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성대 앞질러... 한양대·성대·경희대 감소
상위 5개대의 점유율 하락
 
지난 3일 발표한 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 999명 가운데 대학별 분석에서 서울대의 '독무대'가 한풀 꺾였고, 연세대와 부산대, 이화여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눈에 띄는 특징은 사법시험 1천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울대의 '독과점' 지위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398명이 합격, 40.2%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65명이나 줄어든 333명에 그쳐 33.3%를 차지해 지난해보다 6.9% 포인트(P)나 떨어졌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몇 년간 최악의 사시합격자 점유율이다. 그 동안 서울대는 99년 37.5(278명), 2000년 41.6%(338명), 2001년 40.2%(398명) 등의 합격자 점유율을 보였다.
 
한때 서울대 법대는 81년 이전까지 합격자의 60∼70%를 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합격자 중 서울대 법대 출신은 21.5%. 올해는 177명인 17.7%로 10%대로 떨어졌다. 이는 장차 이곳 출신이 아닌 법조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을 뜻하며 한국 법조계 산실로서의 '서울대 법대'라는 위상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 이번 합격자 분석 결과 두드러진 특징은 연세대의 약진이다. 연세대는 지난해 80명에서 38명이나 증가한 118명이 합격했다. 이는 지난해 합격자 비율이 8.1%에 그쳤던 것이 올해는 11.8%로 3.7%P나 껑충 뛰었다. 또한 고려대의 강세도 계속됐다. 지난해 156명보다 20명이 늘어난 176명으로 합격자 비율이 15.7%에서 17.6%로 1.9%P 증가했다. 서강대는 1명이 증가한 13명이었고 한국외대는 지난해와 같은 13명이었다.
 
이화여대는 성균관대를 앞질러 이번 시험에서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28명에서 11명이나 늘어난 39명으로 34명에 그친 성균관대를 5명차로 7위로 밀어내며 6위에 랭크되면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최근 불고 있는 법조계에서 '우먼파워'의 산실로서 이화여대의 약진은 이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의 경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부산대와 경북대의 약진이 뚜렷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28명에서 40명으로 12명이 증가해 합격자 비율이 1.2%P 늘어나 지방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5위로 껑충 뛰었다. 그 다음으로 경북대가 23명에서 33명으로 10명이 증가해 지방 명문대의 강세를 이어갔다. 또 전남대도 15명에서 18명으로 3명이 증가했다. 최근 합격자가 늘어나고 있는 영남대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3명이 늘어난 9명으로 상승곡선을 이어가면서 지방의 사립 명문대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상승곡선을 이어가면서 상위 4, 5위에 랭크되던 한양대와 성균관대가 지난해보다 각각 11명이 줄어든 56명과 34명으로 크게 떨어져 상승 기세가 꺾였다. 또 경희대(14명), 국민대(5명), 동국대(4명), 조선대(3명), 충북대(2명) 등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분석에서 나타난 특징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부산대 등 상위 5개대의 사시합격자 점유율이 지난해 746명인 75.3%에서 723명인 72.4%로 2.9%P 떨어진 점이다. 이는 합격자수가 늘어나면서 소위 일류대 편중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지방 명문대 출신의 합격자가 늘어난 데다 1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하는 대학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승세는 다양한 장학제도를 통해 고시 준비생들에 대해 대폭적인 지원, 인터넷 강의의 활성화로 서울의 유명강사의 강의를 쉽게 들을 수 있는 등 정보의 균등화가 이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주석기자 seok153@lec.co.kr

<Top 20- 대학별 사시합격자 현황> ※단위: 명

기타 대학 합격자수 ( )지난해 합격자 수
동국대 4(10)
경찰대 4(3)
조선대 3(6)
강원대 3(2)
충북대 2(6)
원광대 2(6)
숭실대 1(4)
※기타 미파악 대학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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