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법조인들, 법정에서 실무능력 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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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법조인들, 법정에서 실무능력 뽐내다
  • 법률저널
  • 승인 2010.01.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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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가인 법정변론 경연대회’, 본격 ‘승부전’ 시작
평가단 “기성법조인 못지않게 훌륭했지만...아쉬움도”
72개 팀 참가, 열띤 공방 펼쳐

 

‘제1회 가인 법정변론 경연대회(Korea Moot Court Competition)’ 예선이 지난 25일 서울법원 종합청사에서 기대 이상의 열의로 성대하게 펼쳐졌다.


대법원이 주최하고 법원행정처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로스쿨 학생들이 실제에 가까운 재판절차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강의실에서 배우는 법의 정신이나 이론이 실무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해 9월 대회 개최를 공고했다.


대회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이태운 서울고등법원장, 위철환 대한변협 부회장, 김건식 법학전문대학원 이사장, 전국 각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등 법조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대회장인 박 행정처장은 개회사를 통해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실무를 익히는 과정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같이 오늘 대회도 그러한 필요성에서 개최하게 됐다”며 “이 대회를 통해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도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거치면서 한 단계 성숙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예선전에는 지난해 11월 실시한 서면심사에 통과한 20개 로스쿨 72개 팀이 참가해  그동안 준비해 온 변론을 펼쳤다. 참가팀들은 예선 문제를 지난 4일 수령, 14일까지 각각 두 번에 걸쳐 서면을 제출한 바 있다. 예선 문제는 공무집행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민·형사 분쟁을 소재로 구성됐다.


예선 변론은 민·형사 각 36개 팀이 6개 팀씩 1개조를 이뤄 민·형사 각 6개조 총 12조로 편성됐다. 재판부는 각 조별로 지방 부장판사 1명, 고등판사 2명으로 구성, 교수 1명, 변호사 1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단이 배치됐다.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한 각 조별 1위 팀들은 결선으로 가기 위한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기 때문에 참가팀들은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변호인들이 사건 정황을 재연하는가 하면  그래픽을 이용해 변론을 펼치는 등 흥미진진한 광경이 연출됐다.

 


1시간 여 걸친 재판이 끝나자 검사, 변호인들은 다시 로스쿨 재학생으로 돌아와 상대팀을 격려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예선에 참가한 이화여대 로스쿨 김언지(23) 씨는 “그동안 배운 법 이론이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게됐다”며 “긴 시간 동안 대회를 준비해 오면서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중앙대 로스쿨 참가팀의 한 학생은 “법리를 배우면서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는데 대회를 계기로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의 재판부와 외부평가단은 예선을 지켜본 소감을 총평을 통해 밝혔다.


조원철 부장판사는 “로스쿨 1기생들 임에도 원고, 피고 소송 대리인 역할을 충분히 잘했다”고 호평하면서도 “첫 법정변론이라 그런지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 흐른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광운대 교수는 주 변론시 상대의 변론을 경청하는 태도, 그래픽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사례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프레젠테이션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한 점, 한 사람에 역할이 몰린 점, 판사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변론한 점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평가했다.


민사법정에서 개정과 동시에 폐정까지 줄곧 변론대회를 지켜본 법조인 출신의 김차동 교수(한양대 로스쿨, 민사법실무)는 “학생들이 아주 잘한다. 이 정도면 실제 변호사보다 잘하는 면도 없지 않다”며 “다만 증거를 다루는 능력이 좀 부족해 재판부를 명확하게 설득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방청 소감을 전했다.


김 교수는 “재판부도 증거에 대해 많이 지적했듯이 피해자가 쓰러진 위치, 탄흔 등은 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구체적인 입증이 미흡했던 것 같다. 스킬을 좀더 익힌다면 더욱 훌륭해 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번 예선 경연 문제가 종합적이면서도 사실인정에서부터 건전한 상식을 요하는 리걸 마인드 제고에도 매우 좋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법원에서 로스쿨의 교육을 위해 아주 숙려한 느낌이 든다. 이같은 노력을 법원이 계속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로스쿨 교육의 방향을 아주 전형적으로 제시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예선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본선 진출권을 따낸 팀은 민사팀에서 서울대, 한양대(2팀), 연세대(2팀), 고려대가, 형사팀에서는 서울대, 성균관대, 부산대, 경북대, 전북대, 서강대다.


이들은 내달 19일 본선을 치르게 된다. 본선을 통과한 최종 4개 팀은 3월 19일 결선에 참가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이성진·허윤정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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