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정답시비 논쟁 사전에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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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정답시비 논쟁 사전에 막아라
  • 법률저널
  • 승인 2011.02.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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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치러지는 제53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이 꼬박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인생의 행로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인 만큼 설 연휴도 잊은 채 1분 1초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잔인한 2월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 마무리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지금은 '모 아니면 도'라는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기존의 학습방향과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본서를 숙지하고 판례의 정확한 내용을 익히는 게 마무리의 요체다. 또한 시간 안배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문항당 할애시간을 잘 못해 시간에 쫓길 경우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관리를 통해 규칙적인 신체리듬을 지켜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자기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남은 일주일의 담금질이 수험생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법무부도 설 연휴가 끝나자 곧바로 합숙출제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사법시험은 시험관리의 공정함과 철저함이 최고 권위의 국가고시라는데 출제를 경험했던 출제위원들은 이견을 달지 않는다. 시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관리 당국인 법무부가 기울이는 노력은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각별하다. 출제위원들은 통상 필수과목의 경우 2주간, 선택과목은 1주간 모처에서 외부와 일절 연락을 끊은 채 고된 출제과정에 들어간다. 수험생 개인의 인생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차대한 시험이다 보니 공정한 출제가 생명이고 이를 책임지는 출제위원들의 부담감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출제위원들은 문항을 출제할 땐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기출문제나 오류 시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한다. 시험이 매년 시행되고 있는데다 시중의 모의고사나 각 대학의 모의시험까지 합치면 '그동안 출제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기도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출제위원과 검토위원들은 문제 출제에서부터 검토에 이르기까지 시험출제 과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난해도 적정한 난도를 유지하면서 대체로 문제의 수준이 고급화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복수정답'이라는 옥의 티를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제경향은 과거 기출문제의 정형화된 지문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판례를 그대로 갖다 붙이는 출제를 지양하고, 단편적인 암기보다는 법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상당한 호평을 얻었다. 게다가 전년도에 형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 정답확정위원회에서 1문항 복수정답이 인정된데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서도 한 문항이 추가로 복수정답으로 인정돼 무려 275명이라는 추가합격자가 발생하면서 사법시험의 신뢰성은 상당한 상처를 받았던 터에 연달아 복수정답이 나왔다.

흠결이 전혀 없는 문제가 출제되길 바라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법학이라는 특성상 이론(異論)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의제기는 불가피하고, 정답 시비가 이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복수정답으로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이의제기된 문제에 대해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특히 출제자의 의도대로 문제를 풀어 맞춘 수험생들이 복수정답으로 인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 또한 복수정답에 해당되지 않은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입게되는 불이익 등을 고려하면 복수정답은 없어져야 한다. 모든 시험의 가장 기본적 원칙은 공정한 경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정답시비의 논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역할이 막중하다. 올해는 시험의 신뢰성과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법무부를 비롯해 출제위원, 검토위원 모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은 다양한 해석과 답안이 가능한 문제는 피해야 한다. 특정 교재에 따라 내용의 옳고 그름이 달라지게 되어, 평균적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문제의 정답을 선정함에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과다한 분량을 줄이고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해야 한다. 속독을 배우거나 문제를 푸는 스킬을 익히도록 조장하는 시험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시간에 쫓겨 '찍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올해는 적정한 난이도를 갖춘 시험이 되도록 시험위원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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