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영 교수의 법률시론]그리움과 향기와 자유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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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교수의 법률시론]그리움과 향기와 자유의지
  • 법률저널
  • 승인 2010.01.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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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꿈이란 영혼이 담긴 목표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리움과 향기와 자유의지’가 있어야 한다.


꿈을 실현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세 가지의 요건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 이왕 하는 일 잘 하는 것, 그리고 그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안철수 교수를 생각하면 된다. 그는 잘 나가는 의대 교수직을 던져 버리고, 본인이 가장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계속해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그래서 그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가끔씩 야밤에 혼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 맥주 한잔을 걸치면, 저절로 어려웠던 유학생활이 떠오른다. “겨울밤의 라면”이라는 시상이 떠오른다.

 

"라면 하나 제대로 끓여 먹을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았습니다/ 라면 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정으로 이 물품들은 나에게 잘 배달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라면 하나 끓여 먹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곳에서는 엄청난 사치입니다/ 밤늦게 공부하다 보면 한 번씩 끓여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밤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할레(Halle)의 심야를 많이 생각합니다/ 라면에는 그리움, 향기, 자유의지가 있었습니다."

 

이 시상은 상당히 감성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고달픈 유학시절을 말한 것은 아니다. 라면에서 느끼는 이러한 시상에는 꿈에 대한 그리움, 고향의 향기,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유학생활을 결실 있게 마치고자 하는 자유의지가 담겨 있다. 그리움은 지난날의 생각이 바람이 되어 선율로 내 머리를 스쳐 온 것이다. “겨울밤의 꿈”이라고 할까. 이 꿈은 로스쿨 준비생이나 로스쿨 재학생들의 꿈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면에는 세 가지 요소가 담겨있다. 면, 스프, 정성이다. 3분이면 조리가 끝난다. 또 3분이면 맛있게 허기를 채울 수 있다. 면은 각자가 그동안 걸어 온 인생길이고, 스프는 로스쿨에서 배워야 하는 지혜이며, 정성은 노력이 수반되는 자유의지다. 수험생활에서 라면을 끓이는 정성으로 최선을 다할 때, 그 3분들이 모여 3년이 되면 법조인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큰 어려움이 있는 곳에는 큰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행로에서 고통을 제하면 인생의 매력은 없다. 고통은 지식을 부른다. 지식은 용기를 낳고 용기는 개척으로 자기를 드러낸다. 개척은 승리가 목적이요 승리는 자유를 부른다. 자유는 평화를 찾고 평화는 행복을 원한다. 로스쿨이 수많은 밤을 새워 결정한 진로라면, 영혼이 담긴 승부가 필요하다.


작년 3월 로스쿨이 진통 끝에 개원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꿈-그리움, 향기, 자유의지’를 펼치기에 “주변의 환경들이 미흡하다”고 불평을 해왔다. 천만 가지로 생각했던 온갖 불평들은 화롯불에 내리는 흰 눈 한 송이와 같다. 서로가 느꼈다면 여기까지 온 것도 감사할 일이다.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자아로 돌아가자. 새로운 포부와 삶의 의지를 가다듬자. 자기관리와 생활습관을 철저히 하면서 날마다 비장한 각오, 자기 시간, 혼을 담은 노력(精進)을 다하자. 로스쿨을 선택할 때의 첫 마음 변치 않기를 바란다. ‘그리움과 향기, 그리고 자유의지가 담긴 꿈’이 용광로에서 강하게 타오를 때 유능하고 따뜻하고 진정한 법조인이 될  것이다. 로스쿨 재학생 그리고 로스쿨 준비생 여러분들의 건승을 빈다.


그동안 이 법률시론을 애독해 준 독자와 귀한 지면을 허락해 준 법률저널에 깊이 감사드린다. 새해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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