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변호사는 ‘가치창조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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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변호사는 ‘가치창조자’여야 한다
  • 손창완
  • 승인 2009.02.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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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한국/미국 뉴욕주)

 

법률서비스 시장의 성장은 국가의 경제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대부분 국가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법률서비스 시장도 함께 성장한다. 우리나라도 최초의 로펌인 김장리는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과 함께 성장하였고, 김앤장으로 대표되는 로펌들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성장해 왔다. 다만 IMF 시절에는 오히려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제로의 편입을 계기로 법률서비스 시장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IMF 이후 10년간의 법률서비스 시장, 즉 변호사 업계를 특징짓는 키워드는 로펌의 ‘대형화’와 ‘글로벌화’라고 생각된다. 지속적인 변호사 영입과 계속된 합병으로 인한 로펌의 대형화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진행되었고, 우리 기업의 급속한 해외진출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로펌의 해외지사 설립은 변호사업계의 글로벌화를 가속시켰다. 이는 결국 전지구 차원의 시장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현재 전지구 차원의 경제위기로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변호사의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변호사의 대량실업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몇몇 신문보도를 보면 일부 로펌의 경우 심각한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고,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들도 현재 변호사업계의 고통을 필자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번 3월부터 시작되는 로스쿨도 사실은 대한민국 경제가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전제로 글로벌 경제 발전을 지원할 변호사의 배출을 목적으로 변호사 수를 늘리기 위하여 시작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경제의 침체로 인한 법률서비스 수요의 감소와 로스쿨 제도 시행으로 인한 변호사 숫자의 증가는 결국 변호사간의 끝없는 생존경쟁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비관적인 상황에서 변호사를 꿈꾸는 예비법조인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사는 이제 단순히 고객의 이익을 지켜주는 역할에서 진화하여 고객의 이익을 창출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변호사는 가치창조자(value creator)이어야 한다. 법률서비스 수요자의 입장에서 기존 법률서비스는 비용(cost)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마디로 변호사비용은 적게 쓸수록 좋은 것이다. 대부분의 송무서비스가 그런 예인데, 소송은 상실한 가치를 회복하거나, 상실위기에 처한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 간의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 하에서 시장의 성장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이러한 형태의 시장은 공급자들 간의 처절한 경쟁으로 점철된 레드오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호사가 소극적으로 고객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해줄 수 있다면 문제는 다르다. 그러한 경우라면 고객은 변호사에게 기꺼이 새로 발생한 이익을 나누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가치창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치 보전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법률지식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 필자가 학생들에게 조언하는 전략은 “one field, one industry, one country" 전략이다. 즉, 적어도 하나의 법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하나의 산업분야와 하나의 국가의 사정에 정통한 변호사가 되라는 것이다. 물론 변호사 업무를 몇 년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건대, “역시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못 당하는 법”이다. 지금부터라도 적립식 펀드 붓듯이 조금씩이라도 준비해 나가면 나중에는 크게 도움이 될 날이 올 것이다.

 

현재 변호사 업계의 미래가 그리 밝지 만은 않지만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시작으로 자기의 미래상에 대해 그려 보고 이를 위해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저는 베트남 사정에 정통하고, 정보통신산업분야와 관련하여 많은 법률자문을 한 경험이 있는 기업인수합병 전문변호사입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할 날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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