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합격수기>부족함을 기회삼아...
상태바
<양과 합격수기>부족함을 기회삼아...
  • 법률저널
  • 승인 2010.01.15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선주 제51회 사법시험 합격.제40회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서울대 경영학과 졸


1. 들어가며


약 3년 전, 친구의 안내를 받아 고시서점에 가서 처음으로 민법기본서를 사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겠다는 일념으로 회계법인에서 나와 도서관으로 출근하기를 시작했지만, 막상 무엇을 할지 몰랐던 저에게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동기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친절한 배려는 합격에 있어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막상 합격수기를 쓰려하니, 기존의 훌륭한 글들에 티끌 하나를 얹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와 같이 군대 문제나 자신과의 약속, 또는 가정형편 등으로 수험기간의 제약이 있는 분들께서 저의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피해갈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펜을 들었습니다.
 
2. 사법시험 입문


저는 2001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그 당시 제 주변에는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선후배와 동기들이 많았던 관계로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공부하여 2005년에 최종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듬해에 졸업을 하고 동시에 회계법인에 입사하였습니다. 회계법인에서 세무업무를 담당하며 법(주로 세법)이 실제 거래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직접 경험하였고 이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을 샘솟게 하였습니다. 결국 저는 사법시험에 도전할 결심을 하였습니다. 갑작스런 진로 변경에 부모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우려하셨지만, 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고 결국 부모님께서는 3년간만 공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락하셨습니다. 사실 3년이라는 기간은 부모님께서 제시하시기 전부터 저의 목표 수험기간이었고, 만일 그 기간을 넘기게 되면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군에 입대를 하여야 했던 관계로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기간 안에 공부를 끝내기로 다짐을 하고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다행히도 2년 10개월의 공부 끝에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서는 각 시험 단계마다 제가 경험했던 것과 그 중에서도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함에 있어서 저는 기본적으로 책을 정독하고 문제를 풀고 이를 다시 책에 정리하는 일반적인 공부방법을 따라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교재 선택에 있어서 행정법 기본서로 이병철저(존칭생략)를 택한 것을 제외하고는 기본서와 사례집 그리고 모의고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것을 택하였습니다.


3. 첫 번째 1차 시험에 도전


2006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서관에 나와서 1차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기본강의도 듣지 않은 상태에서 무모한 줄은 알았지만 목표를 2007년 시행되는 1차 시험에 합격하는 것으로 세웠습니다. 선배들로부터 판례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것을 암기하는 것과 기본서 정리 및 문제풀이 연습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듣고 이를 가슴에 새긴 후, 먼저 8월부터 민법 강의를 듣는 것으로 시작하여 차례로 형법 헌법 강의테이프를 구하여 들었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강의를 듣고 책에 밑줄을 긋는 작업을 반복하였고, 기본삼법의 강의를 듣고 나니 10월이 훌쩍 넘어가 있었습니다.

 

이미 학원가에서는 민법모의고사가 끝나있었으므로 이를 전부 사와서 무작정 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참담했고 매회 50점을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매일 하나씩 풀어나갔습니다. 모르는 것은 일단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이었지만 형법, 헌법 역시 위와 같이 모의고사를 모두 풀었고, 이미 시간은 1월 중순을 지나 있었습니다.

 

시험이 한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는 판례를 중심으로 기본서를 최대한 빠르게 읽어나갔고 2회독 정도를 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합격커트라인과 불과 총점 5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 근소한 차이로 떨어진 것을 확인하였고, 저는 불합격의 실망과 동시에 내년에는 꾸준히 노력한다면 합격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4. 두 번째 1차 시험에 합격


앞선 실패를 바탕으로 남은 기간 철저히 기초부터 공부를 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떨어지게 된다면 사실상 목표한 3년 내의 합격이 불가능해진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차 시험 후 3월부터 6월까지는 후사법을 강의를 들었습니다. 비록 기본3법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만큼 무작정 내용을 암기하려고 노력한 탓에 바로 또 기본삼법을 반복하려니 도저히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에서는 후사법을 공부하는 것이 기본삼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후에 2차 시험 준비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아가 기왕 후사법을 공부하는 김에 답안지 쓰는 연습까지 할 수 있도록 학원에서 동차반을 수강하였습니다. 물론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고 이를 답안지에 쓰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지만 이를 통해 기본개념을 익혀놓았던 탓에 후에 다시 후사법을 보았을 때 거부감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7월부터는 다시 1차공부에 전념하였습니다. 7월과 8월에는 헌법, 형법, 민법 판례강의를 빠르게 한번 들었고, 틈틈이 교수님 기본서와 중요논문을 정독하였습니다. 또한 8월부터는 스터디를 짜서 민법 모의고사(작년)를 하루에 하나씩 풀었습니다. 9월부터는 학원 진도에 맞추어 스터디원들과 아침에 모여 매일 모의고사를 풀어나갔으며 토요일에는 전과목 모의고사를 한회씩 풀었습니다. 평일에 진도별 모의고사, 주말에 전범위 모의고사를 푸는 강행군이었지만 마음이 맞는 스터디원들과 함께 무사히 끝까지 문제풀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12월부터는 전범위 모의고사집를 사서 평일에는 헌민형을 돌아가며 한과목씩 풀었고 토요일에는 헌민형 세과목을 시간을 맞추어 풀었습니다. 문제 푸는 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시험 당일 하루 전까지도 적어도 하루 20문제씩은 풀었던 것 같습니다. 다소 변동은 있었지만 모의고사 성적은 상위 몇 퍼센트 내로 잘 나와 주었고 2008년 2월에 치러진 1차 시험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일차시험 합격에 있어서 과목별로 교재를 단권화하여 판례를 중심으로 이를 반복하여 공부한 것과 매일 한 과목 40문제를 50분 내에 푸는 연습을 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 첫 번째 2차 시험에서 떨어짐


1차 시험 후 다음 2차 시험까지 약 4개월의 준비기간이 주어지게 되나, 1차 시험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에너지가 대부분 소진된 상태였기 때문에 다시 평상시처럼 공부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두 번의 기회 중에 한번을 날려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재시생처럼 시험에 임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먼저 후사법 책을 폈으나 작년에 들은 강의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아 결국 다시 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의를 빠르게 듣고 난 후에는 학원 3순환에 등록하였습니다. 재시생처럼 시험에 임하기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시 진도를 따라가기는커녕 기본 개념에 대한 암기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답안지를 쓰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매일 가서 해답을 보고서라도 답안 작성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시생 혹은 이상 공부하신 분들 틈에서 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시험이 가까이 다가왔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기본서로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였으므로 각 과목마다 요약집을 구하여 3순환 문제와 함께 이를 반복하여 보며 기본이 되는 개념과 중요 판례를 암기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최선을 다하여 2차 시험을 치렀습니다. 비록 불합격하였지만 처음 불합격한 1차 시험과 비슷하게 합격점에서 총점 4점이 부족한 점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당시 저의 실력에 비해 참으로 후한 점수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에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이러한 아쉬운 마음은 일종의 오기로 변하여, 기왕 1년 더 공부하는 것 정말 열심히 공부하여 고득점(저는 고득점의 기준을 50등으로 정하였습니다.)으로 합격할 것을 굳게 다짐했습니다.
 
6. 두 번째 2차시험의 준비


첫 번째 2차시험을 치르고 나서 비록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불합격을 전제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1순환 때에는 기본서와 사례집을 정독하고 이를 정리하여 단권화를 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였습니다. 먼저 제가 학교도서관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학원을 오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기 위하여 테잎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강의를 들었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초시를 치를 때 비교적 열심히 공부하였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탓에 학원보다 앞서서 진도를 나갈 수 있었으며, 그에 따라 남는 시간에는 판례를 중심으로 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친구들을 통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의 기본서를 구하여 정리방법을 배우고 이것을 저의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수정해나갔습니다. 사례집은 진도와 상관없이 사례 개수를 주어진 날짜로 나누어 일정량씩 공부하여 반드시 끝까지 보았고 기본서와 마찬가지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2순환부터 3순환까지는 학원에 등록하여 매일 시험을 보았습니다. 합격한 한 친구로부터 2순환과 3순환을 충실히 소화한 사람은 반드시 합격을 한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2순환과 3순환의 모든 시험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 보았으며, 그 중 하루도 4면 혹은 8면을 꽉 채우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그 과정은 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필요로 하였습니다. 한 예로 2순환이 끝나갈 무렵부터 장기간 스트레스와 체력적인 과부하로 인하여 종종 위나 장에 통증이 왔으며, 그에 따라 당연히 소화기능도 저하되었습니다. 소화가 잘 안되어 식사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2시간동안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지독한 고역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만일 실제 시험에서 배가 아플 경우를 대비하여 연습하는 것이다 혹은 고시생 중에 이정도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을 하는 등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항들 이외에 초시 떨어진 후 세운 고득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한 몇 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하루에 두 과목 공부하기입니다. 즉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삼등분하여 오전과 오후에 시험을 포함하여 해당 과목 진도를 모두 마치고, 저녁에 다음 공부할 과목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버겁게 느껴지지만, 회독수가 늘어갈수록 공부에 속도가 붙게 되어 저의 경우에는 3순환까지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였습니다. 1순환이나 2순환 과정에서 특정한 날은 진도범위가 매우 조금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남는 시간에 다음과목을 더 공부함으로써 하루의 공부양과 공부의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였고, 간혹 학원 시험에서 진도범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에서 출제를 하는 경우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면 학원에서 해당과목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일독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큰 무리 없이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시험공부에 있어서 한번 이 잡듯이 책을 보는 것보다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 번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위 방법이 잘 맞았지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하루에 민법, 형법 사례를 하나 이상씩 꾸준히 풀어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간에 쫓겨 실천이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의 경우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반강제적인 스터디를 통해서 식후에 약 30분정도 시간을 내어 민법 사례는 두개, 형법 사례는 하나씩 매일 풀었고, 이것이 익숙해진 후에는 스스로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회독수가 늘어감에 따라 그 개수도 점차 늘려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본서를 보면서 중요한 쟁점에 관해 그 문제제기와 대응하는 판례를 노트에 적고 이를 반복하여 암기하는 것입니다. 한번에 하려고 하면 많은 양이지만 1순환 혹은 2순환 때 그날 보는 진도에 맞추어 하루에 10개 정도 쓰는 것으로 하면 크게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판례를 이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암기하여 답안지에 옮기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고, 판례문구가 긴 경우에는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간추려 적는 요령이 필요한데 이를 미리 노트에 적어봄으로써 시험 볼 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과목별로 다 적어놓고 보니 민법의 경우 약 150개, 다른 과목의 경우 약 100개 정도가 되어, 한 쟁점에 대한 판례를 암기할 때마다 마치 해당 과목 점수가 1점 올라간다는 마음으로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끝낼 수 있는 양을 공부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주말이 아닌 평일에 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평소 체력이 좋다고 자부하던 저였지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하루 공부를 끝내고 집에 돌아갈 때에는 합격에 한걸음 더 다가갔음을 느끼며 다음 날 역시 흔들림 없이 공부할 수 있었고 수험기간 내내 큰 동요없이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4순환부터는 정리된 기본서를 바탕으로 4-2-1을 하였고, 학원에서 4순환 문제를 구하여 목차를 잡는 것으로 실전감각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문제 푸는 감각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사례집은 되도록 끝까지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4-2-1에서 2를 할 때까지는 목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보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늘 그날 공부한 부분의 목차 및 해당 과목의 법조문목차를 떠올려보는 연습을 하였는데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7. 두 번째 2차시험을 치르며


첫째 날은 헌법과 행정법을 보는데, 비교적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지므로 다른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나 답안지 작성의 감이 떨어져 당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험 2, 3일 전에 헌법 50점짜리 문제를 답안지에 연습 삼아 써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였고 필기속도를 감안하여 시간안배를 하여 무난하게 답안지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상법과 민사소송법을 보는데, 공부양에 비하여 공부시간이 많이 부족하므로 공부 방법에 대해 미리 생각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4-2-1을 할 때에 과목당 중요쟁점을 30개 정도 선정하여 플래그 표시를 해두고, 시험전날 책을 목차 중심으로 빠르게 읽어나가되 표시해둔 부분은 답안지에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서 읽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이 방법은 모든 과목에 대하여 사용하였는데, 실제 시험문제의 대부분이 표시된 부분에서 출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시험이 결코 교과서의 구석진 곳이 아닌 누구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출제됨을 실감하였습니다.


셋째 날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보는데, 관련하여 저는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에 신경을 썼습니다. 초시 때 의욕이 앞서서 잠을 줄인 탓에 머리가 멍하여 형법시험을 망친(물론 실력도 없었습니다만)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형법은 최근 몇 년간 매해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논점누락의 위험도 높아 문제를 푸는데 많은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첫째 날과 둘째 날의 시험으로 몸이 많이 지쳐있다는 점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잠이 많은 편이라 5시간을 자야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초시 때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고, 그리하여 전날 5시간 수면을 취하여 큰 실수 없이 시험을 치렀습니다.


마지막 날은 민법을 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긴 여정이 끝난다는 생각에 다소 흥분이 되었지만 끝까지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고 최선을 다해 답안을 채워나갔습니다. 민법 답안지의 마지막 줄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합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에 결과가 나오고서는 감사하게도 초시 불합격 후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8. 몇 가지 원칙들


단순하게 생각하면, 1차 시험의 경우에는 하루, 2차 시험의 경우에는 나흘간인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하여 나머지 준비기간 동안 매일 일정한 삶의 패턴을 유지하며 공부하는 것이 사법시험공부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매일 일정한 삶의 패턴을 유지하기 위하여 첫째, 체력을 공부보다 우선순위에 둔다. 둘째, Simple life를 추구한다. 셋째, 마음(정신상태)을 늘 깨끗하게 유지한다. 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원칙과 관련하여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건강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결코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없으며 설사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건강을 잃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내내 하루에 기본적으로 한시간, 적어도 30분 이상은 헬스든 달리기든 농구든 꼭 운동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2차 시험기간 중에도 30분씩 운동을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제가 감기나 몸살로 공부를 쉰 날은 단 하루도 없었고, 때문에 매일 일정량 이상의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원칙과 관련해서는 생활을 단순화할 때 공부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하여 공부 이외에는 최대한 다른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수험 생활 중에도 꼭 참석해야하는 모임이나 놀 수 밖에 없는 날들은 생각보다 많고 종종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여 시간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예기치 않게 1순환 행정법 기간 중 농구대에 깔려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고 두 개가 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2주간이나 집에서 쉰 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와 관련해서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앉으면 공부하기 전에 먼저 성경을 읽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할 때에 마음이 차분하게 안정이 되고 여러 가지 쓸데없는 생각들이 사라져 더욱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꼭 이러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개인마다 명상이나 가벼운 산책 등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을 통하여 공부하기 전, 또는 중간에 마음을 가다듬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공부방법과 몇 가지 원칙에 대하여 적어보았는데, 구체적 상황에서 필요한 세세한 내용에 있어서 군데군데 부족한 점이 보입니다. 결국 그러한 부족한 점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여러분들께서 주변의 공부를 먼저 시작하신 선배나 동기들에게 물어보아 그때 그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9. 맺으며 - 감사의 글


제가 주어진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법에 대한 기초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기간 내에 반드시 합격을 해야 했던 저로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법학공부에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였고 그들의 공부방법 중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대부분 실제로 따라해 보고 저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어 제게 맞게 수정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였습니다. 건강 측면에서도 이미 회계사 시험을 보면서 에너지를 상당히 소진한 상태에서 회사생활까지 하다온 터라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적으로 하루의 공부양을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매일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였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좋은 몇몇 후배보다 저의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시간을 좀 더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기본서를 철저히 단권화했고 판례노트까지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저의 노력 때문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였고 주변사람들의 저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과 배려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회계사 시험에 이어 사법시험을 치르는 동안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으셨지만 부모님 얼굴에 늘어난 주름살이 그간 마음고생을 얼마나 하셨는지 능히 짐작하게 합니다. 저의 여동생도 제가 힘들 때마다 늘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비록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늘 기도로 함께해주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친척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에게 울타리가 되어주고 보금자리가 되어준 백두과 선배, 동기, 후배들과 동고동락을 같이한 스터디원들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전주고 선화반 친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특별히 수험기간동안 늘 충실한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준 원일, 현영이와 무슨 일이 있을 때 마다 달려와 준 상명, 도진, 재성이, 그리고 같이 공부하며 동고동락한 태호, 이슬, 수환, 영환이에게 정말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신 윤호형 그리고 부족한 형을 잘 따라준 정우, 종빈, 태근, 혁주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 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법률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