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2차시험 합격선 너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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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2차시험 합격선 너무 낮다
  • 법률저널
  • 승인 2009.08.1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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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법시험 2차시험의 채점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 합격선이 지나치게 낮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합격선이 낮다는 수험생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합격선이 47점대까지 떨어지고 합격선 결정마저 소수점 4자리에서 결정될 만큼 합격선에 많이 몰리다보니 소수점 차로 떨어지는 수험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소수점 차로 떨어지는 수험생들은 심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렵게 되고 2차시험을 로또(?)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합격선이 이렇게 낮은데도 과락의 기준점은 여전히 40점이어서 수험생들 사이엔 '면과락=합격'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수험생들의 주장처럼 2차시험의 논술시험에서 '소수점 승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과락에 가까운 합격선은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니다. 우선 시험의 변별력을 떨어뜨린다. 실력보다 그 외적인 요인에 의해 당락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합격선이 지나치게 낮다보니 합격선에 몰린 밀집도가 매우 높아 소수점 차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경우 합격한 사람이나 떨어진 사람이나 어떤 실력 차가 있는지 구별하기 어렵다. 겨우 0.5점이 모자라 불합격한다면 과연 합격한 사람보다 우수하지 못하다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당사자는 시험 결과에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 실력있는 사람을 가려내야 하는 시험이 '로또'(?)라는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또한 과락제도의 취지를 몰각할 우려가 있다. 현재 2차시험의 합격결정에 있어서는 매 과목 4할 이상 득점한 자 중에서 전과목 총득점에 의한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정하고 있다. 최고의 국가시험에서 4할 이상의 득점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미 법원에서도 법률분야에 고른 학식과 소양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므로 과락제도가 시험의 본질에 위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는 한 시행자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법조인의 공익적 역할과 업무의 중요성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사법시험의 제2차시험에서 '매과목 4할 이상'의 과락 결정 기준은 비합리적으로 높게 설정하여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현재 합격선이 40점대에 머물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40점이라는 과락기준이 너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수험생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과락기준 그 자체가 아니라 과락기준과 비교해볼 때 합격선이 너무 낮게 설정됨으로써 자칫 과락제도가 시험의 본질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낮은 합격선에 높은 과락기준으로 인해 특정 과목의 평가가 지나치게 엄격하여 점수가 낮게 편중되면 당해 과목의 과락 여부가 시험의 당락을 좌우하게 되어 제도의 본래 목적은 완전히 몰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합격선을 큰 폭으로 높임으로써 과락이라는 변수가 합격자 선발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출제위원의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로 인해 불합격했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 사법시험은 여러 가지 법률분야 중 한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전공·연구하는 학자나 교수를 배출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다방면의 법률분야에 고른 학식을 필요로 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될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다. 게다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에서 굳이 과락에 가까운 합격선을 고집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셈이다. 아주 박한 점수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출제위원들의 극단적 권위주의뿐이다. 합격선과 과락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해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 실력 있는 사람을 가려내야 하는 시험이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많다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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