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수험생, 고시촌 독서실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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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수험생, 고시촌 독서실은 살얼음판
  • 법률저널
  • 승인 2009.05.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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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A4 용지에 ‘쓱쓱’ 쓰면서 공부하는데 거슬려서 집중이 안돼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신림동 고시촌 소재 독서실을 이용하는 한 수험생이 모 사이트 게시판에 남긴 글이다.


수험생 A씨는 “원래 예민한 편이 아니었는데 공부하다보니 민감해진 것 같다”며 “다리 떠는 소리, 콧물 훌쩍이는 소리도 스트레스다”고 토로했다.


수험생활로 예민해진 수험생들에게는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작은 소리라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용한 독서실에서 '단권화'를 위해 칼을 사용하기라도 했다가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에 가득 붙여진 ‘포스트 잇’경고 세례를 피할 수 없다.


본의 아니게 물건이라도 떨어뜨렸다가는 뒤통수가 따가워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소음을 일으킨 장본인들도 스트레스를 받기에는 마찬가지다. 한 수험생은 “숨소리가 거칠어 신경 쓰인다는 쪽지를 받고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책장 넘기는 소리도 못 참는다면 혼자 있는 공간에서 공부하는 게 더 낫지 않냐”는 수험생도 있다.


소음에 대해 느끼는 정도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몇 가지 필수품을 챙기는 것은 수험생의 필수가 됐다.

 

카세트테이프로 강의를 청취하는 수험생은 기계음을 완화하기 위해 카세트 플레이어를 감싸는 용도로 쓰일 수건을 준비하는가 하면 ‘차라리 귀를 막자’는 심정으로 이어플러그나 소음발생기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장시간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유강목 아하로마 이비인후과 원장은 "이러한 기구를 사용하는 수험들 중 이명(귀 울림 현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며 "정확한 상관관계는 실험을 해 봐야 알겠지만 귀 건강에 이롭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독서실은 일단 등록하면 짧게라도 한 달 동안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음으로 인해 사용자간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면 ‘불편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독서실,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성과를 거두기 위해 서는 이른바 ‘독서실 에티켓’을 지키면서 속사정 아는 수험생간 이해와 배려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허윤정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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