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전쟁, 민주주의, 휴머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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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전쟁, 민주주의, 휴머니티
  • 법률저널
  • 승인 2011.08.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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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아시나요? (1)

신희섭 베리타스

이어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나요? 인터넷의 위키피디아에 이어도의 위치를 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이어도(離於島), 파랑도(波浪島) 혹은 소코트라 암초(영어: Socotra Rock), 쑤옌자오(중국어 간체: ?岩礁, 정체: 蘇岩礁)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마라도(馬羅島)로부터 남서쪽으로 149km 거리에 있는 암초이다. 동중국해 북서쪽에 위치하여 있다.”(출처 : 위키피디아)

이어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알고 있나요? 지난 7월 26일 중국은 이어도 부근에서 인양작업을 벌이는 한국의 바지선과 예인선에 대해 관공선을 보내 작업중단을 요구했다. 중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많은 관심이 독도에 쏟아질 때 서남해상의 이어도는 중국도발을 외롭게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정학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은 너무 잘 알려져있다. 일본은 한반도 해역 대부분을 포위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중국이 포위망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국이면서 높은 대외 무역의존도를 가진 한국은 외국시장이 없으면 살아가기가 어렵다. 게다가 수입과 수출 물동량의 99.8%가 해상수송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해상수송로가 우리의 생명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생명줄이자 목줄인 해상수송로는 대부분이 제주해역을 통과한다. 즉 우리의 목줄이 길게 제주를 거치면서 일본과 중국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해 말라카해협으로 이르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제법 많이 성장해서 이제 세계국가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대륙국가 중국과 러시아의 사이에 해양국가 일본에 끼어있다. 이 조건은 별로 변하지 않아서 과거 우리 역사가 수많은 침략과 수탈을 경험했던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잘 살아남았고 국민소득 2만불을 이루었고 한류드라마를 세계 곳곳에 팔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한국사람들 대단하다.

요즘 제주도의 강정마을이 뜨겁다. 더운 날씨때문 만은 아니다.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군기지건설에 반대를 하고 경찰의 출동하여 사람들을 연행하고 있다. 시민단체들과 영화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단체들까지 가세하였다. 요즘 잘나가는 지식인 노암 촘스키까지 나서서 지원사격을 하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서 보수단체들과 군사전문가들은 제주기지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신문지상과 인터넷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들은 이야기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영화인의 주장이다. “북한을 막는데 도대체 왜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하나요?” 얼마나 재기발랄한 질문인가? 게다가 논리적이기도 하다.

북한을 막기 위해서 한국의 해군은 평택에 제 2함대와 동해에 제 1함대를 두고 있다. 그리고 남해안에는 목포 3함대가 있다. 그러니 제주까지 해군기지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돈들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쓸모없는 일인가? 그런데 지정학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신라부터 감안해도 1500년 정도의 기간을-시기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중국의 지배를 받아왔다. 그리고 근대로 진입할 때 일본으로부터 개항부터 해방까지 70년 정도의 지배를 받아왔다. 그리고 냉전과 전쟁이후 미국의 영향력하에서 살아오고 있다.

지정학은 우리가 얼마나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한다. 그뿐 아니라 그 조건이 지속되면 앞으로도 얼마나 지난한 삶을 살지 이야기 해준다. 우리에게는 중국과 일본이 항상 옆에 있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우리에게 미래와 미래 생존에 관련된 생각을 하게 한다.

북한이 “나 죽지 않았다”고 작년에 두 번이나 알려준 것을 감안할 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전력증강에 상당부분을 북한의 국지적 도발과 비대칭적 위협에 대비하기로 바꾼 것은 이해가 되는 일이다. 하지만 역사의 큰 흐름을 보자. 일본의 성장은 미국의 관리하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군사력을 증강시켰고 역사문제와 영유권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제는 관리되지 않는 거대한 국가가 재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부쩍 커진 자신감에 넘어 거만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실재로도 중국은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와 영토사업을 진행하며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중국이 항모와 잠수함부대를 구축하며 대양해군을 키우고 있다. 일본이 대양해군을 지향한것은 오랜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은 지리적으로 행상이 포위되어 있는 한국에게는 매우 끔찍한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상선을 지켜야 하는 때가 오면 이 끔찍할 것으로 기대되는 예측은 현실이 될 것이다. 즉 미국이 현재의 해군력을 통해서 해상수로를 지켜주는 역할을 포기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우리 배들을 말라카 해협의 해적들로 부터도 보호해야 하지만 일본과 중국의 영향력에서도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음울한 미래상이 진짜 먼 일일까?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4대강 사업처럼 전시행정을 하기 위한 목적에 의한 것은 아니다. 지역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도 아니다. 지도를 두고 볼 때 이 정책의 목표는 단순하다. 장기적으로 펼쳐질지 모르는 태평양시대에 맞추어서 우리 해상수송로를 방어하면서 우리의 전략적 이점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어도에서 분쟁이 생길 경우 부산에서 보낸 해군기동부대보다 제주에서 보낸 기동부대는 13시간 빨리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갯벌이 많고 좁은 단 한 개의 수로만을 가진 목포 3함대에는 큰 함정이 드나들 수 없기 때문에 해군병력을 출동시키는 것 자체도 어렵다고 한다.

민간의 군사전문가를 청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면 미중간 갈등을 가져와서 ‘평화의 섬’ 제주를 위험하게 만들 것이고 더 나가 제주도를 가장 먼저 공격하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생각을 해보자. 미국과 중국이 제주가 없으면 안 다툴까? 제주 때문에 다툴까?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다툰다면 그것은 제주가 있건 없건의 문제를 넘어서며 한국이 있건 없건 싸우게 될 것이다. 이들은 말그대로 초강대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강대국의 계산속에 제주도는 전쟁을 야기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제주 때문에 좀 더 빨리 이 두 나라가 싸우게 될까? 이 역시 아니다. 초강대국이 그렇게 단순하게 싸우지도 않고 작은 섬의 작은 항구 때문에 전쟁을 신속하게 결정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제주에 항구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끼지 않아도 될 이들의 전쟁에 끼어들게 될 것인가? 이것도 아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다투게 되고 그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 그것은 제주도와 무관하다. 그럼 제주도는 미국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인가? 또 중국에게는 전략으로 엄청난 부담을 주는 항구인가? 제주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 고려는 되겠지만 미국은 괌, 오키나와와 같은 전략의 중심(hub base)기지가 있다. 이들에게 단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가질 수도 있는 제주도는 우리에게는 대단히 중요하다.

항구와 관련된 역사를 잠깐 들여다보자. 미국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벌이기 전에 일본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서 태평양함대를 진주만에 배치함으로서 지리적 거리를 줄이면서 작전의 범위를 확대했다. 그래서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함으로서 전쟁을 시작했다. 진주만이 없었으면 일본은 전쟁을 안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은 미국의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 미국령인 필리핀을 공격하고 하와이를 점령했을 것이다. 전쟁은 섬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주해군기지와 관련된 사안에서 쟁점들 몇 가지와 결과주의의 문제를 이야기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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