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공무원시험 합격 뒤 떠오른 노량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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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공무원시험 합격 뒤 떠오른 노량진의 추억
  • 법률저널
  • 승인 2010.09.0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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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범/일반행정 7급(2009년 합격)


♣ 수험생활 전반

공부는 혼자서…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 중에 하나가, 노량진 내에서는 아는 사람을 최대한 만들지 말고 수험생활에 전념해야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생활 구역 안에서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쉽게 친해지고 자주 어울리게 돼 저에게 공부만 하는 공간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독서실 게시판이나 7급 카페에서 스터디를 모집하는 글을 볼 때마다 스터디에 참여해, 그 당시의 제 공부의 정리된 정도나 진도 등을 다른 수험생들과 상대적으로 확인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스스로의 다짐을 되뇌며 수험기간 내 면접 대비를 제외하고는 스터디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술 한잔과 함께하는 대화가 그리워 질 때는 다른 곳에서 같은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와 한달에 한 번 정도 만나서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불필요한 시간 최대한 줄이기

사실 저는 실강을 듣지 않고 거의 모든 과목을 동영상 강의를 통해 정리했기 때문에, 동선을 가장 짧게 하기 위해 집에서 공부해야 했지만, 제 의지가 약하기 때문인 건지, 집에서는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침대에서 뒹굴 거리며 나태하게 지내게 되더군요.

그래서 같은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긴장된 분위기도 느끼고 마음도 다스릴 겸, 노량진에 있는 독서실에서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다행히 집이 노량진과 멀지 않아서 노량진 독서실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왕복이면 1시간30분 정도 걸렸는데요. 이런 시간까지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노량진 내에서의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노량진 내에서는 버스 정류장과 독서실, 식당과 가벼운 산책코스 등 하루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하면서도 반복적으로 이동하게 되는 경로를 최대한 단축시켰습니다. 먼저 독서실은 사람들이 그리 붐비지 않는 노량진 외곽으로 선택했고, 한 달 정도 그 주변의 식당 중에서 가까우면서도 맛좋고 괜찮은 고시 식당 한 곳을 찾아 수험 기간 내내 이용했습니다.

식당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보통 식사 시간대 보다 1~2시간 정도 늦은 시간을 이용했는데,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 몸이 적응을 했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게 되니 마음도 편해지고 소화도 오히려 잘 되는 것 같아 더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의 즐거움 찾기

수험생활은 참 길고 지루했습니다. 특히, 한둘씩 자리를 잡아가는 주위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지고 있는 듯한 내 자신의 모습이 그 당시에는 매우 답답하고 불안했죠. 그러한 분위기에 너무 몰입되지 않도록 기분이 밝아지고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빡빡하고 여유 없는 수험생활 속에서 그러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사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 수험생활의 긴 터널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꽤 좋아했던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그 방송을 공부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매일 꼭 챙겨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렇게 챙겨 듣던 방송은 아니었지만, 제 나름대로 하루 공부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계속 듣다보니 나중에는 그것이 제 수험생활 전반에 큰 즐거움이 됐고, 하루하루 지쳐가는 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안식처가 돼 주었습니다.

샘솟는 경쟁의식

처음부터 의식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노량진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주위의 사람들과 묘한 경쟁의식 같은 것을 느끼게 됐던 것 같습니다.

독서실에서 한두 달 정도 있다 보니, 저와 생활 패턴이 비슷하면서도 더욱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런 분들 중에서도 저와 자리가 가까워 자주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 한 분을 라이벌로 생각하며 독서실 내에서 졸음이 오거나 집중이 되지 않을 때는 스스로 그 분과의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키며 마음을 다시 잡고, 더욱더 힘을 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좀 유치한 생각이었던 것 같긴 해도 그 당시엔 갑갑한 독서실 안에서 나름대로 제게 집중을 하게 만들어주는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수험생활은 좀 단순하고 유치하게 해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제 수험 기간 내내 독서실 옆에 앉아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며 제게 힘을 주신 그 분, 합격자 발표 후 독서실을 정리하고 떠나는 그날까지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지만, 그 때를 떠올리면 가끔씩 생각나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됐습니다.

♣ 1차 필기시험 준비

국어

이재현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로 공부했습니다. 사실 국어를 공부하면서 기본서에 있는 내용을 다 봐야겠다는 생각은 점차 버리게 됐습니다. 특히, 고전문학 부분은 거의 손대지 않았습니다. 제 목표가 국가직 7급이었고 기출문제를 정리하다보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점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출제비중이 높은 실용언어와 한자 공부에 더욱 집중해서 투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보는 것 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동영상 강의 중 고전문학이나 문법 같은 분량이 너무 많은 부분은 아예 듣지 않고, 책에 있는 내용을 간단히 확인해보는 정도로 넘어갔으며, 나머지 부분도 강의 재생속도를 최대한 활용해서 강의 청취 시간과 기본서 정리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과목 성격상 단순 암기 내용이 많고, 어려운 이해를 요구하는 부분이 없어서 가능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꾸준히 공부하되, 하루에 1시간 반 이상은 쓰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 시간에 가장 먼저 국어 실용문법과 한자 공부로 하루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시간체크를 하지 않고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2시간 이상을 넘기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 공부 스케줄이 밀리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시험 한두 달 전부터는 보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였습니다.

영어

수험기간 동안 가장 자신이 없는 과목이었고, 실제 시험과 모의고사 등을 통해 확인되는 점수 편차가 너무 심해 시험 전날까지 저를 불안하게 만든 과목이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안정적으로 70점 정도만 확보하는 전략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단어 · 문법 · 독해 3가지 영역 중 문법을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신성일 선생님의 ‘최빈출 영문법 급속체크’ 동영상 강의와 교재를 통해 한달 정도 문법만 집중적으로 정리했고, 이후에는 교재에 정리한 내용을 매일 아침 꾸준히 복습하는 방법으로 준비했습니다.

독해는 매일 문법 복습을 마치고 4~5문제 정도 시간체크를 하면서 풀어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단어는 따로 교재를 사서 정리하지는 않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에서 틀리거나 바로 뜻이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을 조그만 노트에 정리해 밥 먹을 때나 이동 중에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암기했습니다.

국사

공부를 하면서 꽤 재미를 느꼈고,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 투자도 많이 했었지만, 실제 시험에선 과락에 가까운 점수가 나와 합격 발표 전까지 저를 상당히 불안하게 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김윤수 선생님의 실강과 기본서·문제집을 통해 정리했고, 그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찾는 우리역사’라는 책을 강의 진도에 맞추어 2~3회 정도 통독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시대 흐름과 관련해 이해는 가면서도 그러한 이해가 금방 흐트러지거나 세세한 내용 암기가 힘든 부분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기본서 해당 페이지에 붙임쪽지로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뒀습니다. 회독수를 늘리면서 그런 붙임쪽지가 많아지게 됐고, 시험 근처에 가서는 그것을 조그만 노트에 모아 붙여 식사 시간이나 이동 중에 가지고 다니면서 머릿속에 계속 붙잡아 두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헌법

황남기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문제집으로 정리했습니다. 수험 과목 중에 정리할 분량이 가장 적었던 과목이었던 것 같고, 내용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별로 없어, 기본서 정리와 기출문제 중심의 정리로 수월하게 공부했었던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고득점을 목표로 문제풀이 보다는 기본서의 확실한 정리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행정법

김유환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 · 문제집으로 정리했습니다. 행정법은 판례가 다양하고 내용이 많아 단기간에 정리하기가 힘들었는데요. 그래도 출제되는 문제가 기본서에 있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아 철저히 기본서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판례는 자주 나오거나 중요한 순서대로 등급을 매겨 표시해 놓았고, 시험일이 다가올 때는 중요한 것 위주로 점검했습니다. 문제풀이는 기출 문제 위주로 가능한 단순화 했고, 기본서와 연계해 계속 반복 학습을 했습니다.

행정학

김중규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로 정리했고, 따로 문제집을 구입해서 풀지는 않았습니다. 행정학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학자들과 그 분들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요. 국사를 정리했었던 방법을 활용해서 내용이 너무 복잡하거나 양이 많은 부분은 기본서 해당 페이지에 간략하게 붙임쪽지로 정리해서 붙여놓았습니다. 회독수가 늘어날수록 양이 늘어났고 시험 근처에 가서는 조그만 노트에 그동안 정리된 붙임쪽지를 모아 붙여 가지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점검했습니다.

경제학

정병열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문제집으로 정리했습니다. 기본서는 처음에 이해를 위해 2회 정도 정독을 하며 정리를 했고 그 이후에는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문제는 기출 문제를 우선적으로 정리해나갔으며, 기타 학원 선생님들의 예상 문제도 빼먹지 않고 풀어보려 노력했습니다.

경제학 각 영역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돼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의 압박으로 긴장된 상태에서 해당 영역에서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공식이나 그래프 등을 순간순간 바로 뽑아내지 못했던 경험을 여러 번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한두 달 전부터는 하루 공부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얇은 모의고사 문제집을 들고 매일 7~8문제 정도를 빠르게 풀어보는 연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 2차 면접시험 준비

면접 준비는 스터디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평소 긴장을 잘 하는 성격이라 면접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었는데요. 스터디원들과 면접관 역할을 돌아가며 간접 체험을 많이 해봤던 것이 실제 면접장에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 정리하며

합격에 대한 근거 없는 확신으로 달려갔던 수험생활을 끝낸 지가 벌써 1년 가까이 돼가네요. 힘들기는 했지만 이제는 그때의 시간들이 저에게 소중한 경험들로 남아있습니다.

불안하고 힘든 순간에는 곁에서 항상 믿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가까운 친구, 선후배를 생각하며 힘을 내 보세요. 합격에 대한 자신감으로 열심히 준비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 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공감코리아 (http://www.korea.kr/newsWeb/pages/brief/jobInfo/view.do?metaId=exam_pass&dataId=14869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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