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前 법무부 장관님과의 대화
상태바
김정길 前 법무부 장관님과의 대화
  • 오사라
  • 승인 2010.12.17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ara Oh 미국 Maryland 지방법원 Commissioner(Magistrate)

미국 워싱턴 지역도 겨울을 맞아 이제 곧 눈이 쏟아질 것 같다. 지난 겨울철 폭설로 인상 깊었던 한국의 눈경치 사진들을 꺼내어 보다가 그리운 마음에 몇몇 지인들께 오랜만에 국제전화로 안부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김 장관님!!! 미국에서 Sara 입니다.”
“오 Sara, How are you?”

지난 49대와 53대 법무부 장관직을 두 차례나 역임하신 김정길 前 장관님은 화려한 경력의 전직 검사로서 근대 한국의 역동적인 사법발전역사를 몸소 겪고 체험하신 석학이시다. 홍조(3등급), 황조(2등급), 청조(1등급) 근정훈장을 수여 받으셨다. 자서전 에세이 ‘끝나지 않은 아름다운 도전’을 출판하셨고, 현재 한국외대 석좌교수로 바쁘게 활동하신다. 작년에 내가 뵙게 된 기회도 한국외대 캠퍼스에서였다. 언제나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공자, 맹자, 손자병법 등 고대 동양학문을 인용하여 뜻 깊은 말씀을 종종 해 주시곤 하셨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욕심을 내어 아예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이제 연말도 되었는데 좋은 어드바이스 하나 해 주셔요, 법률저널에 칼럼으로 올려서 법조 꿈나무 학생들과 함께 경청하겠습니다.”

그러자 즉시 따뜻하게 답을 주셨다.
 
“법조인은 항상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옳은 일을 하려면, 첫째로 공부를 평생토록 많이 해야 합니다. 둘째로 견이사의(見利思義) 공자 왈, 이익을 눈앞에 보게 되면 정의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로, 진실해야 합니다. 시민의 신뢰를 받는 성실한 법조인이 되어야 합니다.”

간결하고도 단아한 교훈에 감사를 드렸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 내용을 차례로 살펴보니 김 前 장관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조인의 삶에는 옛 우리 조상들이 늘 말하던 청렴결백한 선비가 일생 동안 꾸준히 걸어가야 할 옳은 길(道)의 흐름이 잘 느껴진다. 먼저, 어려서부터 꾸준히 공부하는 맑은 마음의 학자로 출발하여 이어, 불의한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대쪽같이 정도(正道)를 걷는 청명한 인재로 발전하고 마지막으로, 좀 더 무르익게 되면 남에게 사랑과 용서를 베풀 줄 아는 행복의 따스함에 다다르는 것이다. 맑은 시냇물로 졸졸 흐르기 시작해서 푸르른 강이 되고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바다, 하늘, 더 나아가 무한한 우주가 되는 옳음의 피라미드라고 할까, 이런 법조인이 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얼핏 보면 정(靜)적으로 사색하는 조용한 길을 가야 할 것 같은데, 김 前 장관님의 자서전을 펼쳐보면 사실 지름길은 동(動)적인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생의 성공이란 직선적으로 쌓은 직위나 재산의 양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보람 있는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으며 그 덕택으로 행복한가에 있다. 그래서 끝없이 도전하는 자는 아름답다. 최선을 다해 여러 상황과 부딪혀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식견과 이해가 끝없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공부를 많이 하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옳은 길을 위해 당당히 싸워나갈 포부와 자비로운 포용이 우러난다. 법조인이 평생 법과 질서의 옳은 정립을 위해 진실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 언젠가는 인생에서 행복한 길(道)을 찾는다는 Happy Ending 결론이 나온다. 문득 한국외대 로스쿨 前 원장 김해룡 교수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기억났다. “법조인으로서 내 한 몸 멋지게 태워 사회를 위해 바치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뜨거운 열정을 태우며 삶에 도전해 보자.

어느덧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저물어간다. 훌륭하신 말씀에 힘입어 내 자신을 또다시 거울에 비춰 보니 옳게 살고 싶은 마음이 새롭다. 오는 새해에는 좀 더 마음 넓고 따스한 법조인이 되기를 희망하며, I wish a happy and peaceful holiday season for you and for the world.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