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쿨’ 오명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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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쿨’ 오명 언제까지…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9.01.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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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데스크] 이상옥 기자

 

군대 미필이며 대학 3년생인 K씨.  몇 달간 부모, 선후배, 학원상담 등을 통해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저울질 했지만 결론은 사법시험 준비로 마음먹었다.


올해 사법시험 1차 출원자가 지난해보다 소폭으로 증가했다. 당초 수험가는 로스쿨의 영향으로  사법시험 출원인원의 소폭 하락을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로스쿨의 영향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직도 많은 수험생들은 로스쿨보다 사법시험을 더 선호한다. 물론 2016년까지 사법시험이 존치한다는 이유와 현재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로스쿨의 고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도 한 이유다.


 지난해 한창 로스쿨 열풍이 수험가를 몰아쳤을 때 많은 직장인들이 로스쿨 학원가를 배회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경우 일과 겹쳐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3년간 부모님께 손을 벌리자니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힘든 일이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도 올해 입학생을 확정한 대학들을 보면 3년 뒤 변호사시험의 합격률 등을 감안, 직장인보다 젊은 대학생들을 선호, 결국 많은 직장인들이 로스쿨을 포기했다.


 로스쿨 입학의 진입장벽으로 높은 고비용을 꼽는 이들이 많다. 각 대학마다 각종 장학제도로 수험생들을 유혹하지만 장학금 이외 들어가는 생활비와 학습비 등을 감안했을 때 일부에서 말하는 ‘돈스쿨’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다. 특히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 상위권 대학의 경우는 장학제도의 역할이 크지 않아 돈스쿨의 위력은 클 수 밖에 없다.


 로스쿨의 등록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로스쿨 선정 기준에 교수진이나 학내시설 평가가 들어가다 보니, 등록금이 가장 싸다는 서울대의 경우만 해도 한 해 등록금이 1300만원에 육박한다. 로스쿨 전체의 평균 연간등록금은 1900만~2000만원이다. 3년간 학비만 해도 57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등록금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준비해온 과정이나 학업을 위한 비용에 교재비와 생활비까지 감안한다면 3년간 1억원 넘게 들어 ‘돈스쿨’을 실감하게 한다.


 학계에서는 장학금, 대출을 통해 부족한 학비를 충원받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한쪽에서는 서민자녀들을 위한 정부의 보호책과 함께 대학들의 재정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다수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 이도 많다. 투자대비 효과를 놓고 전문 지식이야말로 안정적인 미래자산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결국 이에 필요한 많은 비용때문에 돈 많은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로스쿨 등록금이 비싼 이유는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인가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설들을 갖추고 학생과 교수의 비율은 1:12가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학교가 투자한 비용이 학생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수험생들 상당수는 로스쿨제도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바로 비싼 비용 때문이다. 결국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법조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높은 비용으로 인해 로스쿨 또는 법조인의 길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기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각 대학마다 등록금 이외의 재정확충 방안의 확대를 강조한다.


높은 비용으로 이제 발걸음을 띤 로스쿨의 인기가 하락한다면 로스쿨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돈과 로스쿨을 결부 짓는다. 돈스쿨의 오명을 빨리 벗어나야 로스쿨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일 것이다. 로스쿨의 입학은 올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비용 때문에 로스쿨을 포기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대학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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