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꽃폭탄과 힘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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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꽃폭탄과 힘의 질주
  • 법률저널
  • 승인 2009.04.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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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이번 주는 부활 주일이다. 예수의 부활은 기독교인에게 있어 종교의 본질이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는 결국 예수의 부활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기독교를 믿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청년 예수가 2000년 전 십자가에 매달려 죽임을 당하고, 사흘만에 부활했다는 것이 기독교의 부활신앙이다. 누구라도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예수처럼 몸의 부활과 영혼의 부활을 통해 하늘나라에 들어가 영원토록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신앙의 본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들은 요즘처럼 과학문명이 발달한 세상에서 비과학적인 예수의 부활을 믿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황당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기독교인들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오묘한 부활의 신비를 믿을 수 있는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기록된 그 많은 사실들, 예수가 부활 후 40일 동안 이 땅에 머물면서 함께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어찌 믿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수가 가르친 사상대로 살아가려고 애를 쓴다. 물론 무늬만 기독교인인 사람도 참으로 많다. 다른 교인들의 금품을 도적질하기 위해 교인의 탈을 쓰고 교회를 찾는 이들조차 있을 지경이니 그 많은 기독교인들 중에 별의 별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진정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들의 삶은 경건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사랑의 실천을 위해 애써 헌신하는 모습은 경외스럽기조차 하다.


오늘은, 2000여 년 전 젊은 청년 예수가 당시의 세상을 어지럽힌 죄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성금요일이다. 성경에는 그가 죽자 휘장이 찢기고 하늘의 해가 사라져 암흑의 혼돈이 가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빛이 사라진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수의 죽음 앞에는 당시 지배계급이었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자신들의 지도철학에 대한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그러한 두려움의 싹을 잘라버리기 위해 예수를 반역을 꿈꾸는 자로 몰아 사형에 처한 것이었다. 이처럼 예수를 제거하는 과정에는 당시 권력층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요원의 불길처럼 죽은 예수의 추종자를 양산해 내었고, 그들은 예수를 위해 순교의 길을 걸었고, 지금의 세계종교로 발전하는 단초가 되었을 뿐이다.


지금 세상은 몇 가지 일로 소란스럽다 못해 전 국민을 열 받게 하여 폭발직전에 이르게 하고 있다. 첫째가 장자연의 자살로 밝혀진 성상납스캔들이다. 그녀가 죽음의 길을 걸어갔을 과정을 생각하면 나는 눈물이 난다. 연예인으로 성공하여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고 싶었던 한 젊은 여자 연기자가 “악마의 거미줄”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둥거리다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을 그 막막한 절망감이 나를 슬프게 하기 때문이다. 자기 기획사에 소속된 여자 연기자를 성 노리개로 삼는 한이 있더라도 돈을 벌고 싶었던 기획사 대표, 여자 연기자를 출연시켜 줄 지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반대급부로 성접대를 요구했을 피디나 영화감독들, 그녀의 인기를 유지시키거나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여론조작의 힘을 가진 언론사주 등이 모두 공범자가 되어 그녀를 죽였다. 마음에 없는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가 되어 술 접대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힘 없는 한 젊은 여자가, 티비에 비쳐지는 자신의 얼굴과 몸을 향해 성욕과 탐욕의 음험한 웃음을 짓고 있었을 그 많은 “나쁜 남자”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어떻게 죽음을 택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힘 있는 자들의 횡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둘째가 북한의 인공위성발사 문제이다. 북한을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로켓미사일발사라고 강변하고 있고, 북한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인공위성발사라고 강조하고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북한은 수천 킬로미터를 운행할 수 있는 운반체의 장거리발사능력을 갖춘 셈이 되었다. 그것이 우주를 향한 것이 되었든, 북한이 생각하는 가상 적국에 대한 것이 되었든 말이다. 북한의 인공위성은 우주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북한이 자체적인 내부방송용으로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하여 송신을 시작하였다고 체제선전에 나서고 있더라도 어떠한 내용도 수신된바 없다는 미국 등의 보도가 정확한 것으로 믿어지니 말이다. 유엔안보리가 개최되어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어떠한 구체적인 제재안이 만들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엔이 내세우고 있는 제재근거는 유엔안보리결의 1718호이다. 그 결의에는 북한의 미사일발사를 금지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인공위성 은하2호는 전쟁용 미사일이 아니라 과학용 인공위성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은하2호에는 무기가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미사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수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그 인공위성들은 현재도 지구 궤도를 운행하면서 기상을 비롯한 수많은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우리가 매순간 이용하고 있는 각종 방송이나 네비게이션 역시 인공위성 덕분이다. 우리가 쏘아올린 인공위성도 아리랑호를 비롯하여 무궁화호, 우리별 1,2,3호 등 여러 개 있다.


이와 같이 더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북한에 대해서 어떠한 인공위성도 쏘아 올리면 안 된다며, 제재를 가하여야 한다고 하는지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우리가 쏘아 올리면 평화용, 과학용이고, 북한이 쏘아 올리면 전쟁용, 파괴용이라는 이분법적 정의가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위성의 발사능력은 그 나라의 과학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것이고, 북한의 과학이 발전하는 것이라면 반대해야 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남한에 대한 체제전복의 의도를 가지고 전쟁을 준비 중에 있다면 우리 군도 그에 맞대어 방어와 공격 전략을 수립하여 맞대응하면 된다. 그게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국제사회의 역학구도 아니겠는가 싶다.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은, 나는 더 크고 기술력이 뛰어난 인공위성을 보유해도 괜찮지만 너는 위험하니 안 된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뿐이다. 결국 북한의 인공위성에 대해서도 국제적 힘의 역학관계가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 


셋째가 박연차의 금품스캔들로 빚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현 검찰의 칼날세우기이다. 뇌물 수수와 권력층의 부정부패가 결합되었다면 처벌받는 것은 마땅하다. 도대체 그의 금품살포는 누구까지 얼마까지 이루어졌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마치 양파껍질을 까듯 하루 자고나면 또 다른 사실들이 폭로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양파의 껍질도 무한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벗기다 보면 언젠가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고 만다. 그게 세상이치이다. 죽은 권력에 대한 살아 있는 권력의 칼날은 시퍼렇다 못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전직 대통령 아니라 그 무엇이 되었든 말이다. 하지만 끝없이 양파껍질을 벗기다 보면 양파가 공중분해되어 아무 것도 남게 되지 않는다는 진리 또한 명심해야 할 또 다른 가치이다. 돈을 쫓아 평생을 살아온 한 인간의 행적이 낱낱이 밝혀지는 것을 보며, 달라고 하면 아무에게나 퍼주는 인심이 좋은 아저씨라고 해야 할지 더 큰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 부나비 같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략과 정의가 혼돈되어 있는 곳에도 역시 힘의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다.


넷째가 봄꽃의 만발이다. 아, 이 꽃폭탄의 현실을 어쩌랴. 인간들의 추잡함이 극에 달하니 그거 어디 더러워서 보겠냐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힘을 보여주는 것이 꽃폭탄이 아닐까? 개나리와 목련이 만개하더니 진달래가 만개하고, 이제 벚꽃이 화려하다. 조금 있으면 철쭉이 정신없이 피어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봄꽃이 세상문을 열고 나오기 위해 추운 겨울 동안 얼마나 웅크리며 힘을 썼을지를. 세상만물을 황홀케 한 꽃향기, 꽃폭탄이 있는 곳에도 역시 우주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힘이 횡행하는 곳에서 힘없는 자는 죽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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