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면접, 질문 각양각색…압박엔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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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면접, 질문 각양각색…압박엔 ‘얼떨떨’
  • 법률저널
  • 승인 2009.11.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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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주제, 신종플루·야간집회·시국선언 등 시사에 집중
찬반의견 묻고 이유·논거 제시, “적절했다” 평가 많아

 

“이혼 숙려제와 상담권고에 대한 견해는?” “예, 이혼은 결혼을 전제한 상태이며, 당사자 양측 가족이 모두 관련되어 있는 사회적 의례라 볼 수 있습니다. … 결혼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혜택이 있듯이 이혼에 대한 국가의 일정정도 제약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 “지원자는 비록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이혼 숙려제를 하면 헌법상 침해되는 권리가 무엇인지 아는가?”


이는 지난 14일 모 로스쿨에 지원해 면접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이 수험 커뮤니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 등재한 내용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만 간단한 질문이 있었고 대다수 신상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왜 같은 학교에서 면접을 치렀는데, 분위기가 왜 이렇게 다를까요? 저는 추가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압박질문에 애를 먹었고 신상관련 질문은 거의 없었는데...” 이는 또 다른 로스쿨에서 면접을 본 수험생들간의 면접 후기다.


심지어 각 로스쿨간 면접형태 및 난이도에 대한 교차정보도 숱하게 오가면서 때론 아쉬움을, 때론 안도의 한숨을 쉬는 진풍경들이 사이버공간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제가 본 대학은 신상 중심으로 아주 짧게 물어봤다” “우리 대학은 압박에 압박을 더해 틈을 주지 않았다” “지나치게 형식적이었고 단 15분의 무성의한 면접을 위해 3~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등.


지난 13일부터 15일 사이 25개 로스쿨 중 22개 로스쿨의 가군 면접이 치러진 직후, 개괄적인 수험생들의 반응은 로스쿨의 수만큼이나 달랐고, 참여 응시자만큼이나 응시 소감들이 달랐다.


다만, 면접시간이 적게는 15분,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주어진다거나 면접위원이 적게는 2명, 많게는 5명이 참여한다거나 등과 같은 면접형태는 대학마다 다르지만 심층면접 질문내용들은 충분히 예상될 수 있었던 논점들이 제시됐다.


물론 시사적인 사회이슈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자격을 묻기에는 사회적 현상을 물어 분석력과 논리·판단력을 가늠해 보기에는 매우 적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제시된 주제의 논점들은 ▲경제개발 vs 현실규제 ▲성장 vs 분배 ▲권리 vs 의무 ▲남성 vs 여성 ▲ 강자 vs 약자 ▲사람 vs 자연 ▲집단 vs 개인 ▲통합 vs 분열 ▲남용 vs 적정 ▲정당 vs 부당 등 갈등상황들을 사례로 제시한 후 이에 대한 찬반 여부와 그 이유를 묻는 것이었다.


남녀공동징병제, 최저임금제, 신종플루 백신, 친일청산상의 갈등, 무면허의료행위의 사회적 합의여부, 신도시(세종시) 개발, 낙태 허용여부, 생명연장장치와 안락사, 사교육 문제, 혼잡통행료,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의료보호정책과 개인정보, 공무원의 시국선언, 이중국적과 병역기피,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 야간촛불집회, 국민참여재판, 강제철거 등 최근 이슈가 되어 온 사회현상들이 대거 출제됐다.


다만 일부 대학은 일반적 사회적 규범의 해석과 같은 다소 추상적인 문제가, 또 일부 대학은 철학적 가치를 구체화하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기도 했다.

 

22인 22색의 차별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응시생들은 “법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고력과 논리력을 평가했던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A 로스쿨에 응시한 한 수험생은 “문제는 법학지식이 얼마나 되느냐 보다 이 사람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그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깊이 있게 해보았는가, 그것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여부에 초점을 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사진: 중앙대 로스쿨 면접장)


B 로스쿨의 한 입시관계자는 “대입 면접시험처럼 단순한 인성이나 지적능력, 잠재력만을 평가할 수 없지 않겠나”라며 “명색이 예비법조인을 선발하는 시험인 만큼, 대립하는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리걸마인드와 접목시킨 형태의 제시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자기소개서를 기초한 인성면접은 대부분 개인 신상과 지원 동기, 장래의 비전 등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구체적으로 △장래 희망 분야는? △지원 동기는? △왜 법학을 공부하려하나? △직장에선 무엇했나? △법률가의 사회적 책임은? △왜 이곳을 지원했나? △LEET성적이 낮은 이유? △10년후 어떤 모습이 되어 있겠나? △학비는 누가 부담하나? △법조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등과 같은 질문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한편, 각 로스쿨별 면접 강도는 다양했다. 일부 대학은 주어진 제시문에 대한 답변이 미흡할 경우 면접위원이 압박질문을 통해 응시생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은 반면, 일부 대학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겉치레로 치러져 알맹이가 없는 시간 때우기였다는 지적도 적잖았다.


참고로 나군 면접은 20일부터 22일 사이에 강원대 이하 21개 대학 로스쿨이 실시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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