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왕 호랑이처럼 당당하게 어깨를 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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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왕 호랑이처럼 당당하게 어깨를 펴자
  • 법률저널
  • 승인 2009.12.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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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 빙하기'로 시작된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를 보내고 경인년(庚寅年)이자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0년이 열렸다. 지난 1년은 소의 몸집처럼 풍요롭고 황소걸음처럼 여유로운 한해가 되길 바랐다. 비록 글로벌 경제위기로 모든 분야가 암울했지만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소의 우직함을 본받아 묵묵히 참고 견뎌내면 오늘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설레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한해를 돌아보니 힘들고 다사다난했다. 지난 2009년 아침은 꿈보다 공포 속에 시작됐다. 세계 경제가 하루아침에 망할 것 같으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고 공포가 꿈을 덮어 버렸다. 세계 모든 나라가 생존(生存)이란 단어와 씨름했고 끝도 보이지 않는 불황으로 우리가 겪은 고통은 컸다. 참으로 우울했던 한해였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에 따른 슬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진 충격과 안타까움, 맹위를 떨치던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의 대유행은 아직도 해제되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및 2차 핵실험, 강호순 사건, 미네르바 사건, 용산 참사, 미디어법 충돌, 대운하와 4대강 논란, 세종시 논란, 조두순 사건, 연예인의 자살 등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1947년 조선변호사시험령에 따라 변호사시험을 실시하여 법조인을 선발한 이래 반세기가 넘도록 지탱해온 '선발에 의한 법조인 양성'이 '양성에 의한 법조인 배출'이라는 모토로 로스쿨이 탄생했다. 거창한 구호로 출발했지만 결과는 허구였음이 드러나고 로스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점증하고 있다. 게다가 로스쿨이 자칫 법학의 위기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서가 팔리지 않아 법률전문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교수들도 출간에 대해 열의를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덩달아 대학원 자체도 위축되면서 학문적 법학이 황폐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법학의 위기가 자연스럽게 로스쿨의 위기와 결합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이 전격 도입되면서 고시촌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도전과 맞닥뜨리게 됐다. 독서실과 고시원의 공실률(空室率)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학원의 운영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난립했던 군소 출판사와 서점이 불황에 견디지 못해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수험비용을 부모 등 외부에 의존하고 있는 탓에 여간 눈치 보이는게 아니었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공부만 한다는 게 어쩌면 호사스러운 꿈이었다. 돈이 떨어져 부모님께 전화를 해 보지만 차마 입에서 돈을 붙여달라는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에 '올인'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경인년 새해는 진짜 희망을 가져도 될 듯 싶다. 백수의 왕 호랑이처럼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힘들었던 일, 우울했던 일 모두 떨쳐내고 포효하는 마음으로 정진해야 한다. 눈앞의 어려움에 사로잡혀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하기에 따라서는 합격을 앞당길 수도 있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합격수기를 보면 온갖 시련과 경제적인 어려움, 포기하고 싶은 마음 속에서도 견뎌내 당당히 합격의 영광을 안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희망과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거친 풍랑도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 사법시험의 경우 800명으로 감축되면서 경쟁률이 좀더 높아질지는 모르지만 경쟁률 걱정은 사치다. '단 한 명을 뽑더라도 그 한 명이 나'라는 자신감을 갖고 비장한 각오로 나간다면 반드시 바라는 꿈을 안을 수 있을 것이다. 1년뒤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도 못 그렸네'라며 한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호랑이의 비상처럼 올 한해 내내 용기와 희망을 품고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음박질하자. 謹賀新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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