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출제위원 공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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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출제위원 공개를...
  • 법률저널
  • 승인 2002.12.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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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사법시험은 법무부가 처음으로 주관해서 실시되었다. 법무부는 지금까지의 관행을 깨고 출제위원을 비공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제까지 출제위원을 공개하면서 채점방식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아져 출제위원들의 심리적 부담이 컸다는 것이 이유이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출제위원을 공개하다 보니 저명한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선정되는 것을 기피하게 되고 다음 시험에서 출제위원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2차 합격자 발표후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커트라인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수험생들로서는 이른바 '불의타'가 없이 학원 모의고사 등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기에 누구나 합격을 기대했었고, 적어도 점수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을 빗나가는 일이 벌어지자, 불합격자들 중에는 내년에 다시 시험을 치른다 하더라도 어떠한 점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과락으로 인해 실패하게 된 경우에는 과락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한다.
 
법무부로서는 이러저러한 불만을 예견하고 미리 차단시키기 위해 출제위원을 비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험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출제위원의 비공개라는 것만으로 해결 내지는 미봉책도 되진 못한다. 
 
법무부로서는 사법시험을 주관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당장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과락제도의 적정한 운영, 합격점수의 상향화 여부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출제위원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제위원이 공개되지 않고, 따라서 2차시험 채점평도 생략된다면 내년에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로서는 답안작성의 중요한 '가이드'를 상실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계속된 공개로 출제위원을 고사하는 교수들이 많아져 인력풀이 작아진다는 이유도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예처럼 전담 출제위원을 선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2차 시험의 결과에 대한 불만은 요약하자면 자신이 불합격하게 된 원인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과락점수가 커트라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과 합격점수를 상향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채점할 때 점수를 높임으로써 '점수경쟁'이 되면 현재보다는 불만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한다.
 
출제위원의 공개도 그런 맥락에서 채점기준 등을 문의할 수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공개를 지지하는 것이다. 법무부측의 재고를 촉구한다.

/김영진기자 kyj123@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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