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핸섬한 한국 판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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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핸섬한 한국 판사님들
  • 오사라
  • 승인 2010.10.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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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Oh 미국 Maryland 지방법원 Commissioner(Magistrate)

미국 동부 가을이 아름답게 무르익는 10월, 한국 대법원 판사님들께서 워싱턴 지역으로 방문을 오셨다. 귀한 손님들을 어디로 모실까 궁리하다가 내 근무처 메릴랜드주 지방 법원, 그리고 워싱턴의 District 법원을 방청하는 스케줄을 만들어 보았다.


아침에 메릴랜드주 지방 법원 앞마당에서 판사님들과 반갑게 만났다. 밝은 햇살 아래 한국 법조인들의 따뜻한 미소와 세련된 Suit 패션에 눈이 부셨다. 미국 변호사들과 검사들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우리 옆을 지나갔다. 법원 입구를 지키던 보안관은 나에게 슬며시 귀띔을 하였다. "근데 판사님들 치고는 연세가 엄청 젊으시네요. They are so young!"


한국 판사님들이 형사법정 Morning Docket을 방청하시는 도중 잠시 휴정이 되었다. 재판을 주도하시던 미국 판사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친절하게 말을 건네셨다. "아 거기 대학생들, 뭐 물어볼 것 있습니까?"


아마 한국 판사님들을 20대 나이로 보신 모양이다. 법정 Bench 앞으로 한국 판사님들을 모시고 나가서 정식으로 소개를 해 드렸다. 대법원에서 오셨다는 말에 미국 판사님은 좀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곧 질문에 잘 응답해 주셨다. 방청한 재판 내용이 때마침 흥미로운 내용이라서 나는 마음이 흡족했다.


"젊고 핸섬한" 한국 판사님들의 모습은 호기심 가득한 미국 동료들에게 완전 인기 만점이었다. 그 다음 날 내가 출근을 하자마자 직원들이 법원복도에서 우르르 모여들어 질문을 퍼부었다. "어디서 오신 분들이었어요?" "왜 그렇게 젊으신가요?" "잘 생겼던데요," 등등.


"에휴 관심 끕시다, 다들 결혼하시고 가정 있으신 점잖은 분들이야."


여기저기서 킥킥킥 폭소가 터졌다.


미국법원 동료들의 궁금증이 이해가 가기는 했다. 미국에서 Judge 직분이면 으레 50대 후반에서 60대 나이의 중후한 법조인이다. 대부분 변호사, 검사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경력을 쌓은 후에야 판사로 임명되거나 선거로 선출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젊은 판사는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내가 한국의 사법고시와 연수 시스템, 앞으로의 사법개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더니 관심을 보이는 동료가 여럿 있었다. 한국의 사법고시제도와 미국의 현행 법관고용시스템을 비교해 본다면 우선 판사가 처음 법원에 고용되는 시기의 연령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제도적 장단점이 있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젊은 판사님은 업무가 활동적이고 신속해서 법원내부에서 사랑을 받고, 경륜이 있으신 판사님의 판단력은 법원외부 시민에게 신뢰를 받는다"는 이야기에는 모두가 동감을 표했다.


예쁜 흑인여성 사무서기가 나서서 말하기를, "우리도 경험해 본 일이지만 비교적 젊으신 분이 오시면 법원문화에 적응도 빠르시고 행정업무를 잘 이해해 주시죠." 나이가 지긋하신 한 경찰관은 "자기 자신이 인생경험을 충분히 해야 다른 사람의 인생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지혜로운 판결을 내립니다" 라고 무게 있는 발언을 했는데 그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한국은 여러 방면으로 사법개혁을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디자인하기 전에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세계 여러 나라 관할들이 어떻게 사법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 연구, 관찰, 비교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세부적으로 장단점을 가려내는 Debate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 외국 전문가의 의견 경청도 좋을 것 같다. 환히 열린 진취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만큼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 판사님들의 미국 방문이 더욱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오픈 마인드를 가지신 국제적 한국 법조인들께 멀리서나마 따뜻한 Kudos를 올린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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