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생도 취업한파? 잠재영역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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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생도 취업한파? 잠재영역 많다
  • 법률저널
  • 승인 2011.01.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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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이 사법연수원 수료식이 열렸다. 지난 2년 간의 힘든 연수과정을 잘 견디고 이제 법조인으로서 당당한 첫발을 내딛게 된 수료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사법시험 준비도 그렇지만 일명 ‘마두고등학교’라 불릴 정도로 사법연수원 생활이 더 어렵다는 신고(辛苦)의 과정을 이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축하와 격려는 당연하다. 지난 2년간의 연수원생활이 유익하고 보람찬 시간이기도 했겠지만 동시에 커다란 도전과 시련의 시기였을 것이다. 사법시험을 목표로 법전과 씨름 한 지 몇 해만에 법조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을 모두 마치고 고된 땀방울과 진한 추억이 녹아 있는 사법연수원을 떠나 이제 법조인으로서의 첫걸음 내딛게 되었으니 가슴 뿌듯함을 느낄 터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수료식 분위기가 전례없이 무거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8일 기준으로 전체 수료생 970명 중 취업대상인원(781명) 대비 절반에 가까운 43.9%(343명)가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연수원을 나섰다는 점이다. 수료식에 빈자리가 유독 많았던 점도 가슴 아픈 일이다. 사법연수원은 취업박람회 개최, 진로정보센터의 활성화,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취업지도 등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지만 법률시장 침체의 늪이 깊어지면서 미취업률이 40%대를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연수원을 나서는 그 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 법조계가 겪고 있는 대내외적인 급격한 변화는 새로이 법조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수료 시점을 기준으로 ‘취업한파’라고 언론들이 호들갑을 떨지만 상반기쯤이면 거의 대부분이 취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률가들이 제공하여야 할 서비스의 영역은 송무 분야에 국한된 아니라 활동영역은 무한히 열려있어 기회도 그만큼 많다. 일부에선 법조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심지어 법조인의 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급격하게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걸맞지 않은 과거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연수원을 수료하면 모두 판사·검사·변호사라는 ‘법조 삼륜’의 한 축이 되어 송무에 전념하였던 단순한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료식에서 예비 법조인들에게 기존 직역만을 고수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 법조인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척하라는 법조계 수장들의 주문도 이어졌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법조인의 전통적인 영역뿐 아니라 정부ㆍ기업ㆍ대학 등에도 더욱 활발히 진출해야 한다”며 “법조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적 영역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를 규율하는 각종 법률을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의 각 분야에서 법조인이 관여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법조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귀남 법무부장관도 “21세기에는 전통적인 법률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여러 방면에서 법조인들의 큰 활약이 요구된다”며 “다양화ㆍ전문화된 사회 속에서 자신의 분야를 개발,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용근 사법연수원장 역시 “전통적 법률시장은 포화상태고 법학전문대학원의 출범 등으로 수년 내 더욱 많은 법조인이 배출될 것”이라며 “세계로 뛰어들고 국내에서도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 점에서 사법연수원 성적우수자들이 법원으로 집중하는 것은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우수한 법조인이 마냥 판검사만 꿈꾸는 법조계는 과연 희망이 있을까. 법관이 되고 검사가 되는 일도 보람된 일 수 있지만 변호사가 되어 더 큰 세상으로 커다란 날개를 펴는 것도 개인뿐만 아니라 국익을 위해 더 나은 길이 아닌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법조 영역에서도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세계의 법조인들과 당당히 겨울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법률가들로 하루빨리 탈바꿈 한다. ‘우물 안의 엘리트’보다 ‘우물 밖의 개구리’가 더욱 장려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의 향상에 걸맞게 국제기구에 더욱 활발히 진출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글로벌 법률시장에서도 법조인의 역할도 자못 크다 할 것이다.  

사법시험에만 붙으면 일평생 직업걱정은 안 하고 산다는 말, 이제는 정말 옛말이 됐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해 낭패감을 느낀다면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발상을 바꾼 사람들에게 고난은 항상 축복의 다른 이름이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넓고 긴 안목을 가지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법조의 새 영역을 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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