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기한 넘긴 출제위원들 무슨 배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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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기한 넘긴 출제위원들 무슨 배짱인가
  • 법률저널
  • 승인 2009.09.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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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제51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 합격자 발표가 한달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잠 못 드는 밤이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응시자의 수가 줄어들어 발표가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법률저널 게시판에는 '올해 응시자가 천명 선발 시험 중에서 가장 적었던 해라는 걸 감안하면 늦어도 20일, 빠르면 15일도 가능할 것', '작년 예정일이 30일이었는데 실제 발표 일이 21일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적어도 10일 이상 당길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고 개인적으로 15일쯤에 났으면 좋겠다', '올해 높게 잡아도 4300명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줄어든 채점인원을 감안하면 13일 내지 15일 발표 가능성 높을 듯',  '잠 못 든다' 라든지 '애간장 태운다'는 식의 표현이 부쩍 자주 등장할 만큼 발표가 당겨질 것이라는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심지어 발표 일이 10월 중순으로 내정됐다는 설(說) 등 갖가지 풍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험생들의 애타는 소리는 안중(眼中)에도 없는 듯 일부 출제위원 교수들의 채점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법률저널 취재 결과 일부 과목의 채점은 내주 돼서야 완료될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가 출제위원들에게 지난 4일까지 완료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발표 일정을 고려해 법무부가 출제위원들에게 채점의 마감 기한을 정해 준 것이다. 9월 초까지 채점이 완료돼야 발표시기를 당초 예정일 보다 좀더 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채점기한은 시험행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 꼭 지켜져야 하는 중차대한 일임을 고려할 때 일부 출제위원들의 채점지연은 안일한 태도이자 임무 해태(懈怠)이다.

'통상 교수들은 기한을 잘 지지키 않는다'는 일반의 인식이 있지만 이번에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교수들은 이런 타성에 젖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런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일부 출제위원의 채점지연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방죽 물을 흐리는 것'과 다름없다. 채점을 아직 완료하지 못한 출제위원들로 인해 대다수 성실히 채점을 완료한 출제위원까지 명예를 훼손하는 셈이다. 물론 국가 최고의 시험인 만큼 한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꼼꼼히 채점하다보면 당초 마음먹은 대로 안되고, 여기에다 로스쿨에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지고 학회에다 개인적인 일까지 고려하면 채점 시한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며 애타는 수천명의 수험생들을 생각하면 채점 지연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벌써 채점을 완료한 교수들은 아무리 바빠도 채점기한은 시험행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 꼭 지켜져야 하는 중차대한 일로 봤기 때문이다. 발표를 당기는 문제는 답안지 회수가 언제까지 완료되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기 때문에 밤을 새다 시피하면서 기한내 채점을 완료한 것이다. 출제위원들은 출제와 채점에 관한 전권을 부여받은 만큼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크다. 아직 채점을 완료하지 못한 출제위원들은 핑계에 앞서 수험생들의 절박함에 먼저 귀기울이길 바란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채점에 임하면 '행여 조금 늦어도 되겠지' 하는 오만과 독선의 배짱은 자리할 수 없다.

현재 수험생들은 아슬아슬한 마음을 스스로 보듬어가면서 하루하루 보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발표까지 수험생들 대부분의 경우 공부를 하려 해도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고 딱히 달리 할 일도 찾지 못해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라는 게 수험생들의 생리가 아니겠는가. 발표일이 빠르고 늦음이 수험생들에게는 중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영어 기준점을 통과해야하고 학점이수 등 수험생들은 이중 삼중의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이런 사정하에서 더 이상 이같은 문제점을 묻어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법무부가 적극적인 개선책을 강구한 게 분할채점제도가 아닌가. 채점기간 단축이라는 분할채점의 취지가 일부 출제위원들에 의해 훼손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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