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선택, 신중을 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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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선택, 신중을 기해 보자
  • 오사라
  • 승인 2009.09.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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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Oh 한국외대/전 미국 지방법원 Commissioner (Magistrate)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꿈꾸는 미국의 학도들은 어떻게 입학준비를 할까?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 LSAT 점수결과를 통지 받고 나면 대체로 기분이 묘하다. 하버드에 가기엔 좀 모자라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고, 그렇다고 이름없는 지방 대학원으로 가기에는 아깝고... 글로벌시대 미국 로스쿨 입학전략에 대해 생각해 보자.


Which law school? 선택이 쉽지 않다. 로스쿨 순위나 등급 랭킹을 체크하고 선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현지답사를 해서 학교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심 있는 법률분야에 따라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가령 내가 국제변호사 커리어를 마음에 두고 있는데 보스턴대 로스쿨이 J.D. 와 M.A. in International Relations 이중학위를 같은 학비로 같은 기간 내에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일 검사가 되고 싶은데 스탠포드대 로스쿨이 개설한 형사법 Clinic 실무 프로그램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검찰청에 지원서를 넣을 때 클리닉 경험이 내 이력서에 특별한 경쟁력을 부여할 테니 말이다.


지원서 한 번 제출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50불 에서 200불 정도이다. 부담이 없지 않지만 미국 로스쿨 지망생들은 6개의 로스쿨에 지원하는 입학 전략을 잘 쓴다. 제일 먼저 두 개의 로스쿨은 "최적당" 학교로서, 내가 쌓은 관심분야와 스펙에 제일 잘 어울리고 개인적으로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로스쿨이다. 하나가 아니라 둘인 이유는 혹시 두 로스쿨이 다 입학을 허가했을 경우에 서로 비교할 수 있는 행복한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으려는 것이다. B 로스쿨이 장학금을 2천불 준다고 제의해 왔는데 비해 A 로스쿨에서는 5천불을 주겠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2개는 내게 비교적 쉬워서, 좋은 로스쿨에 입학이 "혹시나 안 될 때" 마지막 수단으로나 들어갈 학교이다. 이것은 내가 입학하고 싶은 최적당 로스쿨이 모두 퇴짜를 놓을 경우를 위해 세워 놓는 계획이다. 물론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모든 가능성 있는 옵션은 다 미리 생각해 놓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마지막 두 로스쿨은 "혹시나 될까" 해서 꿈꾸고 로망하는 곳으로서, 내게 있어서 다소 어려운 높은 레벨의 학교이다. 내가 받은 입학시험 점수나 대학성적으로는 아무래도 욕심이고 무리일 것 같은데, 어쩌다 행운이 따라주어서 혹시 예일에 갈 수 있지 않을까? You never know! 한 번 대쉬해 볼 만한 투자인 것이다.


지원할 때 또한 생각해야 할 것은 입학 에세이 필기문항이다. 요즘 미국의 로스쿨 지원서를 보면 Personal Statement 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주 질문하는 내용에는 "왜 우리 로스쿨에 지원하려 하는가", "왜 법을 공부하려 합니까", "왜 법조인이 되고 싶은가" 등이 있는데 지망생의 목적 심리, 특정 학교에 대한 관심도를 심사평가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 시간이 바빠서 서두르거나 또는 영어 필기를 즐겨 하지 않는 지망생들이 이 부문에서 종종 하는 실수가 있다. 단 한 개의 에세이를 쓴 후, 지원하는 로스쿨 이름만 고쳐 바꿔서 똑 같은 글을 여러 곳에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용은 일반화 되어버리고, 잘못해서 조지타운에 보낼 글에다 조지워싱턴이라고 써 보내는 우스운 일이 벌어지곤 한다. 로스쿨 입학 관계자들은 지원하는 로스쿨마다 따로 하나씩 정성껏 공을 들여 써서 보내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직업난이 심한 오늘 경쟁시대에는 어떤 로스쿨 출신인지에 따라서 성공이 좌우되는 일이 자꾸 생긴다. 다민족 법조인이 모인 복잡한 세계 법률시장에서 인맥과 동문이 공용화폐로 통하는 것은 이제 통상적이다. 국적과 인종이 서로 다른 한국인과 미국인, 남아프리카인이 동창이라는 이유로 같이 손잡고 도우며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글로벌 세상인 것이다. 로스쿨 선택에 신중을 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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