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학기 성적론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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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학기 성적론은 시기상조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9.09.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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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최근 모 일간지가 서울대학교 로스쿨 1기생들의 1학기 성적표를 조목조목 분석해 보도했다. 물론 본지도 예외가 아니다. 내용인즉 법학사 출신자와 여성 재학생들의 성적이 상위를 차지하고 서울대 출신자들이 비 서울대 출신자보다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외국대학 출신자들의 성적은 극히 저조하고 국내 타 대학 출신자들의 성적 경향도 세세하게 드러냈다. 전체 학생 135명 중 최우수 학생의 출신전공과 성별, 학점까지 상술했다.


이미 각 로스쿨들은 1학기 종료 후 성적산출을 통해 성별, 전공별, 출신대학별 등 다양한 각도에서 재학생들의 성적 동향을 파악했을 것이고 이는 향후 학사과정과 입학전형에 참고로 이용하기 위함 일 것이다.


지난 7월, 기자의 취재 결과에서도 각 로스쿨의 대체적인 반응은 비법학 전공자들의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는 평가와 함께 로스쿨의 발전가능성을 고무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뚜렷했다. 물론 법학사 출신자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단연 비법학사 출신보다는 전반적으로 우수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번 1학기 성적 성향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면 단순히 획일화시키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점을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로스쿨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나름 면밀한 분석을 거쳤을 것이며 이번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가능성도 꽤 높을 것이다. (LEET 등 입학시 전형요소별 성적과의 상관성은 별개로 하더라도)


우선, 동일 과목이라도 교수에 따라 출제범위를 지정해 주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며 반면 일부 교수들은 보다 확장된 영역에서 출제를 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전자는 법학출신이든 비법학출신이든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비법학사들의 성적이 우수하게 나올 수도 있었다는 경우이고 후자는 나름 법학지식이 보다 풍부한 법학사들의 성적이 상대적 높게 나올 수 있었다는 경우다.


이와 유사한 여러 가정적 상황을 유추해 내고 이를 다각적인 방향에서 보다 진지하게 검토해 본다면 1학기 성적만으로 서울대 로스쿨과 같은 유사한 성향을 띄는 전체 로스쿨 재학생들의 성향을 일반화시키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역시 로스쿨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도 족히 남을 것이다.


서울대 분석 기사가 처음으로 나오자 생각보다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거 당연한 결과 아닌가요’라는 식으로 이미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당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성적 성향을 다룬 기사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먼저 시기상조론이 보다 일반화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로스쿨의 취지를 살리고 발전 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시기상조론으로 이를 반박하지 못한다면 “역시 법대 출신이야” “역시 OO대학교 출신이 뛰어나” 등과 같은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자칫 로스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스쿨 설립엔 다양한 전공출신을 뽑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게끔 한다는 취지가 근저에 깔려 있다. 따라서 비법학 전공자들도 기초법을 넘어 “법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상황 이상의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그 때도 이와 같은 내용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면 모를까.


현 단계로서는 1학기 성적으로 왈가왈부, 아니 낮은 의미의 논쟁거리도 되지 못하도록 전파력을 막아야 하는 것이 각 로스쿨의 의무이자 대수를 두는 고수일 것이다. 분명 시기상조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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