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Studying! 미국 로스쿨 수험생 시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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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Studying! 미국 로스쿨 수험생 시절의 추억
  • 오사라
  • 승인 2009.08.21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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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Oh 한국외대/전 미국 지방법원 Commissioner (Magistrate)

 

“자, 이제 Doctor 아니면 Lawyer 둘 중에 커리어 한 가지를 고르거라.” 미국 이민자 1.5세로 학부 졸업을 앞둔 필자에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나는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요즘 더위를 무릅쓰고 LEET를 위해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생각하니 필자가 그 당시 미국에서 로스쿨 입학에 대해 고민하던 것이 머리에 떠오른다. 미국에서 법조인 지망생들에게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준비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비싼 학비와 입학시험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이라고 답할 것이다. 미국에서 학비는 장학금과 정부융자의 도움으로 그나마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LSAT은 내가 앞으로 로스쿨 학생으로서 성공할 자질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니 정면으로 도전해서 내 실력을 측정해보는 방법 밖에 없다. 총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LSAT은 지원자의 (1) 독해기술 (2) 논리적 추론 (3) 분석 추론 실력을 측정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채점이 되지는 않지만 법학전문대학원이 입학심사에 활용하는 논술부문도 꽤 신경이 쓰인다. 수수께끼 같은 형식의 객관식 출제문항은 어딘가 IQ 테스트를 기억나게 한다. 간단히 예를 들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골프장으로 들어가려고 2인승 골프카트 5개가 앞에서 뒤로 나란히 한줄로 쭉 서 있다. 6명의 변호사 Alice, Becky, Cathy, Dorothy, Ethan, Felicia, George가 현재 모두 골프카트를 이용 중이다. 국선변호인 Cathy는 누군가와 함께 카트를 타고 있다. 인권변호사 Dorothy는 혼자 카트에 앉아있다. 국제변호사 Alice는 Becky나 Felicia와 동승하고 있지 않다. 법무법인 변호사 Becky는 줄 앞쪽에서 보았을 때 세번째 혹은 네번째 카트에 타고 있다. 앞에서 2번째 카트는 누가 타고 있을까?1

 

a) Cathy
b) Alice와 Becky
c) Cathy와 Dorothy
d) Alice와 George
e) Becky, Felicia, George

 

정답은 물론 d)이다. a)는 Cathy가 혼자 있으니 오답이고, b)는 Becky가 두번째 카트에 타고 있지 않고 또한 Alice와 동승할 수 없으니 틀린 답이다. c)는 Dorothy가 혼자 타고 있지 않으니까 오답이다. e)는 골프카트가 2인승이라는 것을 무시한 답이다. 결국 a), b), c), e)가 틀리니 자동적으로 홀로 남은 d)가 옳은 답이 된다. 이 문제는 얼핏 보면 이름들이 헷갈리는데 문장들을 잘 읽기만 하면 정말 너무 쉽다.

 

LSAT 을 위해 특별히 암기해야 할 지식은 하나도 없다. 다만 주어진 시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빠른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습을 철저히 해 두어야 한다. 미국 학생들은 유명한 학원과 강사를 찾아 다니고 값비싼 수험서를 구입하며 LSAT을 준비한다. 한국식 수험준비의 치열함과는 비교할 수 없겠으나, 지원자들의 눈에는 앞으로 하고 싶은 학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법조인의 직업에 대한 밝은 희망의 빛이 서려 있다. 로스쿨 졸업 후 그들은 또한 변호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Bar Exam에 합격하기 위해 훨씬 강도 높은 시험공부를 하게 된다.

 

참고로 미국 수험생들도 공부할 때는 건강을 챙기는 것을 우선적으로 한다. 헬스와 운동은 기본이고 두뇌에 영양보충을 해 주는 Brain Food을 즐겨 찾는다. 이것은 LSAT 보다는 Bar Exam을 준비할 때 그렇다. 학생으로서 돈과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간단히 피자나 햄버거로 때우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근래엔 미국도 웰빙시대가 찾아왔다. 영화관에 한 번 덜 가더라도 유기농 재료로 손수 요리한 음식을 하나 더 먹는 것이 낫다고 계산하는 똑똑한 수험생들이 많아진 것이다. 필자는 로스쿨 시절 보스턴에서 몇몇 여학생들과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모여서 신나게 치즈케이크를 기숙사 아파트에서 만들어 먹곤 했다. 따끈하게 녹인 다크 초콜렛이나 두뇌건강에 좋다는 호두, 아몬드를 토핑으로 뿌려 먹으면 추운 겨울에도 기분이 든든했다. 참조로 여기에 요리법을 소개한다.

 

호두 & 초콜렛 치즈케이크

재료-
곱게 갈은 Graham 크래커 과자 15-20 개(120g 정도)- 한국의 다이제스티브 과자를 대용해도 좋다.
녹인 버터 3 스푼(40g)
크림치즈(500g)-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2팩 정도. 미리 냉장고에서 2시간 전에 꺼내어 실온에 놓아 딱딱하지 않게 해 둔다.
Sour cream 1 컵- 구할 수 없으면 콘스타치 가루 3 스푼을 우유 2-3스푼에 푼 것으로 대용한다.
설탕 1 1/2 컵
달걀 2 개
바닐라 향 작은 1 스푼
(위의 재료를 모두 유기농, 저칼로리 Light 재료로 대용해도 된다.)

만드는 방법-
1. 오븐을 섭씨 175도로 미리 가열한다.
2. 9-인치 둥그런 파이 팬이나 가장자리가 낮은 링틀 안쪽에 버터나 식용유를 테두리까지 바른다.
3. 곱게 갈은 과자와 녹은 버터를 잘 섞은 후 재료를 파이 팬 안쪽 가장자리에 돌아가면서 0.5cm 두께로 얇게 손으로 눌러 입힌다. 팬의 바닥에도 과자반죽을 펴서 꾹꾹 눌러 붙인다.
4. 큰 그릇에 크림치즈와 sour cream, 설탕, 바닐라 향, 달걀을 넣고 모든 재료가 곱게 믹스될 때까지 거품기로 친다.
5. 4번의 반죽을 미리 준비된 3번 팬 과자반죽 위에 가만히 부어서 오븐에 40분 익힌다.
6. 실온에 그대로 꺼내어 두어 식혔다가 냉장고에 넣어 완전히 차갑게 만든 후 팬 틀에서 꺼낸다.
7. 먹기 전에 토핑과 생크림 등으로 장식한다.

 

딸기 치즈케이크

학창시절에 좁은 부엌에서 법석을 떨며 친구들과 구워 내었던 추억의 치즈케이크는 필자가 법관이 되어서도 왠지 계속 마주치게 되는 음식이다. 새로 오시는 법관 임명식을 비롯해 미국 법원이 주최하는 파티에 가면 화려하게 장식한 아름다운 치즈케이크가 꼭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먹는 것을 필자가 놓친 적은 한 번도 없다. 사실 법조인치고 치즈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법원에 출두해 치열하게 한 판 벌이고 나서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단 맛의 예쁜 디저트가 최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치즈케이크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LSAT 문제를 하나 또 풀어보기로 한다.


뉴욕법원 앞에 있는 한 유명한 카페는 치즈케이크를 선호하는 법조인 손님들을 위해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Walnut, Strawberry, Chocolate, Blueberry, Lemon토핑으로 장식한 다섯 종류의 치즈케이크를 다음과 같은 규칙에 따라 선보인다. (i) Strawberry 치즈케이크는 일주일 메뉴에 3일 오르는데 금요일에는 절대로 없다. (ii) Chocolate 치즈케이크는 일주일에 단 한 번 메뉴에 오른다. (iii) Blueberry 치즈케이크는 일주일에 3일 메뉴에 등장하는데, 연속되는 그 다음 날에는 오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요일에 있었으면 수요일에 없다) (iv) Walnut과 Strawberry는 토요일과 일요일 메뉴에 꼭 있다. (v) Lemon 은 일주일에 5일 메뉴에 오른다. (vi) 하루 메뉴에 3가지 토핑 이상은 있지 않다.


만일 Blueberry 치즈케이크가 토요일 메뉴에 있었다면 다음 중 어느 것이 맞는가?2
a) Walnut과 Blueberry가 일요일 메뉴에 있다.
b) Walnut과 Strawberry가 화요일 메뉴에 있다.
c) Chocolate와 Strawberry가 목요일 메뉴에 있다.
d) Lemon과 Walnut이 토요일 메뉴에 있다.
e) Chocolate와 Walnut이 금요일 메뉴에 있다.


정답은 e) 이다. Blueberry 가 토요일에 있었다면 화요일과 목요일 메뉴에도 꼭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속된 날에 메뉴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요일 메뉴에 4가지 토핑이 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요일 메뉴에 Lemon이 올라야 한다. 하루에 3개의 토핑만 있을 수 있으므로 a), b), c), d) 는 모두 틀린 답이다. 결국 금요일에 꼭 메뉴에 올라야만 하는 토핑은 Lemon 하나뿐 이니까 Chocolate 와 Walnut 이 금요일에 있는 것은 무방하다.

 

고단한 수험생을 생각하며 필자의 옛 기억을 두서없이 늘어놓아 보았다. 요즘 글로벌 경쟁시대에 한국이나 미국, 세계 어느 곳에서도 법조인의 길이 결코 쉽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언제나 Enjoy 하시기를! 성공한 뒤 훗날 뒤를 돌아보면 수험 때의 고생도 아름다운 한 추억이 될 것이다. 동료로서 진심으로 건투를 빈다.


1 www.west.net 가 출제한 샘플문항의 응용.
2 Id. 1번 각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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