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사법시험과 로스쿨 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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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사법시험과 로스쿨 학점
  • 법률저널
  • 승인 2011.07.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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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에는 학력 등 특별한 제약이 없다. 단지 법학과목 35학점 이상 이수자이면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고 하기 나름에 따라 합격이 보장된다. 단지 객관적인 시험성적으로만 법조인이 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보니 사법시험 시험장의 분위기는 살벌하기 그지없다. 시험관리감독의 일체의 허술함도 용납하지 않는다.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또 시험주관이 예전 행정자치부에서 2002년 법무부로 이전되면서부터 고사장에서의 ‘시험시간 지키기’는 철두철미하다.


단 몇 초라도 감독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땐, 여차 없이 시험지는 압수하고 퇴출된다. 그래야 응시생 모두가 수긍하기 때문이다. 자칫 감독관의 임의재량이 펼쳐지면 항의가 거세다. 과거 10여년전까지는 “일 년 농사인데…”라며 어느 정도 봐주기도 있었고 응시생들도 호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경쟁사회의 각박함은 이제 결코 용납하지 않는 세태다.


비단 사법시험만이 아니다. 모든 국가, 자격시험 등 동등한 자격에서 일제히 치르는 시험에서는 공정한 게임이 적용되고 있다.


‘인간미의 각박함’을 떠나, 자유경쟁에서는 공정함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이미 수험행정에 정착됐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각 로스쿨의 학사관리가 강화되면서 학점관리에 대한 학생들의 신경이 날카롭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최근에는 “살벌한 로스쿨… 동료가 답안 늦게 내자 집단 항의”라는 모 언론의 기사가 회자되고 있다.


사회 일반인들로부터는 법조인들이 될 사람들이 너무 각박하고 이기적이지 않나 라는 기우도 있지만 로스쿨 재학생, 나아가 대다수 수험생들은 당연한 항의라고 결론들을 내리고 있다. 당연지사에 가깝다. 특히 법을 공부하는데, 지극히 합리적 사고일 것이다.


이젠 로스쿨생들에게는 향후 가장 객관적인 스펙은 학점이 된다. 변호사시험의 성적이 공개되지 않는데다 학점이 A부터 D까지 강요를 받아야 하는 마당에, 학점에 울고 웃는 현실을 직면하고 있기에 이들의 심정을 족히 이해하고도 남을 일이다.


일반인들에게 ‘법조인이 될 사람들이 너무 메마르다’는 인식을 어쨌든 불러일으키게 한 것은 로스쿨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내 놔야 하는 것이 세상이치다. 로스쿨은 합격률을 얻고 자칫 메마른 법조인을 배출할지도 모르겠다.

사회는 능력있는 법조인보다 따뜻한 법조인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가정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재차 학사관리강화추진의 재고를 재차 주문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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