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합격수기]“인고의 시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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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합격수기]“인고의 시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9.12.3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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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정 제51회 사법시험.제27회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이화여대 법학과 재학

 

연말에 그동안의 수험기간을 차분히 정리해 보고자 합격기를 씁니다. 저의 합격기가 지금 현재 시험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께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법시험 입문 >
저는 2004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막연히 사법시험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1학년때부터 시작되는 전공수업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 매우 좌절했습니다. 그리고 1학년 2학기 겨울방학에 고시실 입실 고사를 쳤지만 결국 현격한 차이로 떨어지고 2학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2학년 1학기 때는 제대로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학원 강의 테이프도 들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몇 개 듣지도 못하고 2학년 1학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 입실고사라도 제대로 응시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신림동에서 권순한 강사의 민법 강의와 차강진 강사의 헌법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학교에서 헌,민,형의 대다수 강의를 거의 다 들은 상태여서 학원강의 수강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신림동에서 방학을 보내는 동안 나름 복습도 하고 기출문제도 풀어보면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다녀야 했기 때문에 채권각론의 보강은 다 듣지 못하고 다시 2학년2학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왕복 3시간을 통학하느라 학기 중에는 다시 별다른 공부는 하지 못하고 어영부영한 상태로 보내다가 다시 겨울방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사법시험 1차를 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2006년 대비 사법시험 준비를 하였지만 그 당시 저의 실력으로는 그 방대한 분량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몰라 허우적거리다가 평균 60점의 초라한 점수를 받고 불합격을 하였습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본 시험이지만 나름 첫 도전에서의 실패는 씁쓸하였습니다. 그래도 2학기 입실고사에서는 장학금을 받고 입사할 수 있어서 약간의 기쁨도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사법시험 준비>
-1차시험준비기간
3학년 1학기가 끝나고 도저히 나의 능력으로는 학교를 다니면서 사법시험 1차준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다음 학기는 휴학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신림동으로 갔습니다. 그 때는 신림동의 최신 기본강의를 듣기 위해 간 것이었지만 결국 신림동에서 1차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름방학동안에는 권순한 민법과 송헌철 형법강의를 들었습니다. 헌법도 들으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이 두 과목만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헌법은 황남기 기본서에 황남기 강의테이프를 들었습니다. 여름 방학 동안에 헌,민,형 강의를 들으면서 기본서를 대강이라도 정리해 놓으려 했지만 헌법은 기본권부분까지 밖에 정리하지 못하고 진도별 모의고사기간동안에 내내 마음의 부담이 되었습니다. 결국 헌법은 헌법진도별모의고사 시작 전날에 강의를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해당 진도부분을 꼼꼼히 읽고, 진도별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강의에 치여서 복습은 제대로 못했지만 해당 수업시간에는 열심히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권순한 민법강의는 무한 반복시스템이어서 듣게 되면 자동암기 되는 효과가 있어서 그것으로 복습을 대체했습니다. 


9월에는 진도별 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모의고사 강의는 기본강의를 수강했던 강사의 모의고사를 택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기본서와 연계성이 높아 해당 기본서를 정리하는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민법만 해설강의를 들었고 나머지는 해당 진도교과서를 훑어 주는 집중강의를 택했습니다. 모의고사 기간에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진도 부분을 예습하고, 700제 문제집 해당파트를 풀어보고 시험에 임했습니다. 시험을 볼 때는 정말 실전에 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풀었습니다. 민법은 요해를 열심히 읽고 가면 다 맞출 수 있어서 성적은 잘 나왔습니다. 1등도 몇 번 하고 해서 나름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형법, 헌법은 열심히 공부하고 가도 항상 30%~50% 범주 내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좌절하고 돌아가서 또 그 다음날 시험 볼 것을 준비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진도별 모의고사를 잘 봐야겠다는 욕심에 복습보다는 예습을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틀린 문제 정도만 다시 보고 예습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진도별 모의고사는 예습보다는 복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길고 긴 모의고사 기간이 끝나고 난 뒤 진도별 모의고사기간에 정리하지 못한 국제법과 가족법을 강의테이프를 들으면서 대강 정리하고 12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책을 돌리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막판 정리 요령이 없었고 선배에게 얻은 팁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12월 중순부터 2월 15일 시험 전날까지 3회독을 목표로 하고 무식하게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막판에 돌릴때는 그 많던 문제집이나 책도 필요 없고 딱 기본서 1권과 판례집만 남았습니다. 해당 기본서에 있는 이론, 판례를 정리했습니다. 민법은 별도의 판례집이 필요 없어서 민법 요해만 돌렸고. 형법은 4일정도 잡고 송헌철 판례강의테이프를 들었습니다. 32개짜리였으므로 하루에 8개씩 들었습니다. 판례강의를 들으면서 중요 판례와 이론들이 반복되므로 빠른시간에 전범위를 복습하는 효과를 주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형법신강과 판례집을 함께 읽어나갔습니다.


헌법은 황남기 기본서 외에 황남기 부속법령집을 보고 10개년 기출지문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부속법령집이 너무 부실해서 기본서만 보는 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10개년 기출지문 오엑스 문제는 도움이 되었는데 그 많은 부속법령과 헌법조문의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가끔씩 법률저널 10회분 모의고사를 시간을 재서 풀었는데 당해 과목이 끝나고 시험을 보면 만족할 점수가 나왔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73,74점 정도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정말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 모의고사 점수를 보면서 참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헌법은 나중에 판례집을 따로 보아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따로 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그냥 최신판례집과 정회철 헌법판례오엑스 문제를 풀었는데 판례집을 본 것은 아니어서 도움은 안되었습니다.


국제법은 이종훈 국제법 책으로 공부하였는데 기본서를 읽고 뒤에 기출문제와 오엑스 문제를 다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약집을 꼼꼼히 보았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그 당시에는 선택과목도 50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시험전날에는 선택과목을 보고 최신판례정도만 보고 잠이 들었습니다.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반포기 상태로 시험장에 입실 하였습니다.


2007년 시험당일 8지선다문제가 처음 도입되었는데 학원에서 시험 보기 1주전쯤에 보았던 8지선다 모의테스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죄다 문제가 헷갈려서 대강 찍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문제들을 다시 풀고보니 답이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헌법은 무난히 풀었고, 형법은 정신없는 상태에서 풀고, 민법은 뭐가뭔지 모르고 풀고 나니 주관적으로는 이번 시험은 물 건너간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다 2개 중에 찍었는데 저는 찍은 문제가 맞은 적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60점정도 받았다고 확신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학교도 휴학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렇게 시험을 엉망으로 보니깐 마음도 무겁고 눈물이 났습니다.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채점할 용기가 나지 않아 같이 시험 본 친구와 만나서 강남역에서 술한잔을 하고 약간 취한 상태에서 새벽4시에 채점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늘의 도우심인지 2개중에 찍은 문제, 나중에 답을 바꾼문제가 많이 맞아서 평균보다 6점 정도 높은 점수를 받고 무난히 1차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생애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2차시험 준비기간(초시, 재시)

<초시기간>
1차 시험이 끝나고 신림동에서 예비순환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생초시에 도전해 봐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예비순환을 들었지만 저도 평범한 다른 수험생과 다르지 않은 예비순환기간을 보냈습니다. 봄이 되고 책은 읽히지 않고 그냥 학원만 출석했습니다. 예비 순환기간에 각 과목당 2번 정도 시험을 치는데 7점, 12점, 21점 등등 다양한 형태의 답안지를 제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후4법이 끝나고 시간이 1달 정도 남는데 그 기간동안 혼자 정리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피씨방을 다니며 낮과 밤이 바뀐 폐인생활을 하고 2차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연대에서 보았는데 기본3법 외에는 별로 쓸 거리가 없어서 조문으로 대략 5면정도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결과는 헌법, 형법, 행정법 외에는 현격한 차이로 과락이었습니다.  처음 2차 시험을 치고 뒤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은 저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나태한 신림동 생활을 청산하고 학교 고시반으로 돌아갔습니다.

 

<재시기간>
-1순환
내용의 이해와 기본서의 단권화시기
1순환때는 학교에서 베리타스, 한림법학원등에서 2차 동영상강의를 들여와서 그것을 큰 강의실을 빌려 단체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과 2차시험을 본 직후의 선배 수험생들이 직접 채점을 해준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방학 중에는 오전에 각 과목 강의를 수강하고 기숙사 식당에서 밥을 먹자마자 자리에 돌아와서 공부를 했습니다. 밤 11시까지 주말 빼고는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저는 1순환때부터 사례집을 직접 풀어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수업한 부분을 복습하고 해당부분의 사례집을 보면서 해당부분의 중요쟁점이 무엇인지 강약조절을 하고 나름 중요한 판례를 선별해 가면서 책정리를 하였습니다.


1순환 민소는 박승수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시윤 기본서를 읽으면서 박승수 워크북에 있는 사례를 풀었습니다. 박승수 강사가 강의를 워낙 꼼꼼히 해 주어서 예비순환 때 이해되지 않던 민소가 이해가 되고 나름 재미도 있었습니다. 박승수 강사가 수업시간에 풀어준 워크북 사례는 수업이 끝나고 다시 한 번 제 손으로 풀어보았습니다. 그러나 3일에 한 번씩 보는 모의고사를 치를 때 학설, 판례를 그대로 복사해 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결국 스스로 창작한 문구가 나와서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상법은 김혁붕 강의를 들으면서 김혁붕 상법신강과 김혁붕 상법사례집을 보았습니다. 최준선 사례100선도 보려고 구입했지만 상법총론과 회사법 부분 중간까지 보고 깨끗한 상태로 책꽂이에 꽂혀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때도 민소에서와 마찬가지로 강의를 듣고 김혁붕 판서를 기초로 책을 정리하고 해당 파트의 사례를 풀어보았습니다. 해당 진도범위를 벗어나서 풀 수 없는 것은 한번 대강 읽고 뒤로 넘겼습니다.


행정법은 김기홍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행정법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개념조차 잡히지 않던 시기여서 진도에 맞춰 홍정선 행정법강의라는 기본서를 읽었습니다. 기본서를 단편적으로 읽기만 하니 해당 쟁점이 어느 유형의 사례를 해결하는데 필요한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예비순환 때 사놓은 이재화 사례집을 부분적으로 진도에 맞춰 풀어 보았으나 여전히 감이 안잡혔습니다. 


형소법은 이지민 형소강의를 들었는데 강의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이지민강사가 농담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형소법의 절차를 전반적으로 개관하여 각 절차마다 문제되는 것,  형소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가 무엇인지도 이해시켜 주어서 기본서를 볼 때 나름대로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증거파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이지민 강사의 보충자료를 잘라 붙이면서 단권화를 했는데 도대체 이것이 해당 부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 자료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단권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매일 새벽까지 단권화 작업을 하면서 주객이 전도 된 것 같아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기본 3법 시기는 강사들 마다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하는 데 그 시기는 긴장이 풀리는 시기이기도 하여 주의를 요합니다.


형법은 송헌철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송헌철 1차 교재로 보충하면서 2차 교재를 읽었습니다. 1차 교재와 2차교재가 내용이 거의 동일 했기 때문에 정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태훈 사례집을 1순환기간동안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이 때 직접 사례를 풀어보면서 쌓인 실력이 2,3순환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헌법은 정회철 사례단문집만 보았습니다. 역시 사례는 직접 풀어보았고 김유향 강의를 들으면서 헌법 사례단문집의 강약을 조절하였습니다.


민법은 윤동환강의에 민법 교안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민법 때 독감이 걸려서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없어 민법을 날렸습니다. 그래서 강의만 간신히 듣고 뒤에 사례는 절반정도만 풀어보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이때 같이 공부하는 선배 언니와 민법 스터디를 시작하였는데 하루에 1개씩 김종률 사례집 쟁점을 잡아보고 서로 풀이 방식을 설명해 본 후 내용을 훑어보았습니다. 나름 매일 사례를 접해 본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2순환
사례집과 교과서의 정리로 중요 쟁점의 암기 및 정리시기
민소부터 2순환이 시작되었습니다. 1순환때 나름 제대로 공부했다고 자부한 민소가 다시 보니 너무 생소했습니다. 정말 빠듯하게 교과서와 사례집을 읽고 나면 저녁도 못먹고 2순환 시험에 응시해야했습니다. 가끔씩은 진도가 너무 많으면 사례집은 다 읽지 못하고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중간에 쉬는 날에 보충했습니다. 주말에는 꼭 쉬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주중에 모든 공부가 끝나야했습니다. 학교에서 이창한 모의고사강의를 지원해 주었으므로 이창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때 예비순환때 구입해 두었던 이창한 사례집을 처음으로 보았는데 풀이가 굉장히 깔끔하고 압축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시험은 사례집에서 유사하게 출제되므로 사례집을 충실히 정리해서 보고 가면 점수는 35~40점 정도로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상법은 김혁붕 상법신강과 김혁붕사례집을 보고 시험을 쳤습니다. 나름 학설의 키워드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색깔있는 펜으로 언더라인을 하고 판례를 3줄정도로 요약해 보면서 과연 해당 키워드가 뭘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사례집을 보면서 교과서의 해당 쟁점이 사례에서 응용되는 패턴을 눈에 익혔습니다. 그리고 매일 정형화된 모의고사문제를 풀면서 패턴 연습을 했습니다.


행정법은 성봉근의 사례강의를 들었습니다. 김연태 사례를 풀어주고 행정법 풀이패턴을 나름대로 정형화시켜서 알려주기 때문에 약간은 행정법의 틀이 잡힌 듯 했습니다. 이때는 매일 김연태 사례집을 읽어보면서 사례요약집으로 정리하고 합격비기를 통해서 기본서를 단권화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단권화해 놓으니 막판에 가독성이 가장 좋은 책이 행정법책이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이지민 모의고사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이재상 사례집은 이때부터 보았는데 2순환기간 동안 전부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때 나는 잘 정리가 안 되는 이재상 교수님의 책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기 위해서 부속서로 김정철 변호사가 쓴 ‘내 머릿속의 형소’ 라는 요약서를 함께 보면서 책을 단권화 했습니다. 사실 그 책의 장점은 깔끔하게 형사소송법의 중요 쟁점을 추려준다는 것이었지만 내 책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학설의 논거나 결론이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런 것은 내가 일일이 요약서에 가필을 하면서 단권화를 했습니다. 이것은 막판에 나의 요약노트의 기능을 해 주었습니다.


기본 3법은 사실 별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헌법은 사례, 단문 내용을 쟁점별로 암기 했고, 형법역시 그러했습니다. 형법의 경우는 송헌철 단권화 형법책에 수록된 기출문제 풀이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이것을 사례집 대신에 보았습니다. 매우 도움이 되었고 이 때 왠만한 사례는 그럴싸하게 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민법은 박승수 강의를 들었는데 2순환 박승수 사례집을 민법교안과 함께 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 관계상 중간에 결국 교안 사례와 교안 기본내용 정리에 그치게 되었습니다. 노재호 민법 교안 책은 처음에는 가독성이 좋지 않았지만 키워드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장황한 판례나 지엽적인 내용을 가지치기 하니 나중에는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3순환
사례집, 교과서의 마지막 단권화 시기
3순환에는 대략적으로 1주일에 한 과목씩 끝나게 되는 데 중간에 쉬는 날이 없어 매우 힘들었습니다. 학교에서 강평을 진행하면서 신림동 진도를 맞추려고 하니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시험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이때는 모의고사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하루 이틀씩 밀려가면서 간신히 과목을 끝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순환 강의는 필요 없다고 자체 결론을 내리고 혼자 기본서와 사례집을 읽고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 때는 진도에 밀려 과목당 꼭 한 회씩은 시험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3순환은 교과서 내용을 더 압축해서 보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때 저는 2순환때 언더라인을 해둔 부분을 중심으로 교과서를 읽고 사례집을 보면서 머릿속에 쟁점을 떠올려 보고 중복되는 내용은 넘기면서 빠르게 훑어 나갔습니다. 사실 3순환 때가 사례집을 전부 다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것 같습니다.

 

-4순환이후
4순환 이후 우리학교 진도로는 5-2정도의 시간이 나왔습니다. 저는 5일에 한과목씩 돌리는 시기에는 교과서를 보면서 2,3순환때 보았던 모의 고사에서 나름 A급 주제들을 다시 한 번 스킵해 보았습니다. 전부 보지는 못했고 대강 훑어보는 정도로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시험에 나올 것 같은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모의고사 문제는 실전대비로 간략하게 직접 손으로 써보기도 했습니다.


2일간 돌리는 기간에는 연두색 형광펜으로 핵심어구에 단어 위주로 체크면서 빠르게 교과서를 넘겼습니다. 이 기간에 사례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발췌해서 보고 4순환때 받아보고 풀지 않았던 문제들을 발췌해서 실전대비로 간략하게 써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2일이 3일로 되어 비교적 자신 있었던 형법이나 형소법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험전날
헌법을 첫 시작으로 2차 시험이 진행 되었습니다. 첫날 시험 전에 일요일이 끼어있는 관계로 행정법과 헌법은 간신히 1회독을 하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틀째부터는 민소와 상법을 함께 보는 관계로 1회독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한번이라도 눈에 바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새우잠을 자면서 민소와 상법을 시험 직전까지 간신히 다 보고 들어갔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민소는 불의타라고 볼 만한 문제는 나오지 않았고 제가 시험 직전까지 연습해 두었던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상법에서 어음이 너무 생소한 문제가 나오는 바람에 평정심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먼저 아는 문제부터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2문의2의 보험문제를 먼저 해결하였는데 그만 이를 1문답안지에 적는 실수를 하였습니다. 시험이 끝날 때가지 1,2문이 바뀐 것을 모른 채로 답안지를 작성하였고 시간이 모자라서 마지막까지 쓰다가 그대로 시험관에게 답안지를 빼앗겼습니다. 결국 3,4일째 시험은 제가 상법에서 0점을 받은 것도 모르고 밤새워서 열심히 준비해 가서 시험을 쳤고 결국 그 해 시험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3시준비>
-1차준비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도별 모의고사를 풀었고, 거기에 맞추어 해당 기본서를 정리 했습니다. 형법 외에는 모두 새로운 1차 기본서를 사서 정리했습니다. 헌법은 정회철 책과 작은헌법핵심정리, 사법시험 10개년 기출지문 ,그리고 모의고사때 나누어준 정회철 헌법 조문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를 보면 판례를 너무 많이 틀려 정회철 판례집과 판례 오엑스 문제를 풀었습니다. 형법은 송헌철 형법신강과 진도별 모의고사 진도에 맞추어 신호진 형법판례총정리를 풀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가독성이 안좋아 나중에 다시 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신호진저의 3개년 판례와 교과서만 보았습니다. 민법은 박기현, 김종원 공저의 핵심정리 민법을 보았습니다. 책안에 조문이 함께 들어있고 1차에 적합한 이론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판례가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시험 3주전에 10일을 투자하여 28회분 권순한 모의고사를 한꺼번에 풀고 해설지를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밤에는 기숙사에 돌아와서 룸메이트랑 같이 권순한 핵심지문총정리를 풀었습니다. 국제법은 1월 중순쯤에 이틀정도 시간을 쪼개서 이종훈 국제법 강의테이프를 들었는데 큰 도움은 안 되었고 결국 과거에 1차시험때 정리해 둔 책을 2회독 정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이번 해 1차 시험에서는 안정적인 점수를 획득하여 무리없이 3순환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2차준비
학교에서 진행하는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그러나 1차에서 너무 무리를 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기력이 떨어졌고 2차시험에서 떨어진 충격이 그때서야 현실처럼 다가와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사실 3시때는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방에서 두문불출 나태한 생활을 했습니다. 학교강의와 함께 병행하려니 정신이 분산되어서 집중도 잘되지 않고 다른 사람처럼 많은 시간을 공부에만 할애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3순환은 따라가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모의고사 문제만 받아다가 대충 훑어보았습니다. 5월정도에 정신을 차리고 제가 정리해 둔 기본서와 사례집을 훑어보고 원래 하던대로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손으로 직접 간략하게 써보면서 실전대비를 하였습니다. 재시때 나름 열심히 준비했던 내공이 있어서 그런지 5,6월동안 대강 2회독 시험전날 1회독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재시때와 비교해서 시험을 너무 못 봤다는 생각에 합격을 기대하지 않고 학교에서 나와 신림동으로 갔습니다. 더 이상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진력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법원행시준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사법시험이 끝나고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법원행시를 준비했습니다. 사법시험 인원수도 내년부터 줄이는 것이 확정되어 있고 사법시험 2차 합격 여부도 불투명했기 때문에 마지막 승부처라고 생각하고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법원행시에 대해서는 너무 정보가 없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사법시험과 과목이 동일하다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법행바이블’을 사서 법행 준비방법이라는 부분을 읽어보았습니다. 대강 시험유형은 조문, 판례암기였고 기출문제에서 반복해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차준비>
시험과목은 헌,민,형 3과목 이었고, 영어는 토익700점을 넘으면 통과되었습니다. 따라서 올해 사시 1차를 쳤던 저는 전혀 무리 없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헌법은 정회철기본서, 작은헌법핵심정리, 법행바이블, 사법시험10개년 기출문제, 정회철 헌법조문집을 보았습니다. 기본서를 읽고 해당파트의 기출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기출문제 난이도는 매우 쉬었지만 1문제라도 실수하면 합격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시험이므로 매우 꼼꼼히 공부했습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자주 나오는 조문문제, 부속법령 문제를 체크하여 기본서에 빨간색으로 체크했고 기본서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기출문제 중에서 틀린 것은 나중에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형법은 송헌철 형법신강, 신호진 형법판례총정리, 법행바이블, 형법조문을 보았습니다. 역시 이것도 기출문제를 보면서 주요 출제조문들을 파악하여 책에 정리하고 조문집에 체크해 놓으면서 계속 반복 암기하였고, 판례는 신호진 형법판례총정리로 정리했습니다. 기출문제 중에서 틀린 것은 나중에 한번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민법은 핵심정리민법, 법행바이블, 민법조문, 박기현이 쓴 민법판례 오엑스 문제를 풀었습니다. 판례 오엑스는 핵심정리민법에 있는 것이어서 별다른 도움은 안 되었습니다. 기출문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해당 진도를 풀고 틀린 문제는 나중에 다시 풀어 보았고, 기출문제를 토대로 조문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상반기 최신판례집과 대법원판례공보를 시험직전에 나온 것 까지 출력해서 보았습니다. 총 2회독정도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당일 최신판례집과 판례공보를 훑어보고 시험을 쳤는데 시험난이도가 예년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실수도 있었지만 시간관계상 답안지를 바꾸지 못하고 시험지를 냈습니다. 시험 문제가 참 알쏭달쏭했습니다. 채점을 해보니 평균 85점의 저조한 점수를 받아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도박 같은 시험은 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달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없다고 생각하니 억울했습니다.


그리고 사시 2차 준비를 하던 도중에 합격자 발표가 났고 예상외로 커트라인이 급 하락하여 1개 차이로 간신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차준비>
2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2차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습니다. 그리고 법행은 사시에 출제되지 않는 단문이라는 것이 출제되어 매우 부담이 되었습니다. 단문을 어느 정도 써야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지 너무 애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기출문제에 있는 단문정도는 쓸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하고 그 외에서 문제가 나오면 관련  사례의 해당 쟁점을 늘려 쓰고, 완전 불의타가 나오면 조문을 베끼자고 나름 기준을 설정하고  마음 편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민법은 9월달에 노재호 교안 강의테이프를 들으면서 민법교안을 다시한번 보았고, 송영곤 기본서를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송영곤 사례집을 꼼꼼히 빠짐없이 풀어보았습니다. 민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생각에 공부 양에 욕심을 부려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니 민법에 좀 자신이 생긴다는 주관적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민법을 보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니 너무 가물가물 하여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을 기초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래도 우연찮게 쓴 내용들이 어느정도 들어맞았는지 무난히 점수를 득점할 수 있었습니다.


형법은 사시 2차때 보던 기본서를 쟁점, 판례위주로 노트에 정리하고 기존에 기출되었던 문제를 2개정도 풀어보았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형법각론의 신용카드범죄부분에서 출제되어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1차때의 기억을 더듬어서 쓰고 나왔습니다.


행정법은 정진 변호사의 더 행정법과 2차때 정리해둔 쟁점, 판례정리노트로 보았습니다. 역시 행정법은 나름 사례가 난이도가 있게 나와서 사례준비를 별도로 하지 않은 저는 저조한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민소는 기출문제에서 나온 단문을 중심으로 단문정리를 하고 사시 2차 대비용으로 이창한 통합민소를 처음부터 끝까지 1회독 하면서 책에 수록되어 있는 사례문제를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풀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눈에 익지 않은 책이어서 빨리 읽히지가 않아서 2회독 때는 원래 제 기본서롤 일독하였습니다. 문제는 쉽게 출제되었지만 다른 사람도 똑같이 쉬었기 때문에 간신히 커트라인 점수를 넘기는 정도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형소는 원래 제가 보던 ‘내머리속의 형소’와 이재상 사례집을 보았습니다. 단순히 책만 보니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이재상 교과서와 내머릿속의 형소를 섞어서 제 나름대로 200페이지짜리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노트를 다 만들고 나니 시험장 갈 때가 임박하였습니다. 그래서 노트는 시험전날에 대강 보고 결국 내머리속의 형소만 시험장에 들고 가서 한번 훑어보고 시험을 쳤습니다. 시험전날 유심히 봐둔 탄핵증거에 대해서 50점짜리 단문이 나왔고, 사례문제로 출제된 부분도 시험전날에  대강 눈에 바른 부분에서 나와서 나름 만족스럽게 쓰고 나왔고 실제 점수도 66.5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결국 형사소송법 때문에 법원행시를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3차준비>
3차 면접은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집단 토론 때 전자소송에 대해서 논하라는 문제와 정보화 약자의 보호방안, 정보화 사회에 따른 문제점을 간략하게 한명씩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시험위원들이 관련문제에 대한 대략적인 힌트를 주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생각해 보면 할 말은 있었습니다. 


개별면접은 프리젠테이션과 개별면접위원들의 질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은 미리 면접 10분전에 주제를 3~4개 주는데. 그 중 하나를 택일하여 발표 준비를 하고 들어갑니다. 큰 부담 없이 5분정도 설명하면 되는데 저는 준비한 발표길이가 2분정도밖에 안되어 면접관님들이 관련 질문을 유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5분정도 길이로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힘든 기간을 견뎌내며 사람은 강해지나 봅니다. 저도 힘든 시련을 겪으면서 좌절해도 보고 포기할까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최대한 성실히 노력했습니다. 그런 인고의 시간들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노력 뒤에서 제가 좌절하지 않고 시험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게 기도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했던 저에게 이렇게 한꺼번에 축복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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