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기술ㆍ체력보다 더 중요한 건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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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기술ㆍ체력보다 더 중요한 건 정신력
  • 법률저널
  • 승인 2010.07.1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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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달회/국가직 일반행정 7급(2009년 합격)
 
1. 들어가며
 차이는 방법이 아니라 실행에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계획의 실천이 차이를 만들어 낸다. 방법이 아주 엉터리가 아닌 이상은 그렇다.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므로 좋은 방법에 대해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감안해 읽을 것으로 알고 몇 자 적는다.
 
2. 과목별 학습 방법
국어
 문학과 비문학 독해는 거의 공부하지 않았다. 한자를 별개 과목으로 공부했던 세대이므로 역시 수월했다. 다만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등의 공부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서 별도로 국어 시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다. 평소에는 그룹 스터디 준비하는 정도의 시간만 할애했다.

 대신에 안이함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별로 공부한 것은 없으나 스터디에 참여한다는 것 때문에 대리만족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터디 예습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기할 양이 만만치 않으므로 범위별 완독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고 자주 반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등의 문제만으로 구성된 모의고사를 풀면서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영어에서의 관건은 문법이었다. 점수는 항상 85점 이상 나왔지만 오답은 거의 문법에서 나왔다. 문법 문제는 숨은 그림 찾기와 같아서, 그리고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점수 편차가 컸다. 진도별 교재로 체계를 튼튼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도별 학습에서 빠지기 쉬운 안이함과 매너리즘을 버리고자 무작위 문제집을 일정 시간 풀었다. 영어 문법 문제는 너무 꼬아 내지 않으므로 깊이 있는 공부보다는 기초적인 난도에서 문제를 통해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독해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가끔 문제를 풀어 보면서 속도감과 정확성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국어 독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사
 자신에게 맞는 기본 교재 한 권, 문제가 많이 수록된 문제집 한 권으로 충분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전략과목으로 삼는다. 대신에 함정도 있다. 재미있는 까닭에 이 문제집 저 문제집 찾아서 풀고는 하는데, 그런 방식은 순간의 재미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체계 잡기에 방해가 되고 오히려 다른 과목에 할애할 시간마저 빼앗는 경향이 있다. 모든 과목이 그렇듯이 자기가 틀린 문제, 맞았더라도 난도 있는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이 중요하다. 범위별로 문제를 먼저 풀고 기본서에 체크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헌법
 실제 점수와는 별개로 가장 쉽게 접근했던 과목이다. 하나의 주제로 하나의 문제를 구성하는 방식이 줄어들고, 여러 주제의 학설과 판례가 복합된 문제가 늘고 있다. 따라서 판례를 꼼꼼히 읽고 쟁점을 각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조문의 일부만 보더라도 어떤 사건이었는지 기억날 정도가 되면 좋다. 국가 혹은 헌법재판소가 개인의 권리를 어느 정도 보장하려 하는지에 관해 비판적으로 판례를 각인해야 한다. 문제가 된 쟁점에서 자신의 포지션은 어디인지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접근은 행정법 역시 동일하다. 학설과 이론 파트에서 난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 출제 빈도가 낮다.
 
행정법
 판례를 읽어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이다.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헌법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보다 낯선 개념이 많기 때문이다. 사례와 판례를 통해 기본 개념들을 쉬운 언어로 자신의 말로 이해해야 한다. 기본개념과 판례 이해가 행정법의 관건이다. 판례는 무작정 암기할 것이 아니라 기본 개념의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방법은 무엇인가? 교재에 인용된 판례의 일부만 볼 것이 아니라 판례 전문을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건의 전후 배경과 조문의 전후 맥락이 한 번 연결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별로 헷갈릴 것이 없다. 인터넷 하는 시간을 줄이고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판례 검색을 자주 해 보자.
 
행정학
 쉽게 생각했다가 가장 곤란을 겪었던 과목이다. 수험생활 초기에는 오히려 점수가 잘 나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꼬였던 과목이다. 전에 행정학을 공부했거나 혹은 사회과학적 지식이 있는 수험생에게는 함정이 될 수 있는 과목이다. 학문적 엄격성이 비교적 덜 한 과목이므로 자신이 가진 지식 체계로 주제들을 가볍게 대해서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모호한 관념적인 이해보다는 쉽고 일상적인 말로 이해할 것을 권한다.

 강사 역시 관념적 설명보다 쉬운 사례를 제시해 주는 수업을 권한다. 중요도에 상관없이 어느 구석에서 문제가 출제될지 알 수 없으므로 평소에 구석구석 확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부분 위주로 공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구석에서 튀어나온 문제가 많은 시험이라면, 정말 당일 컨디션이나 시험 운에 좌우될 수 있는 과목이다. 그러나 평소에 구석구석 꼼꼼하게 정리했다면 시험 운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실제로 한 달 간격으로 치러진 세 시험에서 100점, 65점, 85점의 널뛰기 점수를 받았다.
 
경제학
 가장 진도가 나가지 않는 과목이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기본서에 있는 이론 설명은 수험생활 초기에는 그저 뜬 구름이다. 초기에는 기본서에 있는 범위별 문제를 풀고 해당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그렇게 몇 회독을 한 후에 객관식 문제집에 손을 댔다. 기본서에 있던 문제는 객관식 문제집에 대부분 있어서 기본서의 문제는 다시 볼 필요까지는 없었다. 역시 객관식 문제집을 범위별로 풀고 해당 기본서에 단권화했다.

 이런 방법은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1회독은 홀수 번, 2회독은 짝수 번으로 번갈아 푸는 방법도 괜찮다. 제쳐두는 쉬운 문제가 늘어날수록 회독의 속도는 빨라진다. 미시와 거시는 통한다. 회독 속도가 빨라질수록 체계는 더 확실해진다. 파이널은 전범위 모의고사 문제집과 기본서를 훑는 방식으로 마무리했다.
 
3. 학습 일반
단권화하라
 파이널 기간에는 반나절에 한 과목을 통독할 수 있도록 기본서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집이나 모의고사를 풀면서 체크했던 내용들, 같은 주제 다른 표현의 설명들을 하나의 기본서에 몰아넣어야 한다. 물론 이런 작업은 어느 정도 심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사족들을 추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널에서 유용할 뿐만 아니라 옮기는 과정 자체가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다. 기본서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전범위 요약노트를 만드는 것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 물론 그렇게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도 있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볼 때 기본 교재에 단권화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다만, 국사 흐름이나 법과목의 판례 등을 위한 부분적인 암기노트를 만드는 것은 꽤 유용하다.
 
도피처를 찾지 마라
 누구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과목이 있기 마련이다. 길고 지루한 수험 기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서 위안을 삼는 경우를 가끔 본다. 흥미의 정도와 실제 점수가 불일치할 때 이러한 습성은 더욱 합리화된다. 흥미를 덜 느끼고 어려운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맞다. 흥미도 있고 점수도 잘 나오는 과목에 재미 붙이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자투리 시공간을 활용하라

 집 화장실에 걸어두고 보는 단어집, 침대 맡에 두고 보는 한자, 출퇴근길에 보는 숙어집 등 자투리 시간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자. 독서실 책장 앞과 옆에 붙여둔 붙임쪽지 메모들이 쏠쏠하게 도움이 됐다. 점심 후 식곤증에서 깨어나면 정신이 멍멍해지곤 했다. 책 보기 부담스럽고 지칠 때 잠깐의 상념과 함께 메모들을 여러 번 체크하다보면 굳이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머리에 각인되곤 했다.
 
필기구는 흐린 것에서 진하고 굵은 것으로
 수험생활 초기에는 대부분의 메모와 밑줄을 샤프로 했다. 회독을 거듭하면서 검은 펜으로 바꿔 갔다. 심화 단계에서부터 색 펜을 사용했다. 파이널 단계에서는 굵은 유성 펜으로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지워가면서 다음 회독 때 핵심만 볼 수 있도록 했다.
 
4. 파이널
 석 달 전부터 파이널 계획을 세웠다. 그 기간 동안 봐야 할 기본서와 기본 문제집을 정하고, 그것을 몇 회독할 것인지 과목별로 일정을 짰다. 크게 3개월 일정을 먼저 짠 후, 월별 일정, 주간 일정 순으로 짰다. 중요한 것은 그 일정을 지키는 것이다. 파이널 기간에는 모의고사를 2주에 1회씩 풀었다. 특히 마지막 한 달은 불필요한 교재와 문제집 등을 최대한 버리고 단권화된 기본서 혹은 문제집을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부 량이 방대한 행정학 같은 과목은 더욱 그러하다.

 과목별 문제풀이 순서에는 정답이 없다. 각자 편한 대로 하면 된다. 나는 국사(10분), 행정학(10분), 경제학(20분), 헌법(15분), 행정법(15분), 국어(20분), 영어(20분)의 순서로 풀었다. 컨디션에 민감한 과목을 앞에 배치했고 독해량이 많은 과목을 뒤에 배치해 뇌의 피로도를 낮췄다. 빡빡한 영어지문에 시달린 후에 암기과목에서 순발력을 잃을까 염려한 탓이다. 시간 관리를 위해 시험 시작 전 수험표에 과목 순서와 예정 시간을 미리 사인펜으로 메모해 두고 체크했다. 국사(10:10), 행정학(10:20), 경제학(10:40)… 이런 식으로 메모해서 시간을 관리했다. 2009년 필기시험에서 국사와 경제학 때문에 15분 지체됐지만 마지막에는 시간이 약간 남았다.
 
5. 면접 준비
 2007년 1월 공부를 시작해 7개월 만에 국가직 7급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이것이 독이었는지 면접에서 그만 탈락했다. 돈이 필요해 잠시 공부를 쉰 후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맞이한 2009년 면접에선 각오가 남달랐고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실무 감각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규제, 출산율 문제 등이 출제됐다고 가정해 보고 다음 사항을 점검해 보자. 관련 쟁점을 다루고 있는 소관 부처는 어느 곳이고, 쟁점과 관련된 과거의 정책들은 무엇이었는지, 과거의 정책 효과는 어떠했는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정책은 어떤 것인지, 정부 정책에 대해 전문가·언론·시민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관련 법률이 있다면 그것의 제·개정 상황은 어떤지, 관련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다면 어떤 것인지 등을 챙겨야 한다. 이벤트나 캠페인 등의 소재는 사소해 보일 수 있어도 면접에서 기억해 내어 제시한다면 꽤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출산율 문제가 제시됐을 때 답변 제목을 ‘가가호호 아이둘셋! 하하호호 희망한국!’이라는 표어로 제시한다면 면접을 편하게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면접에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정리해서 답변을 잘하는 수험생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꼭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쟁점에 대한 찬반 중심으로 자기주장을 역설하는 등 출제 의도를 벗어난 엉뚱한 답변은 금물이다. 면접 문제 형태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가정하고 준비 상황을 보고하라는 문제, 지역 주민 혹은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하는 ‘○○정책 설명회’를 가정하고 준비 상황을 보고하라는 문제도 가능하다. 따로 돈을 내고 면접 강의를 들을 필요는 없다. 그룹 스터디로 충분하다.
 
6. 맺는말 (에너지)
 아무리 기술이 좋다 하더라도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쓸모없다. 체력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정신력이 약해지면 소용없다. 아무리 좋은 재질과 학습방법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속할 만한 정신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이 에너지의 바탕이다. 자신감을 갉아먹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불확실성이고, 둘째는 주변에 대한 연민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 두려움은 늦깎이 수험생에게는 더욱 두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시험이란 것이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너무 염려하는 것은 악령에 사로잡히는 것과 같다. 공부를 시작한 이상 불확실성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 매몰비용에 해당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꿈을 매몰시키는 것이다.

 부모님 등 가족에 대한 염려가 해가 될 수 있다. 나 혹은 지인들을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부모님의 병환 등 마음에 괴로움을 주는 것들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공부할 때만큼은 이기적이 돼야 한다. 수험생의 염려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은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가 된다. 그러한 염려를 닫으려는 이기적인(합리적인) 태도가 오히려 이타적인 것이다. 자신에 대한 긍정과 애정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공감코리아 (http://www.korea.kr/newsWeb/pages/brief/jobInfo/view.do?metaId=exam_pass&dataId=14869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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