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 교수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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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교수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10.07.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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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있는가?

최근에 30대 초반의 젊은이와 만나 함께 개인적 일과 관련된 협동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 젊은이 덕분에 몇 명의 젊은이들을 더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 젊은이는 매주 1만원 어치의 로또 복권을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혀 내일의 삶에 비전이 보이지 않아 로또 복권의 당첨에 자신의 내일을 걸 수밖에 없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나로서야 조금 더 산 인생 경험을 밑천으로, 로또 복권 같은 것을 사는데 돈을 낭비하지 마라, 차라리 그 돈으로 적더라도 저금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라, 나도 당신 나이에는 똑 같은 처지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등등 상투적인 조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번듯한 대학을 나오고, 사대육신 멀쩡한 젊은이가 자신의 현재 삶에 희망이 없다며 로또 복권의 당첨에 인생의 미래를 걸고 있는 현실은 비극이다. 그 젊은이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상당한 젊은이들이 적은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이나, 불안정한 1일 아르바이트 또는 차라리 적은 수입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양에 차지 않아 일 하는 것을 포기하고 차라리 놀겠다며 놀고 있다는 것이다.


때맞춰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들을 향해 불평(?)과 쓴 소리를 연일 뿜어내고 있다. 고환율과 저금리, 감세정책 등 수많은 특혜성(?) 대기업지원책에 힘입어 엄청난 경제적 과실을 수취하여 사내 유동성 보유액이 엄청난 데도 불구하고, 그 과실을 관련 하청업체나 종업원들에게 분배하지 않음으로써, 서민들이 경제적 성과에 대한 수혜를 받지 못해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한 일이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대기업들에 대하여 강도 높은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납품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여 원가부담률이 훨씬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기업에서는 오히려 납품단가를 후려쳐 낮춰달라고 요구하니, 도무지 채산성이 맞지 않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하는 업체의 인터뷰 기사가 연일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항이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거래정지라는, 납품중소업체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극약처방이 내려진다면서, 힘없는 납품업체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할 수 없이 출혈납품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대기업들은 대기업대로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한다.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투자총액을 늘리고, 신규 직원도 더 많이 뽑았는데, 정부에서는 그러한 대기업의 기여(?)를 칭찬해 주기는커녕 대기업을 달달 볶기만 하니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못 살겠다는 것이다.


21세기는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아니 정보의 양이 너무 넘쳐나 거의 쓰나미 수준에 이른다. 그러면서도 그 정보의 촘촘함과 세밀함은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이 지구 전체를 조그마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박테리아균쯤으로 여길 만큼 분석하고 대비책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관련자들을 만들고 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를 입력하여 실시간으로 이를 분석하고 평가하여, 사후대책까지 수립할 수 있도록 작동해주는 과학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정보를 공유하는 그룹이 점차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일부집단에 의해 정보의 독점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정보독점세력에 의해 사실이 왜곡조장됨으로써 진실이 감추어지고, 수많은 여론조작이 가능하게 되고, 그 뒤끝에는 악취나는 엄청난 경제적 과실을 취하는 불순한 집단이 항상 숨어 있는 것이다.


나는 매일 세상을 비웃는다. 메인 뉴스 시간마다 발표되는 주식가격 발표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나도 모르게 “놀고 있네.”라고 하며 비웃지 않을 수 없다. 그 주가시세를 발표하는 아나운서의 멘트는 늘상 이러하다, “이번 주 어떤 기업의 수익이 예상치보다 높다는 실적발표에 주식 가격이 급반등했다.”라거나, “어제 발표된 어떤 기업의 수익이 예상치보다 낮아 주가가 급락했다.”라거나, “정부의 어떤 경제계획 관련 발표에 어느 업종의 주식가격이 폭동했다.”라거나 등등이다. 하루아침에 주가가 치솟고, 하루아침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것을 보면서, 인간 탐욕의 극치를 본다. 아니 주가 폭락의 공포심에 사로잡혀 허둥거리는 인간의 슬픈 자화상을 본다. 이러한 널뛰기 현상은 “정보의 사전 취득자들의 의도된 조작”에 의해 주식시장이 놀아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니 소위 개미투자자들은 몸부림치다가 그만 깡통계좌를 차고 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정보를 독점하는 일부 큰 손들이 그 개미투자자들의 호주머니를 등쳐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어디 주식시장뿐인가, 지금 세계는 위크리크스가 발표한 아프간전쟁과 관련된 95,000여건의 비공개 문건 공개로 인하여 시끄럽다. 그 문건을 통해 미군이 아프간전쟁터에서 얼마나 죄 없는 민간인들을 불법적으로 살해했는지, 얼마나 많은 강간과 고문 등 수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러졌는지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위크리크스 설립자 어산지는 앞으로도 약 15,000건 정도의 아프간전쟁 관련 문건을 더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내용은 이미 발표한 내용보다 더 심각하고 중대한 미군범죄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미리 밝히면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 벙커에서 뉴욕 타임스, 슈피겔 기자들과 함께 그 문건 내용의 진실성에 대해 검증작업을 하였음을 밝혔다. 아프간전쟁이나 이라크침공이나 모두 조작된 정보에 의해 발발하였음이 이제는 밝혀졌다.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당초 전쟁개입명분으로 주장했던 사실들이 모두 조작된 거짓정보였음이 만천하에 밝혀져버린 것이다. 그로 인하여 수많은 미군병사와 각국에서 파병된 젊은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죽었고, 또 그들에 의해 수많은 아프간이나 이라크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죽었다. 어느 보도에 의하면 민간인 사상자가 1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무기생산업체를 비롯한 일부 군수업체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모두 억울한 죽음이다. 화재현장에서, 교통사고현장에서, 수해현장에서, 건물붕괴현장에서 우리가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과 장비를 들이는지, 그리고 한 생명을 살려내었을 때 우리가 얼마나 환호하는지, 그러한 경험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왜 똑 같은 인간이 갑자기 전쟁을 일으켜 수천, 수만의 생명을 한 순간에 앗아가는 엉뚱한 결정을 내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주에 동해안에서 사상최대의 한ㆍ미군사합동훈련이 “불굴의 정신”이라는 작전명으로 치루어졌다.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며, 미국의 항공모함과 최신예기인 F22까지 동원되어, 대한민국의 영해와 영공에서 대규모군사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그 뒷면으로 중국의 서해안에서의 미사일훈련이 클로즈업되고, 천안함폭발에 대한 러시아 조사단의 기뢰폭발설이 클로즈업되어 온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어뢰폭발설을 완전 뒤엎는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보고서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어느 정보가 진실한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 군 당국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면, 수백억 원의 돈을 들여 전개된 동해에서의 군사작전과, 우리나라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엄청나게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아니 거의 등 돌리게 만들 수준까지 그들의 심기를 상해가면서까지 동해안 한ㆍ미군사작전을 꼭 했어야 하는 것인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남북 간의 긴장상태가 정전협정 이후 최고조에 달한 지금, 한국군창설이래 최대 규모의 한ㆍ미합동군사훈련까지 치루어야 할 만큼 남북 간의 긴장상태를 조성해야 하는 것인지, 한ㆍ미ㆍ일 삼각편대와 북ㆍ중ㆍ러의 또 다른 삼각편대의 냉전구도의 부활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 염려스럽다. 쌀이 남아 돌아 사료로 써야겠다는 발상이 나올 만큼 쌀이 넘쳐나고 있는데, 그 쌀로 식량부족으로 고생하는 북한을 좀 도와주고, 위 군사훈련비로 원조 좀 해주어, 오히려 평화무드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삼을 수는 없었던 것인지도 궁금하다. 하기사 용도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실직으로 고민하고 있는, 아니 하루하루 살아내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여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과, 국가의 안전보장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들이 쿠광캉캉하는 전쟁위험의 조장이나 대기업몰아세우기나 중소기업쥐어짜기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모든 이들이 수긍하고 안심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며 이성적인 방법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에 민주적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영포라인과 같은 비선조직이나, 일부 특수집단의 사리사욕에 의해 그러한 일들이 자행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항시 없는 자는 불평(?)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가진 자는 언제나 실속(?)을 차리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나와 함께 작업한 케이군과 그 친구들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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