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Top’ 감사원 미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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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Top’ 감사원 미국 방문
  • 오사라
  • 승인 2010.09.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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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Oh 미국 Maryland 지방법원 Commissioner(Magistrate)

가을이 와서 그런 걸까, 외국 생활은 바빠도 어쩐지 항상 어딘가 외로운 느낌이 있다. 여느 때처럼 법원에 앉아 강력범죄와의 씨름에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한국에서 귀한 손님들이 미국 워싱턴으로 방문을 오셨다. 법원에서 특별히 하루 휴가를 허가 받고 신나게 뛰어나가 반갑게 손님들과 만났다. 한국 감사원에서 오신 감사관님들과 오랜만에 한국어로 따뜻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니 내 마음까지 훈훈해졌다. 미국의 금융감사 시스템을 관찰 연구하시는 목적으로 방문하셨는데, 미국 주재 한국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도 함께 참여하는 즐겁고 유익한 이벤트가 되었다.


워싱턴에 있는 유명한 미국 Security Exchange Commission (SEC--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와 Federal Reserve Board (FRB--미국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를 방문하여 서로 소개를 하고 면담을 하였다. 나는 사무실들을 둘러보며 법조인으로서 배운 점이 많았다. 우선 인상에 깊었던 것은 미국 위원회와 이사회에 근무하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로스쿨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법조인 직업이라면 의례 검정색 가운을 입고 법정에 앉은 근엄한 판검사만을 생각해왔고, 결국 그 길로 들어서고 말았는데, 이렇게 전문적 분야에서 활동하며 성공한 법조인들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험한 형사사건을 다루는 시끄러운 재판소에서 일하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학구적이고 세련되어 보여서 같은 법조인으로서 살짝 심통이 났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 면담 담당자들과 밝게 얘기를 나누다가 그곳 법률 업무가 궁금해서 질문을 던졌다. "How many cases of complaints and inquiries do you get?"


"일년에 8만 건이요." 생각보다 많은 놀라운 수치였다.


"와아, 그럼 웬만한 사이즈의 재판소가 처리하는 건수하고 다를 것이 없잖아요," 내 말에 SEC 담당자가 머리를 끄덕였다.


이어서 한국 수석 감사관님께서 질문하셨다. "그 사건들이 결말이 잘 나서 해결되는 비율은 얼마 정도인가요?" 얼마나 기관이 업무를 능률적으로 하는지 한눈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었다.


"Approximately 4 out of 5 cases get resolved satisfactorily. 한 건이 끝날 때마다 사건 당사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려서 만족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비교적 잘 알 수 있지요" 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 정도의 만족스러운 통계라면 그 기관에서 법조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할지는 묻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사법적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국 증권 거래 분야에 있어서 최고권력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SEC와 미국의 중앙은행 FRB는 둘 다 얼마간의 입법적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다. 투자물품 소비자를 보호하는 각종 법안과 규칙을 제안하기도 하고, 대중의 반응을 감안하여 법을 제정하는데 있어 실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보람 있는 법조인의 역할을 펼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운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의 귀한 방문 덕분에 배운 것도 많아서 참 감사하고 뿌듯했다. 미국 기관들과의 면담이 끝난 뒤 잠시 쉬면서 감사관님들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미국에 GAO가 있다면 한국에는 감사원이 단연 "감독의 Top" 이다. 멋지고 막강한 Powerhouse인데, 채용에 있어서 각 분야의 인재를 널리 고루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변호사, 박사, 기술사, 회계사 등 다양한 전입경로가 있다고 한다. 꼭 행정학과, 경제학과 출신이 아니어도 감사원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좀 더 일찍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빨리 눈을 떴더라면 커리어 옵션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법학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앞날의 장래를 결정할 때 꿈을 넓게, 큰 스케일로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법조인이라고 꼭 검정색 가운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시장에서 법조인이 갈 수 있는 길은 수없이 많고, 눈부시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사회의 리더로서 이바지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다. Keep dreaming 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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