해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가뭄’의 비유를 들어봅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 우물 두 개가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평소 두 우물에서 사이좋게 물을 퍼다가 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가뭄이 들어서 우물 하나의 물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나머지 우물 하나를 두고 마을사람은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젊은이는 물이 있을만한 곳을 조용히 찾아 나섰습니다. 가서 힘차게 우물을 팠습니다. 거기에서 드디어 물이 솟아나왔습니다. 기쁨의 물이 터져 나오자, 온 마을 사람을 불러와 함께 마시고 즐겼습니다.


예비법조인 여러분, 마른 우물은 이제 그만 쳐다보시고, 부디 새로운 법률문화의 창조자가 되길 바랍니다. 부디 새 시대를 만드는 자의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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