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최연소 인터뷰]“항상 겸손한 마음 잃지 않고, 어려운 사람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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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최연소 인터뷰]“항상 겸손한 마음 잃지 않고, 어려운 사람 돕고 싶다”
  • 법률저널
  • 승인 2010.12.03 16: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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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원 제52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컬럼비아대 휴학

 
2010년도 제52회 사법시험에서는 최규원(21.컬럼비아대 2학년)씨가 최연소 합격자라는 영예를 안았다. 최씨는 2009년 5월경부터 독학사 공부를 시작한 지 10여 개월 만에 2차 관문을 통과해 화제가 됐다.


생동차로 단기간에 합격한 소감을 묻자 그는 "주변 분들이 모두 축하 인사를 건네시는 속에서도 계속 다시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을 정도로 얼떨떨했다”면서 “운이 좋아 합격하게 된 것 같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한 후,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연수원에 들어가서 올바른 법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겸손해했다.


최씨는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 한 학기 간 다니다가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에 컬럼비아 대학 경제-수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간 전기컴퓨터 공학, 경제학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를 해오며 법학과의 연계성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던 그는 “공부를 하면서,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을 잘 몰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에 사법시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간 내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로 ‘방향의 설정’을 꼽았다. 그는 “항상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떻게 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런 고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합격자와의 일문일답


-사법시험에 합격한 소감은?
합격자 명단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아 주변 분들이 모두 축하 인사를 건네시는 속에서도 계속 다시 명단을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뻤는데, 최연소 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아직도 좀 얼떨떨하지만 행복합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그 동안 전기컴퓨터 공학, 경제학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해보니 이들과 법학과의 연계성을 발견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관련된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실무 현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부조리한 일들을 알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을 몰라서 ‘당하는’ 사람들의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히 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사법시험에 도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법시험이 워낙 어려운 시험인데다가, 공학, 경제학 쪽을 전공하였기에 법학은 처음이어서 사법시험에 대한 두려움도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조기유학 출신’이라는 설이 있다. 사실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중, 고등학교까지 모두 국내에서 다녔습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한 학기 간 공부하다가 컬럼비아 대학(경제-수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고 싶은 마음에 일종의 ‘도전’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덕분에 법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법시험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2009년 5월 중순 봄 학기를 마친 뒤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곧바로 5월 말 독학사 2단계 시험으로 법학 25학점을 이수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7월 2일부터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8월 중순 경 독학사 3단계 시험으로 법학 15학점을 추가로 이수했습니다. 2010년 2월 1차 시험에 합격했고, 6월 2차 시험에 합격한 뒤 11월 3차 시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1차시험 전략은?
독학사 시험으로 법학 학점을 이수하고 난 뒤 1차 시험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짧은 기간에 1차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시험범위 중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그 방법으로 기출문제 분석을 택했습니다. 10년간의 기출문제를 책에 표시해서 강약을 조절했습니다.


헌법의 경우 기본서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헌정사, 부속법령 등 자잘한 암기가 계속 괴롭혔지만 판례가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판례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형법은 판례의 사실관계/이론/중요 문구 등을 종이카드의 앞면에, 죄책/결론 등을 뒷면에 워드로 정리해서 붙인 뒤 출퇴근 시에 사용했습니다. 민법의 경우 기본서보다 객관식 판례집에 의존해 공부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판례도 중요하지만 조문도 등한시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2009년 8월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용감하게 학원에서 실시하는 전국모의고사에 응시했고, 처참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8월부터 12월까지 계속 전국모의고사에 응시했습니다. 마음만큼 점수가 오르지 않아 초조했지만 그래도 스스로 발전하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를 푸는 데에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중의 전 범위 모의고사 문제집을 ‘헌, 민, 형’ 한 권씩 사서 하루에 한 과목씩 풀었습니다. 전 범위 모의고사는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여유 있게 풀어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틀린 문제는 정리하려 했지만 결국 게으름 때문에 하지 못했습니다.

-2차시험 전략은?
1차 시험 이후 채점을 해 보니 안정권이었습니다. 대략 2주 정도 쉰 뒤 2차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초시를 진지하게 노려볼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후사법의 경우 단 한 글자도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기본서를 한 번 읽어 개념에 조금 친숙해진 뒤 사례집을 중심으로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본 삼법의 경우 1차의 기억이 남아 있을 거라 믿고 거의 사례집만으로 대비했습니다. 


내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답안 작성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답안 작성도 틈틈이 연습했습니다. 후사법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 시간 내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초시라 시간이 부족해 세부적인 암기와 서술보다는 ‘전체적인 인상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답안’을 작성하려 애썼습니다.

-선택과목과 공부 방법은?
외국 대학을 다니면서 국제법에 흥미가 생긴 터라 선택과목으로 자연스레 국제법을 택했습니다.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교재를 선택하여 2~3번 정도 읽었고, 막판에 OX 문제집을 사서 체크하며 대비하려 했으나 결국 OX집은 미처 다 보지 못했습니다. 선택과목은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과 대응 방법은?
 민법의 경우 양이 방대해 샅샅이 공부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양이 방대한 만큼 그 구조가 체계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때문에 이를 꿰뚫는 핵심구조를 잡아내 문제에 적용하여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시 말해 답안 작성 시 ‘핵심 부분 위주로 논리적 구성을 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공익근무를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하면 공부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업무량이 만만치 않았고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불합격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재시까지는 합격해야겠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평일에는 저녁 6시 일을 마친 후 저녁을 먹고 7시경부터 새벽 2~3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한 후 공부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힘들었던 점을 또 한 가지 꼽자면 제가 비(非) 법대 출신이라 주변에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수험 정보를 구하기가 다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법률저널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서 합격수기를 읽어보는 등 관련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사이트에 좋은 정보, 조언들을 올려주신 익명의 수험생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던 방법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방향의 설정’이었습니다. 저는 굉장히 짧은 기간 내에 시험을 준비해야 했고,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시험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공부를 하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떻게 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런 고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합격하는데 특별한 비결은 없었나?
시험 때까지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데 노력했습니다. 특히 1차 시험의 경우 ‘기출문제 분석’이 주요했다고 봅니다. 중요한 부분이 뭔지 잘 골라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출제자 측이 그 분야를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2차 시험은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습니다. 준비 기간이 많이 부족해서 모든 범위를 충실하게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공부했었는데 제가 예상했던 곳에서 많이 출제돼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1차, 2차 시험 통틀어 기출문제 분석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었는데, 한번 공부 방향을 잡아도 중간 중간마다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나?’, ‘어떤 부분이 부족하나?’ 등 중간 점검하는 일에도 계속 신경을 썼던 게 효율적인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공계 출신이라서 그런지 논리적인 글쓰기에 익숙했던 것도 합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어떻게 대비했는가?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난 뒤 붕 뜬 기분으로 면접을 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말로만 걱정하며 정작 책장은 넘어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다 면접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덜컥 겁이 났습니다. 2차 시험 때 봤던 책을 개념 중심으로 빠르게 훑어보았고, 시사적으로 중요한 문제들도 찾아보았습니다. 면접 막판에는 법률저널에서 나온 면접 자료를 봤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면접 직전에 마지막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면접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겸손하고 공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답을 잘 모를 때 면접위원님들께서 답까지 유도해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를 잘 알아차리고 그 유도를 따라가는 센스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로선 남은 학업을 마치고 연수원에 입소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최대한 빨리 연수원에 입소해 법조인이 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기도 했지만 편이지만 제 자신이 법조인이 되기엔 아직 부족한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 기술적인 부분 이외에도 사회현상을 통찰할 줄 아는 눈, 인간에 대한 애정 등 다면적인 성숙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앞으로 몇 년간은 학업과 기타 대외활동을 통해 보다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례로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 중에 영어 보조강사 일도 있었는데요. 여건이 안 좋은 환경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나중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법 공부 하는데 좋은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편이고 사회 경험이 없었는데 공익근무를 통해 ‘공익’과 ‘따뜻한 마음가짐’을 집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항상 겸손한 마음자세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한 후,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연수원에 들어가서 ‘올바른’ 법조인, ‘사람을 사랑하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김포그니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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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ㄹ 2019-06-14 16:54:29
누구나 나름의 계획이 있지.
돈의 노예가 되기 전 까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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